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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계빚 134조1000억↑…역대 2위 증가

등록 2022.02.2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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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가계빚 1862조…증가폭은 둔화

대출 규제·대출금리 인상 영향으로 둔화

판매신용 5조7000억↑…역대 최대폭

비은행 주담대는 4년6개월래 최고…풍선효과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연초부터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LG에너지솔루션 일반공모 청약증거금으로 신용대출이 급증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당국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따른 가수요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25일 서울의 한 은행에 내걸린 대출상품 홍보 현수막.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지난 20일 기준 718조4,829억원으로 지난해 말(709조529억원) 대비 9조원 이상 늘어났다. 올해 5대 은행이 가계에 공급할 수 있는 총 대출규모는 31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약 30%가 14영업일 만에 동이 난 셈이다. 2022.01.2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연초부터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LG에너지솔루션 일반공모 청약증거금으로 신용대출이 급증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당국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따른 가수요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은 25일 서울의 한 은행에 내걸린 대출상품 홍보 현수막.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지난 20일 기준 718조4,829억원으로 지난해 말(709조529억원) 대비 9조원 이상 늘어났다. 올해 5대 은행이 가계에 공급할 수 있는 총 대출규모는 31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약 30%가 14영업일 만에 동이 난 셈이다. 2022.01.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해 4분기 말 가계 빚이 1862조를 기록하며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전체 가계 빚 증가폭은 전분기 보다 크게 둔화됐다. 반면 연간으로는 134조 늘면서 역대 2위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판매신용'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1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을 더한 액수다. 지난해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1.2%다.

지난해 4분기 가계 빚은 전분기보다 19조1000억원(1.0%) 늘어 증가폭이 3분기(34조9000억원)보다 축소됐다. 반면 지난해 연간으로는 134조1000억원(7.8%) 늘어 전년(127조3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는 20016년(139조4000억원)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 증가한 것으로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2위 증가폭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는데 주택 매매와 전세자금 수요가 꾸준히 지속됐고 기타대출도 주식 투자 자금 수요가 상반기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반면 가계 빚 증가폭은 둔화되고 있다. 4분기 가계 빚 증가폭이 전분기 보다 축소된 것은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 등의 영향이다.  

송 팀장은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폭이 주택매매거래 둔화, 집단대출 취급 감소 등으로 전분기에 비해 축소됐다"며 "기타대출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전분기 잔액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1755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전분기 보다 13조4000억원(0.8%) 늘면서 3분기(34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둔화됐다. 2019년 1분기(5조4000억원) 이후 2년 9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적은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23조8000억원(7.6%) 증가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매매 거래 둔화 등으로 전분기 보다 증가폭이 줄면서 13조4000(1.4%) 증가한 98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4분기(12조6000억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3분기(20조8000억원)와 비교해도 증가폭이 둔화됐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71조8000억원(7.9%) 늘면서 1년 전(67조8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은 773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기타대출이 증가세를 멈춘 것은 2014년 1분기 이후 7년 9개월 만이다. 기타대출은 2014년 1분기 8000억원(-0.2%) 감소한 후 줄 곧 증가해 왔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52조원(7.2%) 늘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 비예금취급기관, 기타금융기관 모두 전분기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송 팀장은 "예금은행 및 기타금융기관은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축소된 가운데 기타대출은 금융기관의 적극적 관리 노력 등으로 감소로 전환됐다"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신협, 새마을금고 등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소폭 확데된 반면 기타대출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910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조1000억(0.9%) 늘어 3분기(21조1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51조4000억원으로 집계돼 전분기 보다 4조7000억원(1.4%) 늘어 3분기(8조2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도 49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000억원(0.1%) 증가해 3분기(5조4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반면 고강도 대출 규제로 대출 수요가 비은행으로 몰리는 일부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비은행예금취급 기관의 주담대는 3조1000억원 늘어난 104조9000억원으로 집계돼 2017년 2분기(3조2000억원) 이후 4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송 팀장은 "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신협, 새마을금고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 보다 5조7000억원(5.7%) 늘어난 10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증가폭(2000억원) 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2003년 관련 통계편제 이후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10조4000억원(10.8%) 늘어 역대 최대폭 증가했다.

송 팀장은 "판매신용은 재화의 판매자 서비스 제공자가 제공하는 외상거래 중 아직 결제되지 않은 결제 잔액을 의미한다"며 "지난해 4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 부진도 완화면서 서비스와 재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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