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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로 탄생한 태양'…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난리났네 난리났어'

등록 2021.06.14 1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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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치앤칩스, 헤일로, 미술관마당 설치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서울=뉴시스] 김치앤칩스, 헤일로, 미술관마당 설치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물안개로 탄생한 태양'이 국립현대미술관 마당을 빛내고 있다.

14일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서울은 김치앤칩스(Kimch and Chips)의 '헤일로(Halo)'(2018)와 신작 '응시'를 공개했다. '다원예술 2021: 멀티버스'의 네 번째 프로젝트다.

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헤일로'는 김치앤칩스가 추구하는 실천적 개념인 '허공에 그리기(Drawing in the air)'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로보틱 거울과 수증기, 바람 등을 통해 태양을 시각화한다.

태양의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99개의 로보틱 거울들이 물안개로 햇빛을 반사한다. 태양과 반사된 99가닥의 태양 빛줄기는 허공에 원을 그리며 또 다른 태양을 만들어낸다.

태양과 바람의 움직임, 관람객의 기다림이 수반되어야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예측 불가능한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보여준다.

[서울=뉴시스] 김치앤칩스, 헤일로, 미술관마당 설치 전경. 사진=장재영,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서울=뉴시스] 김치앤칩스, 헤일로, 미술관마당 설치 전경. 사진=장재영,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또한 오는 29일 처음 선보이는 김치앤칩스의 신작 '응시'는 거울의 반사로 인한 빛의 무한한 진행이 만들어내는 효과와 현상에 주목한 작품이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거울은 유리판 후면을 알루미늄으로 씌운 것으로 빛의 굴절로 인한 이미지의 왜곡을 피할 수 없다. 작가는 실제에 근접한 모습을 비추기 위해서 빛의 굴절이 거의 없이 형상을 반사하는 거울 장치(Front Silvered Mirror)를 제작했다.

로보틱 플랫폼에 의해 움직이는 두 개의 전면 거울과 빛의 개입이 만드는 시간과 공간의 확장 안에서 관람객은 거울 속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나와 시선을 교환한다.
[서울=뉴시스] 안정주 전소정, 기계 속의 유령, 2021. 사진=김상태,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서울=뉴시스] 안정주 전소정, 기계 속의 유령, 2021. 사진=김상태,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편, 지난 5월 14일부터 세 번째로 공개된 안정주-전소정의 '기계 속의 유령'은 자연, 사물, 기계 사이의 연결과 이종적 결합을 주제로 두 종류의 드론을 활용한 설치, 영상 작품이다. 작품에 활용된 드론은 각각 자율주행드론과 경주용 드론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심현철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와 무인 시스템 연구실이 개발한 자율주행드론으로, 서울박스 내 설치된 구조물(로봇팔, 상승과 추락을 반복하는 공기주머니, 어항 속 물고기 등) 사이를 날아다니며 실시간으로 영상을 송출한다.(자율주행드론은 6월 12일 운행 종료) 경주용 드론은 한강 밤섬과 미술관 내부를 가로지르며 인간의 감각 경험을 초월한 속도와 시각으로 담아낸 다층적 풍경의 영상(20분 분량)을 선보인다.

드론들과 서울박스 내 구조물, 그 사이에 설치된 CCTV카메라 등은 기계이지만 마치 유기체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기계적 감각의 변환·전이·전송을 실험한다.

이를 통해 '기계 속의 유령'은 미술관의 보이지 않는 공간과 신체가 닿을 수 없는 장소를 배회하는 기계장치이자 일종의 유령으로서 인간 지각의 한계를 실감하게 하고 새로운 감각의 개입을 요구한다. 이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지하 1층 서울박스에서 8월 1일까지 공개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21: 멀티버스는 연중 진행되며 시기마다 최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작품들을 체험할 수 있다”며 “로보틱 거울, 자율주행드론 등 그동안 미술관에서 보지 못한 과학과 미술이 만나는 새로운 작품을 흥미롭게 감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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