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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국내 '넷플릭스법' 차용 검토 …韓기업에 독일까 약일까

등록 2021.05.31 17: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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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부가통신사업자도 서비스품질 유지 의무 추진

인니를 동남아 거점 삼은 네이버, 카카오 등 고심

인니, 국내 '넷플릭스법' 차용 검토 …韓기업에 독일까 약일까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인도네시아가 콘텐츠사업자(CP) 등 부가통신사업자도 통신 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를 부과한 한국의 넷플릭스법과 유사한 내용의 법안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 동남아 공략의 거점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에 다양한 한국 기업들이 진출했거나 진출을 모색하는 가운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8일 IT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MOCI)는 이용자 수와 트래픽 양 등을 일정 수준으로 확보한 대형 콘텐츠사업자(CP)에  통신 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부가통신사업자도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술 조치를 취하고, 트래픽이 급증할 경우 기간통신사업자인 통신사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국내 넷플릭스법처럼 월간 국내 일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트래픽 총량의 1% 이상을 차지하는 CP를 적용 대상으로 한 것이 눈에 띈다. 이외에도 유사한 내용이 많아 IT 선진국인 한국의 움직임을 인도네시아 정부가 벤치마킹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앞서 한국은 직전연도 3개월간 하루 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발생 트래픽 양이 국내 총 트래픽의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는 통신 서비스 안정성 유지 의무가 있다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작년 말부터 시행했다. 이 기준에 따라 망 안정 의무를 지는 곳은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콘텐츠웨이브 등 6곳이다.

이 개정안이 업계에서는 '넷플릭스법'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이유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형 인터넷 업체는 통신사업자에 망 이용료로 연간 수백억원을 지급하고 있지만 넷플릭스 등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는 해외 CP들은 사용료를 내지 않는 등 불공정하다는 목소리도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망 사용료를 놓고 수년째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만약 인도네시아에서 넷플릭스법이 적용되면 국내 기업들도 현지에서 통신 서비스 안정 부담을 질 가능성이 있다.

OTT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논의되는 '넷플릭스법'은 사실상 넷플릭스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등 잘 되는 해외 기업이 타겟"이라면서 "인도네시아 1위 통신사업자 텔콤(Telkom)은 사실상 국영기업인데, 트래픽 안정화에 한국 기업도 기여하라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은 현재 1위 메신저인 라인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구글플레이 기준 만화 카테고리 수익 1위 앱이다. 또 지난 3월에는 인도네시아 최대 종합 미디어 기업 '엠텍'(Emtek)에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시가총액 9위 기업인 엠텍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비디오’를 비롯해 전국 1, 2위의 공중파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카카오는 2018년 인도네시아 디지털 만화 업체 네오바자르를 138억원에 인수하며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다. 쿠팡은 지난해 동남아시아 OTT 서비스인 훅(HOOQ)을 사들였다.

반면 인도네시아판 넷플릭스법 도입은 미디어가 글로벌화 되는 추세에 필수 불가결한 제도적 변화이며, 한국 기업에 비용 부담 외에 오히려 현지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과기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넷플릭스법 도입 당시 망 중립성 등 논란이 많았다"며 "인도네시아의 이번 논의는 해외에서도 기간통신사업자 외 부가통신사업자도 통신 서비스 품질 의무 책임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인도네시아 트래픽 조사가 없어 넷플릭스법이 도입되면 국내 기업이 해당될지 여부를 알 수 없는데 만약 한국 기업이 포함된다면 그 자체로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하루 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발생 트래픽 양이 국내 총 트래픽의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가 되는 건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수준이어야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 정도 점유율을 차지하면 현지 국민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통신 서비스 품질 유지 노력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고, 해외 사업을 성공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라도 적극 나서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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