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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경 "'포미니츠', 희망 주는 깊고 진한 보약 같은 작품"

등록 2021.04.13 18: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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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포미니츠' 간담회

2006년 독일 영화 '포미니츠' 원작

양준모 예술감독…국립정동극장 초연

[서울=뉴시스]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뮤지컬 '포미니츠' 스틸.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2021.04.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뮤지컬 '포미니츠' 스틸.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2021.04.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묘하죠. 옷을 입고 무대에 나오면 저도 모르게 할머니 걸음이 돼요. 피려고 해도 등이 굽혀지죠. 배우는 그런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서든 몸이 그에 맞게 되어가죠. 전 '크뤼거'가 좋아요."(김선경)

무대 정중앙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피아노 한 대, 웅장한 음악으로 막이 오른다. 무대 한 편에서는 흰 머리에 안경을 쓰고 구부정한 자세로 한 걸음씩 발을 떼는 꼬장꼬장한 모습의 노인이 등장한다.

2006년 동명의 독일영화를 원작으로 재탄생한 창작 뮤지컬 '포미니츠'가 막을 열었다.

뮤지컬배우 양준모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하고 국립정동극장이 제작한 창작 뮤지컬로 이번이 초연이다. 원작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8년의 제작 기간이 걸렸고, 2007년 독일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작품상 등 세계 여러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다.

양준모 예술감독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포미니츠' 간담회에서 "많은 창작진과 배우들의 손길로 '포미니츠'가 탄생했다"며 "각 인물을 통해 관객들이 위로받을 수 있는 극이 됐으면 좋겠다. 공연이 끝나고 여운을 가슴에 담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뮤지컬 '포미니츠' 스틸. 배우 김선경과 김환희.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2021.04.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뮤지컬 '포미니츠' 스틸. 배우 김선경과 김환희.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2021.04.13. [email protected]

이어 "영화에서 제가 감명받은 부분은 인물들의 스토리였고, 마지막 (엔딩 연주인) 4분이 강렬했다. 영화는 클로즈업으로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기가 편하지만, 뮤지컬은 대사와 노래로 보여줘야 했다. 노래가 드라마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인물들의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포미니츠'는 피아노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천재적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이지만, 살인수로 복역 중인 18세 소녀 '제니'와 2차 세계 대전 이후 60년 동안 여성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온 '크뤼거'가 루카우 교도소에서 만난다.

세상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스스로를 격리시킨 '제니'와 평생을 과거에 갇혀 살아온 '크뤼거'. 겉모습부터 음악을 대하는 태도까지 서로 정반대의 모습인 두 사람에겐 오직 '피아노'가 인생의 전부다. 이 공통점 하나로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비로소 각자 상처로부터의 해방과 치유의 과정을 경험한다.
[서울=뉴시스]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뮤지컬 '포미니츠' 스틸. 뮤지컬배우 김선영.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2021.04.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뮤지컬 '포미니츠' 스틸. 뮤지컬배우 김선영.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2021.04.13. [email protected]

'크뤼거' 역에는 뮤지컬과 영화, 드라마를 넘나드는 배우 김선경과 최근 뮤지컬 '호프'에서 열연한 뮤지컬배우 김선영이 나선다.

김선경은 이날 간담회에서 "드라마를 할 때도 그렇지만, (뮤지컬도) 한번 나오더라도 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저한테 '포미니츠'는 희망을 줄 수 있는 깊고 진한 에스프레소 같은, 왠지 보약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을 맡게 돼 감사하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공연하면서 굉장히 집중하고 있다. 세상에 특별한 게 재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별하게 잘하는 하나를 재능이라고 한다면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 사명감으로 무대에 섰고, 앞으로 공연을 볼 분들도 살아갈 이유가 내 앞에, 내 안에 있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뮤지컬 '포미니츠' 스틸. 뮤지컬배우 김수하.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2021.04.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뮤지컬 '포미니츠' 스틸. 뮤지컬배우 김수하.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2021.04.13. [email protected]

김선영은 "저 같은 경우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명확히 보일 때 작품을 선택하는 데 '포미니츠'가 그랬다"며 "피아노가 주인공이라고 할 만큼 음악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이야기를 깊게 담고 있다. '크뤼거'는 재능을 가진 그 아이(제니)의 마음 안에 있는 반짝거림을 꺼내주고, 세상이 살만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던 게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3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제니' 역에는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자신인상을 수상한 김환희와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수하가 나란히 캐스팅됐다. 두 사람은 공연 몇 개월 전부터 피아노 연습을 했고, '제니'가 보여주는 마지막 4분의 엔딩을 강렬하게 장식한다.

김환희는 "'포미니츠' 작품은 제게 도전이었다. 피아노가 첫 번째로 그랬고, 캐릭터 성격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웠다. 모든 창작진과 배우들이 기다려주고 이끌어주셔서 이 자리에 제가 존재할 수 있었다"며 "공연하면서 제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뮤지컬 '포미니츠' 스틸. 뮤지컬배우 김환희.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2021.04.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립정동극장 기획공연 뮤지컬 '포미니츠' 스틸. 뮤지컬배우 김환희. (사진=국립정동극장 제공) 2021.04.13. [email protected]

김수하도 "피아노 천재인 '제니'를 만나서 몇 개월 전부터 레슨을 받고 연습을 많이 했다.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서보니 불가능이란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며 "첫 공연 이후에도 아직까지 실수를 많이 하지만 계속 노력하고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크뤼거'에게 연주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간수 '뮈체' 역은 정상윤, 육현욱이 연기한다.

'포미니츠'는 지난 7일 막을 올렸다. 오는 5월23일까지 공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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