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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가 위스키를 마시나"…대표 술 교체하고 구조조정 나서고

등록 2021.06.10 10: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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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위스키 수입액 1476억…IMF 이후 가장 낮은수준 기록

"도수 낮추고 명예퇴직 받고"…생존을 위한 자구책 본격 추진

"요즘 누가 위스키를 마시나"…대표 술 교체하고 구조조정 나서고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에 처한 위스키업계가 생존을 위해 필사적이다. 홈술족을 공략하기 위해 하이볼 시장을 겨냥한 저도주를 출시하거나 주력 제품을 다른 주종으로 변경하기도 한다. 일부 업체는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1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약 1476억원이다. 전년 대비 13.9% 감소세다. IMF 외환위기를 겪던 1999년(1292억) 이후 가장 적은 수입액을 기록했다.

위스키 수입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주류문화가 코로나19 이후 큰 변화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흥채널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접대문화가 사라지고 홈술족이 크게 늘어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개인단위 여행객들의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면세점 시장 매출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 여파는 위스키업체들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최근 위스키업계의 생존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저도주를 앞세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만들어 먹는 하이볼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공략하고 있다.

과거 20년 가까이 침체기를 겪었던 일본 위스키 업계의 행보와 비슷하다. 일본 위스키 업계는 위스키에 소다수를 섞어 알코올 도수와 향을 사케 정도로 낮추는 하이볼을 새로운 음용법으로 선보이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3040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저도주 '더블유 19'와 '더블유 허니'를 선보이며 더블유 허니에 유자맛 탄산수를 1대 3 비율로 조합한 후 얼음을 채우는 하이볼 레시피를 공개하기도 했다.

골든블루는 K-하이볼 전성시대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 회사는 지난해 '골든블루 더블샷 하이볼'을 출시했다. 올해는 하이볼 마스터 추가 도입 및 신규 판매 채널 확대 등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업체는 주력 주종으로 와인을 내세운다. 집에서 와인을 찾는 홈술족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적극 반영해 위스키 대신 와인 수입 및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선택했다.

임페리얼을 판매하는 드링크인터내셔널은 자회사 인터리커를 통해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카르페니 말볼티' 2종, 프랑스 보르도 대표 와인 '무똥 까데' 6종 등 모두 8종의 와인을 선보였다. 같은 기간 위스키 출시는 로크로몬드 1종에 그쳤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페어몬트앰배서더 서울 루프톱 바 M29와 함께 로얄살루트와 싱글몰트위스키 더 글렌리벳을 칵테일로 선보였다. 아이리쉬 위스키 브랜드 제임슨을 앞세워 하이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는 고정비를 줄이고 유동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구조조정에 나섰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을 감안해 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8일 입사 1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회사는 신청서를 작성한 직원을 대상으로 8월 중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희망퇴직자는 퇴직금과 별도의 위로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15년 차 이상에게는 20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업체들이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보다 당장의 판매에 더 주력해왔기 때문에 하락세를 겪고 있는 중"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만큼 위스키 업체들도 변화해야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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