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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100일 현대차그룹…미래 모빌리티 '질주'

등록 2021.01.21 07: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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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해 11월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종료 후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현대차 공영운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기아차 송호성 사장. (사진=현대차 제공)

[서울=뉴시스] 지난해 11월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행사 종료 후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현대차 공영운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이상수 지부장, 정의선 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기아차 송호성 사장. (사진=현대차 제공)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직에 오른 정의선 회장이 21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세계 완성차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지난 100일간 이례적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하고 있다. 자율주행·전동화·로봇 등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정 회장 지난해 10월14일 취임사를 통해 수소와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해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그룹을 단순 제조기업에서 '혁신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대전환에 나서고 있다. 회장 취임 후 단행한 첫 임원 인사에서 정 회장은 신규 임원 승진자의 30%를 신사업 및 신기술·연구개발(R&D) 출신으로 채우는 등 관련 사업부에 힘을 실어줬다.

정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완성차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키웠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약 1조원을 투자, 소프트뱅크로부터 보행로봇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정 회장은 이 과정에서 2억2000만 달러(약 2400억원)에 이르는 사재를 투입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현대차그룹은 로봇 개발 역량 향상은 물론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스마트팩토리 기술 등에서 시너지를 얻게 됐다.

정 회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차량 '전동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기아차 'EV',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을 내놓는다. 이를 통해 전기차를 2025년 23개 차종으로 확대,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Motional)'을 통해 미국 네바다주 공공도로에서 레벨4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2023년에는 미국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Lyft)'와 자율주행 상용화 서비스를 미국 주요 지역에서 시행한다. 정 회장의 구상이 실현되면 2023년부터는 현대차그룹의 로보택시가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E-GMP는 내연기관차를 개조해 만든 기존 플랫폼과 달리 차량 하단에 배터리팩을 넓게 깐 형태로, 모듈화와 표준화 개념을 도입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차종과 차급의 경계를 넘어 유연한 제품개발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부터 고성능, 고효율 모델까지 다양한 차량을 E-GMP를 통해 선보일 수 있다.

[울산=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일환으로 지난해 10월30일 오전 울산광역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 미래차 전략 토크쇼를 마친 후 전시되어 있는 미래차를 관람 중 현대모비스의 M.비전S를 정의선 회장과 함께 시승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0.10.30. since1999@newsis.com

[울산=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 일환으로 지난해 10월30일 오전 울산광역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 미래차 전략 토크쇼를 마친 후 전시되어 있는 미래차를 관람 중 현대모비스의 M.비전S를 정의선 회장과 함께 시승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0.10.30. [email protected]

저중심 설계로 제로백 3.5초·시속 260km 실현이 가능하며,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으로 5분 충전으로 100km 주행이 가능하다. 완충시에는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등 혁신적 기술력을 자랑한다.배터리를 하단에 낮게 위치시킴으로써 저중심 설계와 이상적인 전후 중량배분으로 뛰어난 선회 성능과 안정적인 고속주행이 가능하다.

국내외적으로 '수소경제 전도사' 역할을 자처해온 정 회장은 수소생태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국내 시장에 2만2000대, 유럽시장에 2만5000대, 북미 시장에 1만2000대, 중국 시장에서 2만7000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8만대 이상의 수소 상용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차량 판매를 넘어 수소차 리스, 수소 충전소 운영, 수소 공급 등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친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공개한 수소에너지 신사업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선박, 발전기, 열차의 동력원으로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20일에는 넥쏘 수소전기차 기술 기반의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을 시범 운영, 울산에서 연간 8000MWh의 전력을 생산해 인근 지역에 공급키로 했다.

지난 18일에는 안전과 편의성을 강화한 수소전기차 '2021 넥쏘'를 출시했다. 안전·편의 사양을 추가로 적용해 상품성을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판매가를 실구매가 기준 3265만원선까지 낮췄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전략에 맞춰 인공지능(AI)을 통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1월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이포레스트'를 론칭했다. 이포레스트는 미래 정보통신기술(ICT)로 공장운영 자율 시스템을 구축한다. 품질, 설비, 물류정보 디지털화로 공장 내 제품과 모든 시스템 데이터는 물론 외부 정보까지 실시간 수집 분석하고 AI 기반 지능형 공장관리 시스템으로 최상의 품질과 효율적 운영을 이뤄낸다.

이포레스트에서는 근로자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등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하나의 라인에서 다양한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 이포레스트는 완성차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등에 이포레스트를 적용, 미래 모빌리티 전략에 속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세대교체 100일 현대차그룹…미래 모빌리티 '질주'

정 회장은 최근 수년간 부진을 이어온 중국시장 회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신형 미스트라·신형 투싼·중국 전용 MPV·글로벌 전용 EV 등 수익성을 갖춘 4개 차종의 신차를 내놓고 전체 사업의 펀더멘탈을 개선할 방침이다.

지난 15일에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광저우개발구 정부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판매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 100% 현대차지분으로그룹 최초의 해외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를 구축키로 했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애플카'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애플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협업을 제안받았다. 현대차그룹과 애플이 손을 잡으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를 통해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 'EV' 등 E-GMP기반 전기차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애플카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지을 예정인 GMC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으로 국내 최고층인 105층으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은 층수를 낮춰 2, 3개동으로 조정해 건설비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우 인근 공군부대 작전 제한, 삼성동 봉은사 일조권 제한 문제 등이 해결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총수 변경으로 현대차그룹에 활기가 돌고 있다"며 "통큰 신사업 투자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 성과로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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