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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으러 美 여행?… 당국 "이상반응 생기면 한국선 책임 못져"

등록 2021.05.14 12: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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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격리까지 6주 이상…굳이 미국 안 가도 돼"

[워싱턴=AP/뉴시스]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 소재 해티 홈즈 시니어 건강센터 밖에서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2021.02.22

[워싱턴=AP/뉴시스]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 소재 해티 홈즈 시니어 건강센터 밖에서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2021.02.22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 미국에 다녀오는 이른바 '백신 여행'에 대해 방역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가 제공한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혹여 이상반응이 생기더라도 한국 정부가 책임지기도 어렵다.

배경택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제공한 백신을 맞으면 나중에 작은 확률이지만 이상반응이 혹시 생기면 정부가 책임을 진다"면서 "미국에서 맞고 오신 분을 정부가 책임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국가 예방접종 등을 통해 접종 이후 발생한 피해에 대해선 감염병 예방법(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피해조사와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백신 접종은 한국이 아닌 미국 정부를 통한 예방접종이다.

배경택 반장은 "(접종 후 이상반응 등) 경우가 있으면 그건 미국 정부하고 해결하셔야 되는데 그런 문제도 있어서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사례인 이상반응은 차치하더라도 이 같은 백신 여행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방역 당국 입장이다.

배경택 반장은 "국민들께서 해외여행하시는 것들에 대해서 저희가 법적으로 제한하거나 이럴 순 없다"면서도 "공식적으로 조사하고 있진 않은데 저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그렇게 하시는 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방역 절차 등에 따라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배경택 반장은 "화이자 경우 3주 간격으로 맞아야 되기 때문에 최소 3주에서 4주 정도 미국에 있어야 하고 맞자마자 바로 한국에 돌아온다고 해도 해외에서 들어오신 분들은 다 최소한 PCR 검사를 하고 2주간 자가격리를 시킨다"며 "한달 보름 정도는 아무 경제활동을 못해 이런 경우가 흔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 차원에서도 확진자가 한국에 비해 많은 미국에 다녀온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본다.

배경택 반장은 "10만명당 확진자를 비교해보면 한국은 247명 정도인데 미국은 10만명당 9700명 된다. 사망자 경우도 한국은 10만명에 3.6명 이렇게 되는데 미국은 113명"이라며 "백신을 아직 안 맞았기 때문에 미국에 다른 사람들은 백신을 맞았더라도 제가 가면 저는 그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백신을 2회 접종하더라도 국내 입국 이후 2주 격리 조처에서 면제되는 건 아니다. 아직 국가 간 협약 등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 반장은 "한국은 (백신을) 맞으면 전자적으로 기록이 올라가는데 미국은 맞았다는 걸 종이로만 줘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앞으로는 한국 정부하고 미국 정부가 협의해서 이런 걸 서로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할 텐데 현재로선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자가격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배 반장은 "내일 백신을 맞으러 갔다가 4주 있다 돌아와서 2주 자가격리 하면 6월 말이 돼 버리는데 6월 말까지 최소한 1300만명 정도는 우리가 위험이 높은 분들한테는 예방접종하겠다고 약속을 드렸고 그렇게 해나가고 있다. 그래서 굳이 미국까지 안 가셔도 한국에서 조금 기다리시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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