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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치료 우울증 개선효과 과학적으로 확인…간 기능도 높여

등록 2021.06.10 11: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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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연구원, 실험동물 통해 우울증 행동반응 확인

침 치료의 우울증 개선 효능과 간 기능 연관성도 밝혀

한의이론 '간주소설'의 과학적 근거 마련…국제학술지 게재

[대전=뉴시스]침 치료 통한 우울 행동증상 개선 효능 확인. 우울증을 유발한 실험쥐에게 진짜 침(간정격) 치료 시 총 이동거리는 36% 증가하고 구슬 묻는 횟수는 76% 증가한데 반해 가짜 침 치료군의 경우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침 치료 통한 우울 행동증상 개선 효능 확인. 우울증을 유발한 실험쥐에게 진짜 침(간정격) 치료 시 총 이동거리는 36% 증가하고 구슬 묻는 횟수는 76% 증가한데 반해 가짜 침 치료군의 경우 유의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침 치료의 우울증 개선 효능과 작용기전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임상의학부 정지연 박사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침 치료의 우울증 개선 효능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침 치료가 간 지질대사 관련 이상증상도 회복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간과 정서작용이 서로 연관이 있다는 한의이론 '간주소설(간의 정서조절)'의 과학적 근거도 확보했다.

대전대 한의과대학 박지연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Brain, Behavior and Immunity(뇌, 행동, 염증 학회지;IF 6.633)'에 지난 2월 게재됐다. (논문명:지질체학 분석을 통한 우울증 동물모델에서 침술의 지질대사와 염증 상호작용 조절 규명)

각종 영양소의 대사 및 저장역할을 하는 간(肝)을 한의학에선 간주소설(肝主疏泄)이라 해 정서(감정)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정신질환 치료에 간과 연계된 치료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간주소설은 간이 '소통과 배설기능'(소설)을 주관한다는 이론으로 간의 소설작용은 사람의 정서활동, 소화활동, 질환 유발, 월경 불순 등에 영향을 준다.

이번에 한의학연구원은 간주소설 이론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침의 우울증 개선효능 및 간과의 연관성을 확인키 위해 동물실험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우울증을 유발한 쥐를 ▲무처치 대조군 ▲진짜 침 치료를 시행한 실험군 ▲가짜 혈자리에 침 자극을 준 가짜 침 치료군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하며 행동변화를 관찰했다. 실험군에서는 간의 기를 보호하거나 균형을 잡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치료키 위해 음곡(陰谷), 곡천(曲泉) 등의 경혈에 침을 놓는 간정격(肝正格) 치료법 활용해 7일간 치료를 시행했다.

관찰 결과, 우울증을 유발한 실험쥐에게서는 움직임이 줄어드는 우울증 대표 행동증상이 나타났으며 이 중 진짜 침 치료군은 개방장 실험(Open field test)에서 대조군 대비 총 이동거리가 약 36% 증가했고 구슬 파묻기 실험(Marble burying test)에서의 행동반응도는 약 76% 증가했다.

개방장 실험(Open field test)은 개방된 공간에서 실험쥐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실험으로, 우울증 유발 시 실험쥐는 활동성이 감소했다. 구슬 파묻기 실험(Marble Burying test)은 낯선 물체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땅에 파묻는 쥐의 습성을 활용한 행동실험으로, 우울증 유발 시 관심 및 파묻는 행동은 감소한다.

반면 가짜 침 치료군에서는 약간의 향상만 있었을 뿐 유의미한 결과는 보이지 않았다.

또한 연구팀은 간을 중심으로 실험동물의 체내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을 분석해 침 치료의 우울증 개선 효과가 실제 간과 관련이 있는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했다.

[대전=뉴시스] 간정격 침 치료에 따른 우울증 동물모델에서의 지질대사 이상 개선(위)과 간정격 침 치료의 우울증 관련 염증 인자 발현 억제 정도(가운데). 아래는 침 치료 후 우울증 동물모델에서 렙틴 수용체 활성 개선을 나타낸다.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간정격 침 치료에 따른 우울증 동물모델에서의 지질대사 이상 개선(위)과 간정격 침 치료의 우울증 관련 염증 인자 발현 억제 정도(가운데). 아래는 침 치료 후 우울증 동물모델에서 렙틴 수용체 활성 개선을 나타낸다. *재판매 및 DB 금지

확인 결과, 침 치료군에서만 특이한 간 지질체 변화가 나타났다. 침 치료군에서는 우울증으로 줄어든 불포화도가 높은 지질들이 증가하면서 간 효소 AST 수치(일명 간수치)는 약 32% 개선됐다.

이외에도 간 지질대사 문제로 인해 유발되는 우울증 관련 염증인자(IL-1β, TNF-α, COX-2)의 발생량이 낮아졌고 특히 전신 면역을 담당하는 비장에서 40%이상 감소했다.

이어 연구팀은 침 치료가 어떤 기전을 통해 우울증과 간 지질대사를 동시에 개선하는지를 확인키 위해  실험쥐의 뇌 및 체내에서 발생하는 물질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침 치료가 우울증 유발과 간지질 대사에 모두 영향을 미치며 연관 매개로 알려진 렙틴 수용체 활성이 대조군에 비해 1.7배 증가한 것이 발견됐다.

이를 통해 렙틴 저항성도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하며 우울증과 간 기능이 동시에 개선된 것이 확인됐다. 렙틴 저항성은 렙틴 호르몬에 대한 몸의 반응이 둔감해져 반응을 높이기 위한 반작용으로 렙틴 발생이 높아지는 상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침 치료가 렙틴 수용체 활성을 조절해 우울증 증상 개선과 간 기능 회복에 영향을 준다는 기전을 확인, 한의이론인 간주소설의 과학적 기초근거를 마련했다.

연구팀은 침을 활용한 우울증 치료가 한방 병·의원 등 임상현장에 확산될 수 있도록 이번 결과를 임상시험에 적용하는 후속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연구책임자 정지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한의학 대표 치료법인 침 치료의 우울증 개선 효능 규명과 함께 간주소설 이론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한의치료 기술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키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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