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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진주 PD "'환승연애' 기획전 2만명 접촉...덕분에 좋은 결말"

등록 2021.10.1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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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 연출

"'환승연애' 제목, OTT였기에 선택"

"3주 과정 잘 반영된 결말에 만족"

'삼시세끼'·'윤식당' 등 나영석 사단

[서울=뉴시스]이진주 PD. (사진=티빙 제공) 2021.10.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진주 PD. (사진=티빙 제공) 2021.10.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섭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게 리얼함이었어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섭외했죠. 진솔한 모습을 보여줘서 시청자들도 많이 반응해준 것 같아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연인들이 한집에 모였다. 지나간 사랑을 되짚어보며 전 연인(X)과 재회하거나,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간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이별에 공감하고 사랑을 응원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티빙 오리지널 연애 리얼리티 '환승연애'가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지난 12일 서울 상암동 티빙 사무실에서 만난 이진주 PD는 "기대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출연자들이나 패널들이 열심히 해주셔서 좋은 성과가 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6월 첫 공개된 '환승연애'의 기획, 섭외 등 준비 과정은 지난 1월부터 5개월여가 걸렸다. "작가들이 9명 정도 있는데 하루에 몇십 개, 몇백 개씩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고 사람들을 접촉한 게 총 2만명 정도"라고 밝혔다.

"그중 반응이 있는 분들과 전화를 해보며 어떤 분인지 연애관 등을 파악했고, 호의적이고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비밀유지계약서를 쓰고 콘셉트를 공개했어요. X에게 연락해보겠다거나 연락처를 줬고, X도 동의하면 비로소 그때 두 사람을 만날 수 있었죠."

"X채팅룸 등 '환승연애' 아이덴티티…진솔함 특히 빛난 건 인터뷰"

'환승연애' 제목이 처음 공개됐을 때 시청자들 반응은 엇갈렸다. '환승'이 부정적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우려 섞인 시선도 나왔다. 이 PD는 "제목을 공개했을 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거라고 예측을 못 했다. 환승을 크게 생각지 못해서 면밀히 검토를 못 한 것 같다. 환승이별을 경험한 사람은 거부감이 있겠다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환승연애' 출연자들. (사진=티빙 제공) 2021.10.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환승연애' 출연자들. (사진=티빙 제공) 2021.10.13. [email protected]

"TV에서 방송됐다면 다른 제목을 택했을 거예요. 제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건 OTT였기 때문이죠. 비디오 가게랑 똑같다고 생각했어요. 비디오가 진열돼 있듯, 티빙을 켰을 때 진열된 섬네일과 이름만으로 가장 끌리는 걸 택하는 거잖아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 제목을 선택했죠. 처음엔 두렵기도 했는데, 지금은 후회하진 않아요."

'환승연애'는 처음부터 X를 공개하지 않았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X를 숨기고 생활하며, X나 새로운 사람과 데이트를 하고 마음을 표시한다. 그 과정에서 속마음을 털어놓는 인터뷰, 데이트하는 상대의 X와 채팅, 밤마다 보내는 문자 등으로 감정의 흐름을 담아냈다.

그는 "약간의 틀이 있길 바랐다. X채팅룸 등 그런 장치가 이 프로그램의 아이덴티티가 되길 원했다"며 "X 공개 전까진 서로 눈치챌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 않는데 제일 신경을 썼다. X가 밝혀질 것 같은 장치는 채택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출연자들의 진솔함이 빛난 건 인터뷰였다고 돌아봤다. "인터뷰를 진짜 많이 했는데, 하면서 본인의 마음을 깨닫는 게 있었다. 인터뷰라고 해도 사실 저희와의 대화였다"고 밝혔다.

"인터뷰 시간이 출연자들에게 일기 쓰는 공간이 되길 바랐어요. 다른 출연자들과 친하지만, 함께 할 수 없는 얘기를 하는 공간이 인터뷰 룸이 됐으면 했죠. 친구와 대화하다가 문득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출연자들이 자신의 마음을 좀 더 명확하게 알게 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환승연애'의 진솔함도 인터뷰가 곳곳에 들어가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해요."

출연자인 코코-민재, 보현-호민, 민영-주휘, 혜선-정권과 달리 혜임-상우는 뒤늦게 합류했다. 혜임은 서울에서, 상우는 서로의 X가 공개된 제주에서 등장했다. 두 사람은 늦은 합류로 인해 다른 이를 알아볼 시간이 적었던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환승연애' 포스터. (사진=티빙 제공) 2021.10.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환승연애' 포스터. (사진=티빙 제공) 2021.10.13. [email protected]

이 PD는 "처음부터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다"며 "솔직히 말하면 테라스하우스나 하트시그널 등 기존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많이 봤고 새로운 사람의 등장이 주는 임팩트나 그로 인해 바뀌는 분위기, 그런 구성적인 힘이 있어서 설정했다"고 말했다.

"현장 상황에 따라 투입방식이 계속 바뀌었어요. 혜임씨는 혜선씨가 (중간에 잠시) 나가면서 이틀 정도 일찍 들어오게 됐죠. 원래 한남동에서 X를 공개하고 혜임씨와 상우씨를 같이 들어오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출연자들이 X 공개를 늦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를 반영하다 보니까 시간 격차를 뒀고 상우씨가 들어오는 시점이 늦춰진 거죠. 상우씨는 좀 많이 아쉽긴 해요."

"속마음 잘 알기에 모두 응원하게 돼…연애 리얼리티 해보고 싶었다"

연출자이지만 시청자로 응원했던 커플도 있을까. 이 PD는 "각자 입장을 너무 잘 아니까 그때그때 응원하게 됐다"고 웃었다.

"저는 그들의 속마음을 다 듣잖아요. (삼각관계인) 정권씨도 응원하고, 주휘씨도 응원했죠. 누구를 편집하느냐에 따라서 응원하는 사람이 확확 바뀌었어요.(웃음) 다 솔직하게 내보여줬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 사람을 이해시키는데 주안점을 뒀죠. 그 사람의 솔직한 마음을 전하고, 가장 매력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게 그 편집의 목표니까요."

'환승연애'는 기존 커플이었던 민영-주휘, 새로운 커플인 보현-민재로 결말을 맺었다. "너무 좋은 결말이었죠. 결국 3주간 보여줬던 이야기의 마무리잖아요. 3주간의 이야기가 잘 반영된 결과라서 마음에 들었어요. 마무리로 너무 훌륭했죠."
[서울=뉴시스]이진주 PD. (사진=티빙 제공) 2021.10.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진주 PD. (사진=티빙 제공) 2021.10.13. [email protected]

시청자들도 각 출연자에게 감정을 이입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자신의 연애를 되돌아봤다는 반응이 뜻깊었어요. 저희의 목표는 보편적인 연애의 모습을 여러 카테고리로 보여줘서 공감을 많이 이끌자는 거였죠. 그래서 다양하게 섭외했는데, 10명의 출연자 중 한 명에게라도 자신이나 X의 모습을 대입하는 반응이 가장 보람 있었어요."

이 PD는 '꽃보다 할배',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윤식당', '여름방학' 등 히트작을 탄생시킨 '나영석 PD 사단'이다. "그 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스태프들과 이번에도 다 같이 했다. 수년째 해왔기에 호흡은 당연히 좋았다"며 "출연자들이 상황에 몰입하고 촬영을 신경 쓰지 않도록 하는 세팅을 여기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사실 영석 선배한테 배운 거로 하는 것"이라고 웃었다.

그간 많이 보여준 힐링 예능이 아닌 연애 리얼리티에 도전한 이유로는 "연애 예능을 재밌게 보고 자랐던 세대고, 리얼리티를 하는 입장에서 부러웠던 것 같다. 연애라는 게 사람의 여러 면이 나올 수 있지 않나. 관찰 예능으로 가장 복합적인 장르가 아닌가 생각했다. 꼭 해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환승연애' 시즌2를 기대하는 시청자들 목소리도 나온다. "보석 같은 출연자들이라서 이런 분들을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운이 너무 좋았고,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열심히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연애 리얼리티가 처음이었는데 많이 배웠죠."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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