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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병길 감독 "조여정과 깊은 풍미 '하이클래스' 감사"

등록 2021.11.16 05: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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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하이클래스' 종영 인터뷰

초호화 국제학교 배경…치정 미스터리

"상승 그래프 만족, 대본과 배우들 덕"

"항상 흐르도록 노력하는 연출 될 것"

[서울=뉴시스]tvN 드라마 '하이클래스'의 최병길 감독. (사진=tvN '하이클래스' 제공) 2021.11.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tvN 드라마 '하이클래스'의 최병길 감독. (사진=tvN '하이클래스' 제공) 2021.11.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조여정 배우도, 저도, 심심하고 담백하지만 깊은 풍미를 지닌 평양냉면을 좋아하는데 그런 작품을 함께 만들어낸 것 같아 정말 감사하죠."

지난 1일 종영한 tvN 드라마 '하이클래스'의 최병길 감독은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조여정 배우와 같은 작품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고 밝혔다.

'하이클래스'는 파라다이스 같은 섬에 위치한 초호화 국제학교에서 죽은 남편의 여자와 얽히며 벌어지는 치정 미스터리다. 조여정, 김지수, 하준, 박세진, 공현주, 김남희 등이 출연했다.

지난 9월 첫 방송 3.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하이클래스'는 긴장감을 안기는 미스터리에 서정적인 영상미와 음악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최종회는 5.7%로 막을 내렸다.

최 감독은 "첫 방송부터 종영까지 꾸준한 상승 그래프를 그린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고 있다"며 "모두 훌륭한 대본과 배우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모성애가 중심 키워드…치정극 내세웠지만 휴먼 다큐 같은 작품"

그는 "치정 미스터리극을 표방하는 작품이긴 했지만, 다양한 캐릭터들의 삶이 보이는 휴먼 다큐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고 느꼈다"며 "단지 캐릭터들의 'wants'와 'needs'에만 집중하려 노력했다. 그들이 무얼 원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지 시청자가 자연스레 따라갈 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tvN 드라마 '하이클래스' 조여정 스틸. (사진=tvN '하이클래스' 제공) 2021.11.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tvN 드라마 '하이클래스' 조여정 스틸. (사진=tvN '하이클래스' 제공) 2021.11.15. [email protected]

극 중 조여정은 남편의 살인범으로 몰리며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은 전직 변호사 '송여울'로 열연을 펼쳤다. 막다른 곳에 몰렸지만 아들을 지키고 남편의 숨겨진 비리를 파헤치며 당당하게 맞서는 강인함을 보였다.

최 감독은 조여정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았다며 "늘 상의했던 건 서로 항상 '뭘 덜해야 더 자연스러울까. 더 진짜 같을까'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조여정 배우도, 저도, 현장에 아주 일찍 도착하는 편이에요. 특히 저는 일부러 뭘 딱히 준비해가지 않았죠. 준비하면 자꾸 억지스러운 힘이 들어가서 캐릭터 감정선을 자칫 놓치는 일이 많다고 느꼈어요. 감정을 소모하는 리허설을 최대한 배제한 채 바로 슛에 들어갔죠. 많은 테이크도 가지 않았어요. 배우들은 처음에 진짜 감정이 나와서 거의 처음 테이크를 쓰는 경우가 많았죠."

극의 중심을 이룬 건 모성애였다고 했다. 그는 "'송여울'(조여정)도, '황나윤'(박세진)도, '남지선'(김지수)도, '차도영'(공현주)도 모두가 자식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인물들"이라며 "어떤 극한 상황 앞에서도 자식에 관련된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는 모성애가 이 극의 중심 키워드"라고 전했다.

"송여울이 그 수난을 겪으면서까지 제주에 남아서 황나윤과 갈등하는 것도, 남지선과 차도영이 남편들의 배신에 휩싸여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려는 이유도 모두 모성애 때문이죠. 최종적으로 송여울과 황나윤의 화합 역시도 결국 모성애가 기본에 깔린 우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송여울, 황나윤과 대치하며 악역을 맡았던 '안지용'(김남희)의 죽음이 허무했다는 평도 나왔다. 그는 "드라마는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지용이 죽음을 맞이하는 것 자체도 판타지가 아닐까 싶다. 그 정도의 악인이라면 보통 잘들 살아가기 마련이지 않나. 드라마로서 어떤 '선한 영향력을 가진 판타지'를 구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tvN 드라마 '하이클래스' 김지수 스틸. (사진=tvN '하이클래스' 제공) 2021.11.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tvN 드라마 '하이클래스' 김지수 스틸. (사진=tvN '하이클래스' 제공) 2021.11.15. [email protected]

"조여정, 정상의 배우임에도 너무나 겸손…김지수, 평할 수 없는 경지"

극의 중심을 이끈 조여정과 함께한 소감도 전했다. "제가 연출에서 덜어내기를 원했듯, 조여정 배우 역시 어떻게 연기에서 더 덜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 면에서 같은 작품을 할 수 있게 된 건 정말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조여정 배우의 연기에 대한 애티튜드는 다른 모든 배우들이 보고 참고하면 어떨지 생각될 정도로 훌륭해요. 이미 정상에 있는 배우인데 너무나 겸손한 자세로 항상 노력하죠.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분이에요."

국제학교의 여론을 쥐락펴락하는 모태 금수저 '남지선'으로 분해 긴장감을 불어넣은 김지수를 비롯해 박세진, 하준, 공현주, 김남희 등 배우들도 극을 풍성하게 채웠다.

그는 "김지수 배우는 제가 뭐라고 평할 수 없는 경지에 이미 다다랐다. 현장 상황이 어떻든 캐릭터 몰입도가 엄청나다. 그 에너지는 정말 감탄할 수밖에 없다"며 "하준 배우는 아주 작은 손동작 하나까지 열심히 많은 것을 준비한다. 자기를 멋지게 보이려는 게 아니라 정말 캐릭터를 위한 것들뿐이다. 근래 남자배우들에게 보기 힘든 애티튜드를 가진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어 "박세진 배우는 본성이 선하고 연기에 대한 진정성으로 가득해, 앞으로의 커리어가 아주 많이 기대된다. 공현주 배우는 열정, 또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아주 좋은 배우"라며 "김남희 배우와 저는 전형적인 것을 싫어하는 반골 성향이 강한 것에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 극악무도한 악역이지만, 행동의 당위성을 부여함에 있어 전형적이지 않은 방법을 택하자는 합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tvN 드라마 '하이클래스' 하준, 박세진, 공현주 스틸. (사진=tvN '하이클래스' 제공) 2021.11.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tvN 드라마 '하이클래스' 하준, 박세진, 공현주 스틸. (사진=tvN '하이클래스' 제공) 2021.11.15.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연출의 반은 캐스팅이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다"며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 시청자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하려고 노력했고, 운이 좋게도 너무나 훌륭한 배우들이 합류해줬다"고 밝혔다.

"특히 저는 최대한 연출이 보이지 않는 연출을 하려 노력했는데, 그 점에서 조여정씨를 비롯한 다른 배우들과의 합이 너무 잘 맞았어요. 다들 채우는 연기보다는 비워내는 연기를 하려는 배우들이었기에 시청자들이 오히려 극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극의 미스터리함과 긴장감을 높이는데 음악과 영상미도 눈길을 끌었다. 최 감독은 "드라마를 할 때마다 음악에 정말 공을 많이 들이고 새로운 시도를 한다. '앵그리맘'에서는 재즈를, '미씽나인'에서는 하와이안 음악을, 이번 '하이클래스'에서는 탱고를 시도했다. 탱고를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사용한 최초이지 않을까 싶다"며 "미술 역시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연출로 목표했던 시도들을 해볼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또 결과가 어느 정도 따라주어 더더욱 감사하고 있어요. 지금 느꼈던 조금의 만족감이 또 매너리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있죠. 항상 흐르도록 노력하는 연출이 되려 하고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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