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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가격 도미노 인상 초읽기…유제품 전반 확산 우려↑

등록 2021.09.24 05:00:00수정 2021.09.24 10: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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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원유가격 1ℓ당 947원 인상후 서울우유협동조합 가격 인상

남양유업·매일유업 가격 인상 '초읽기'…유제품 가격 인상 본격화 예상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우유와 유제품 원재료인 원유(原乳) 납품 단가 인상으로 관련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17일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열어 원유가격 인상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생산자단체 추천 이사진의 불참으로 이사회 개최가 무산됐다. 이로써 국내 유기업들은 지난해 낙농진흥회 이사회 결정대로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오른 가격에 원유대금을 납부해야 한다. 사진은 1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는 모습. 2021.08.18.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우유와 유제품 원재료인 원유(原乳) 납품 단가 인상으로 관련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17일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열어 원유가격 인상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생산자단체 추천 이사진의 불참으로 이사회 개최가 무산됐다. 이로써 국내 유기업들은 지난해 낙농진흥회 이사회 결정대로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오른 가격에 원유대금을 납부해야 한다. 사진은 1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는 모습. 2021.08.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유업계 1위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우유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함에 따라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경쟁사들의 제품가 인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우유 제품 가격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유 제품 가격 인상이 유제품으로 확산되며 우유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서민들이 주로 찾는 우유, 아이스크림, 빵 등의 가격 인상은 스태그플레이션(실물 경기는 제자리를 맴돌고 물가만 오르는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격은 올렸는데 제품은 팔리지 않는 상황이 더욱 심화돼서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1일부터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했다. 원유 가격 인상은 지난해 7월21일 열린 '2020 원유가격조정 8차 협상'에서 결정됐다.

원유 가격은 1999년 이전까지는 정부고시가격에 의해 결정됐지만 2013년부터는 원유가격연동제로 결정된다. 2013년에는 원유 가격이 1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인상됐고 2018년에는 1ℓ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0.4%) 올랐다.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원유 가격 인상을 적용하려고 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반영, 1년간 가격 인상을 유예한 뒤 올해 8월1일부터 가격 인상분을 적용키로 했다.

원유 가격 인상은 우유 제품 인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흰 우유 1리터 기준 제품 가격을 오는 10월1일부터 5.4% 인상키로 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에 시행된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기동안 누적된 부자재 가격, 물류 비용 및 고품질의 우유 공급을 위한 생산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흰 우유 1리터 제품 판매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2500원 중반에서 2700원 전후로 오른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가격 인상 결정은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남양유업은 2018년 원유 가격이 인상 이후 제품군 가격을 3.6~4.5% 인상했다. 매일유업은 2013년 이후 제품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유업계에서는 원유 가격 인상폭이 3년전 대비 큰데다 최저임금 인상과 물류비 상승, 우유 판매율 저조로 인한 실적 압박 등을 고려한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기가 문제일 뿐이지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우유 제품 가격이 현실화될 경우 더 큰 문제는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우유 제품 가격 인상의 후폭풍으로 우유 제품이 사용되는 라떼 제품군을 중심으로 우유가 들어가는 다양한 제품 판매가격이 오를 수 있다.

빵,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등 서민들이 주로 찾는 제품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실물 경기는 제자리를 맴돌고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의 경제 상황은 스태그플레이션에 해당하지 않지만 향후 물가 상승이 내수 심리를 위축시켜 경기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소비가 이뤄지지 않아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더라도 실적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업계의 도미노 인상은 치즈,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은 물론 커피 프랜차이즈 메뉴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우유에서 시작된 물가 인상이 서민 가계에 직격탄을 날리는 것은 물론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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