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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보는 K아트&책]'째진 눈' 이소연 자화상·'자랑의 기술'

등록 2022.04.01 05:00:00수정 2022.04.01 08: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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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소연, 붉은머리-I red hair-I, oil on canvas, 110x90cm, 2010.

[서울=뉴시스]이소연, 붉은머리-I red hair-I, oil on canvas, 110x90cm, 2010.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잘한 일은 자랑을 하자."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소름이 돋아서, 겸연쩍어서, 머쓱해서, 막막해서?...말없이 성실한 당신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너무 나대는 거 아닐까?", "남들에게 미움받지 않을까?" 자랑이란 MBTI 앞자리가 E인 사람의 전유물인 것만 같다.

'자기 자랑'에 입을 막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영화 '싸움의 기술'도 기죽는 '자랑의 기술'(문학동네)이다.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라고 소리치는 그런 자랑 말고, '조용한 실력자'에 힘을 주는 책이다. 일 하나는 끝내주게 잘해도 자신이 이뤄낸 성취를 표현하기는 어려워한다면, 그 마음가짐을 깨는 실전에서 쓸 수 있는 팁까지 자랑의 기술 3단계 로드맵을 알려준다. "자랑이 아니다, 사실을 말할 뿐"이라는 ‘프로 자랑러’로 거듭나는 법이 담겼다.

저자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교육하는 PR 전문가 메러디스 파인먼으로 리더와 전문가의 능력을 개발하는 회사인 파인포인트를 설립했다.  ‘자랑의 기술 부트캠프’를 운영하며 수많은 여성 CEO와 젊은 전문가가 승승장구하도록 도왔다.

[서울=뉴시스]이소연, 청둥오리, oil on canvas, 115x105cm, 2013.

[서울=뉴시스]이소연, 청둥오리, oil on canvas, 115x105cm, 2013.



자기 얼굴을 자랑해서 성공한 화가가 있다. 째진눈의 카리스마가 강렬한 자화상으로 유명한 이소연 작가다. 2000년대 독일 유학시절 정체성 문제에 시달렸다. 한국에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떠난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10년간 삶은 자아 혼란을 생성했다. 섞일 수 없는 이방인이었다. 쭉 찢어진 눈, 생김새부터 다른 그의 얼굴은 어딜 가나 집중됐다. 동양 여성으로서 낯선 경계는 입을 꾹 다물게 했다.

조용한 반란은 화폭에서 시작됐다. 외계인 같은 반항기와 호기심을 드러냈다. '나 이런 사람이야!' 정면을 응시하는 당당한 마주봄으로 화면을 장악했다. '째진 눈의 카리스마.' 이소연 그림은 그렇게 세상에 떠올랐다. 2005년 독일 콜룸부스 아트파운데이션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고, 이후 독일 홍콩 서울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외국에서 설움과 우을을 벗고 자신을 캐릭터화한 '이소연 자화상'은 '자랑의 기술' 끝판왕이다. 그림속 인물과 똑같은 작가는 전시 개막식에 등장만 해도 '깜짝 퍼포먼스'다.

'당당한 태도’는 자랑에 임하는 최고의 마음가짐이다. 조용한 기부도 없다. '통큰 기부', '랜선 자랑(플렉스)'도 넘쳐나는 시대, 자랑은 생존 전략이다. 잘한 일을 마음속에 고이 간직하지 말자. "당신은 충분히 자랑할 자격이 있다."
[아침에 보는 K아트&책]'째진 눈' 이소연 자화상·'자랑의 기술'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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