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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떨어지는데…재건축 아파트는 '무풍지대'[재건축 시장 어디로①]

등록 2022.02.26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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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5년 이하 아파트 -0.08%, 20년 초과 -0.01%

압구정 현대1·7차 등 강남 재건축 단지 신고가 잇따라

누가 당선 되든 규제완화 기대감에 재건축 시장 들썩

부동산 시장 침체 분위기라 재건축 상승 한계 전망도

서울 집값 떨어지는데…재건축 아파트는 '무풍지대'[재건축 시장 어디로①]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최근 서울 집값 하락세가 뚜렷한 가운데 재건축 단지 아파트값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선 이후 정비 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된 데 따른 영향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하향세로 접어들고 있는데다 토지거래허가제 영향으로 매수세가 약해 상승폭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민간 부동산 조사기관인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주(25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02%를 기록해 일반 아파트 상승률(0.01%)을 웃돌았다. 올해 누적 상승률을 보면 일반 아파트가 0.06%인데 비해 재건축 매매가격은 이를 4배 이상 웃도는 0.25%의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도 비슷한 흐름이다. 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2월 셋째 주(21일 기준) 서울 20년 초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고,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변동률은 -0.06%를 기록했다. 큰 폭으로 떨어진 신축 아파트 가격에 비해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덜한 셈이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속한 동남권의 경우 5년 이하 아파트 변동률은 -0.08%, 20년 초과 아파트 변동률은 -0.01%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20년 초과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이 덜 하락한 배경으로는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이 꼽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강남3구에서는 잠실동, 신청동 인기 단지 위주로 하락거래가 발생했지만 도곡동,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재건축을 추진하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 144.2㎡은 지난 9일 50억원(14층)에 거래됐다. 이 평형 주택 가격이 50억원은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 1차 전용 196.2㎡의 경우에도 지난달 18일 80억원(9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대1차와 현대7차가 포함된 압구정3구역의 경우 서울시가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에 참여해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태다.

압구정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매수자 역시 실거주를 해야 함에도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집주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는 게 압구정동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대선을 앞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정비사업 규제 완화 공약을 내놓은 게 결정적으로 재건축 시장을 다시 들썩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최근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정비계획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게 재건축을 준비하는 인근 다른 단지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강남권은 여전히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 160.28㎡는 60억 2,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 58억원보다 2억2,000만원 상승한 신고가 거래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 아파트 모습. 2022.01.06.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강남권은 여전히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 160.28㎡는 60억 2,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 58억원보다 2억2,000만원 상승한 신고가 거래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 아파트 모습. 2022.01.06. [email protected]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 완화 대선공약과 함께 서울시의 신통기획 영향으로 도심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압구정 현대 아파트 등이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인근 단지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재건축 규제완화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자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하는 단지들도 잇따르고 있다. 노원구에서는 최근 3개월 동안 중계 무지개, 중계 주공4단지, 중계 건영2차, 하계 미성, 태릉 우성 등 5개 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했고, 영등포구에서도 신길 우성3차가 최근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했다.

다만 부동산 경기의 큰 흐름이 꺾이고 있어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권 대부분의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다 보니 실제로 거주를 해야 하니까 수요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매수세가 관망을 보이고 있는데다 이미 가격이 호가 위주로 많이 오른 상태라 재건축 가격이 무한정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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