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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독일에 11년 전 남아공 참패 복수할까

등록 2021.06.25 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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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1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서 격돌

2010 남아공월드컵에는 독일이 4-1 완승

'무실점' 잉글랜드 '방패' vs '3경기 6골' 독일 '창' 맞대결

【블룸폰테인(남아공)=AP/뉴시스】2010남아공월드컵 독일과 잉글랜드의 16강전이 27일(현지시간) 블룸폰테인 프리 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열렸다. 잉글랜드 공격수 웨인 루니(25.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팀의 두번째 골이 무효로 판정되자 격노하며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블룸폰테인(남아공)=AP/뉴시스】2010남아공월드컵 독일과 잉글랜드의 16강전이 27일(현지시간) 블룸폰테인 프리 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열렸다. 잉글랜드 공격수 웨인 루니(25.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팀의 두번째 골이 무효로 판정되자 격노하며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안경남 기자 =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16강 최고의 흥행 카드로 꼽히는 '전차 군단' 독일과의 맞대결에서 11년 만에 설욕할 수 있을까.

잉글랜드와 독일은 30일 오전 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유로2020 16강전을 치른다.

2차 세계대전 때 서로 총을 겨눴던 양 국은 축구뿐만 아니라 역사와 정치적으로 감정의 골이 깊은 앙숙이다.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축구 경기장에서 항상 전쟁 같은 승부를 펼쳐왔다.

잉글랜드와 독일은 역대 A매치에서 32번 싸웠고, 독일이 15승4무13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월드컵과 유로 등 메이저대회에서도 독일이 11경기 6승2무3패로 우위에 있다.

월드컵에선 5차례 대결해 3차례나 연장전에 돌입할 정도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가장 처음 만난 1966 잉글랜드월드컵 결승에선 잉글랜드가 연장 끝에 4-2로 독일을 이겼다. 1970 멕시코월드컵 8강에선 독일이 연장 승부에서 3-2로 승리했다.

1982 스페인월드컵 조별리그에선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1990 이탈리아월드컵 4강전에선 독일이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를 제압했다.

【블룸폰테인(남아공)=AP/뉴시스】2010남아공월드컵 독일과 잉글랜드의 16강전이 27일(현지시간) 블룸폰테인 프리 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반 37분 잉글랜드 수비수 매튜 업슨(31. 웨스트햄. 왼쪽)이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4. 샬케04)를 앞에 두고 만회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블룸폰테인(남아공)=AP/뉴시스】2010남아공월드컵 독일과 잉글랜드의 16강전이 27일(현지시간) 블룸폰테인 프리 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반 37분 잉글랜드 수비수 매튜 업슨(31. 웨스트햄. 왼쪽)이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4. 샬케04)를 앞에 두고 만회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하이라이트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이었다. 16강에 만난 잉글랜드와 독일의 대결은 당시 최고에도 빅 매치였다. 월드컵 무대에선 1990년 대회 이후 20년 만의 만남이었다.

결과는 독일의 압승이었다. 전차 군단은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루카스 포돌스키, 토마스 뮐러(2골)의 연속 득점으로 매튜 업슨이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잉글랜드를 4-1로 대파했다. 잉글랜드가 월드컵 본선에서 3골 차 이상 대패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오심 논란으로도 시끄러웠다. 잉글랜드가 1-2로 추격하는 과정에서 프랭크 램파드의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독일 골문 안으로 넘어간 뒤 튀어나왔지만, 주심은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엔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아 중계 리플레이 결과 공이 골문 안쪽으로 떨어진 게 명확히 보였지만, 오심은 끝내 번복되지 않았다.

유로 대회에선 통산 3번째 만남이다. 1996년 대회 준결승에선 독일이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를 이겼고, 2000년 대회 조별리그에선 잉글랜드가 앨런 시어러의 결승골로 웃었다.

[런던=AP/뉴시스]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오른쪽)과 잭 그릴리쉬가 22일(현지시간) 런던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20 조별 리그 D조 3차전 체코와의 경기를 승리로 마치고 팬들에게 박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전반 12분경 터진 라힘 스털링의 결승 골을 지켜 체코를 1-0으로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체코는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올랐다. 2021.06.23.

[런던=AP/뉴시스]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오른쪽)과 잭 그릴리쉬가 22일(현지시간) 런던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20 조별 리그 D조 3차전 체코와의 경기를 승리로 마치고 팬들에게 박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전반 12분경 터진 라힘 스털링의 결승 골을 지켜 체코를 1-0으로 꺾고 조 1위로 16강에, 체코는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올랐다. 2021.06.23.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잉글랜드와 독일은 친선경기로 4차례 만났는데, 독일이 2승1무1패로 역시 앞선다. 가장 최근인 2017년 11월10일 평가전에선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잉글랜드는 11년 전 남아공월드컵 참패 설욕을 노린다. 안방인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독일을 불러들이는 건 장점이다.

조별리그에선 잉글랜드의 경기력이 더 안정적이었다. 크로아티아, 체코,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3경기 무패(2승1무 승점 7)를 기록, D조 1위로 16강에 안착했다. 3경기 무실점은 인상적이나, 2득점에 그친 공격이 문제다.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 동료인 해리 케인의 침묵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으나, 상대 집중 견제에 고전하고 있다.

또한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이 혼자서 2골을 책임졌지만, 마커스 래시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필 포든(맨시티), 메이슨 마운트(첼시) 등의 지원 사격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뮌헨=AP/뉴시스] 독일이 헝가리와 2-2로 비기며 극적으로 유로2020 16강에 합류했다. 2021.06.23.

[뮌헨=AP/뉴시스] 독일이 헝가리와 2-2로 비기며 극적으로 유로2020 16강에 합류했다. 2021.06.23.

독일은 프랑스, 포르투갈 등이 속한 죽음의 F조에서 2위로 살아남았다. 조별리그 3경기 6득점으로 경기당 2골을 기록한 공격은 합격점을 받았으나, 3경기 5실점한 수비가 불안하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나는 요하임 뢰브 감독이 세르쥬 나브리를 중심으로 뮐러, 카이 하베르츠를 전방에 세운 제로톱 전술을 가동하며 공격적으로 매우 다양한 옵션을 선보였으나, 좌우 윙백의 지나친 공격 가담으로 수비 뒤 공간이 자주 열렸다.

이처럼 양 팀의 조별리그 기록을 볼 때, 이번 승부는 잉글랜드의 '방패'와 독일의 '창'이 충돌하는 경기가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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