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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딸, 접종 후 '풍'…예약한 내 손 자르고 싶어" 울분의 靑 청원

등록 2021.12.28 15: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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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무서워…그런데 안 맞으면 학원 못 가잖아"

[서울=뉴시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광주 인턴 기자 = 중학교 2학년 딸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나서 손과 다리가 떨리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뇌 검사 결과는 정상이라며 딸이 원인 불명의 이상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호소가 전해졌다.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는 중2 딸을 둔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에 따르면 청원인 A씨는 딸 B양이 지난 17일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접종 당시 B양은 접종 부위가 아프다며 5일간 겨드랑이 부위의 통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23일 아침, 여느 때처럼 딸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깨우러 온 A씨는 B양이 비틀비틀 일어나며 옹알이를 하듯 웅얼거리며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고 했다. 시험도 끝났겠다, 밤에 늦게 자고 못 일어나는 것이라고 짐작한 A씨는 선생님에게 얘기하고 딸을 좀 더 자게 놔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B양을 깨우기 위해 일으켜 세운 A씨는 깜짝 놀랐다. B양은 혼자 일어나 앉지도 못하고 일으키는 대로 쓰러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B양의 아버지가 불러도 눈을 못 마주친 채 눈동자가 뒤집혔다. 그 모습을 본 부모님의 마음은 덜컥 내려앉았다.

바로 119에 전화를 한 A씨 부부는 B양과 응급실로 향했고, 응급실에서는 B양이 '뇌경색' 증세를 보인다고 했다. 이어 MRI와 CT를 촬영해 막힌 혈관을 찾았지만, 혈관이 막히지도, 피가 고이지도 않았다고 한다. 뇌도 정상이라는 의료진 소견이 나왔다.

하지만 B양의 눈동자는 계속해서 좌우로 흔들리고 손과 다리는 덜덜 떨리고 있었다고 했다. A씨는 B양이 다니는 학교에 전화해 이 같은 상황을 알리자 담임 선생님도 하루 전인 22일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했는데 어떻게 하루 만에 그렇게 됐냐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다행히 B양은 차츰 어눌하지만 스스로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고, 신경과 의료진도 B양의 증상은 뇌경색이지만 검사 결과는 정상이라며 상급 병원으로 전원(轉院) 해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상급 병원에서도 뇌파 검사를 받았지만 정상 소견이 나왔다며 의료진으로부터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집에 돌아가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A씨 부부는 답답할 뿐이었다. 하루아침에 딸이 말을 어눌하게 하는데, 병원에서는 정상이라고 하니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었던 것이다. 결국 B양은 뇌압을 낮추는 주사를 맞고 뇌전증 약을 처방받은 뒤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다행히 B양의 상태는 서서히 호전됐다. 부모님과 대화할 수 있고 혼자 앉아 있거나 눈동자가 조금 떨리더라도 제자리를 찾아 되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억력이 떨어지고 혼자 서있을 때 균형을 잡지 못한다고 했다.

병원에서도 원인을 밝혀내기 어렵자 A씨는 한의원을 찾았다. 그는 이튿날 B양을 데리고 한의원을 찾았고, 한의원에서 '풍'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아이에게 온 경우 '경기'라는 진단명이었다.

이어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피를 뺀 B양은 혈색이 돌아오고 말을 예전과 같이 하며 조금씩 걸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다만 아직 걸음마를 하는 듯 걸으며 손은 여전히 떨리고 앉았다 일어서는 걸 힘겨워한다고 했다.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B양은 벌써부터 2차 접종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한다.

"엄마, 2차 접종을 어떻게 해? 나 무서워…그런데 안 맞으면 학원 못 가잖아…어떡해?"

B양의 이 같은 말에 A씨는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게 해서 내 손으로 백신 예약하고 맞춘 내 손을 자르고 싶은 심정"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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