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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세희, 500:1 뚫은 신데렐라 "1%도 기대 안했죠"

등록 2022.04.02 08: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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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박단단 역의 배우 이세희가 지난 31일 서울 광진구 가족엔터테인먼트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우 이세희는 지상파 드라마 처음으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 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메인 주연으로 캐스팅 되었다. 2022.04.0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박단단 역의 배우 이세희가 지난 31일 서울 광진구 가족엔터테인먼트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우 이세희는 지상파 드라마 처음으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 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메인 주연으로 캐스팅 되었다. 2022.04.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탤런트 이세희(31)는 하루 아침에 신데렐라가 됐다. 최근 막을 내린 KBS 2TV '신사와 아가씨' 오디션에서 경쟁률 500대 1을 뚫고 주인공을 꿰찼다. KBS 주말극은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즐기고, 시청률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만큼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초반에는 연기가 다소 어색했지만, 신인으로서 9개월간 50회가 넘는 작품을 끌고 갔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 만 했다.

이 드라마는 40대 신사 '이영국'(지현우)과 20대 흙수저 아가씨 '박단단'(이세희) 로맨스다. 1회 시청률 22.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 마지막 52회는 36.8%를 찍었다. 애초 이세희는 단단 사촌동생 '강미림'(김이경)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어머니가 유일하게 보는 게 주말극이라며 "연기 시작했을 때부터 '세희야 언제 주말 드라마 하니?'라고 물었다. 딸이 주인공이 돼 엄마도 믿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1%도 기대하지 않았다. 집 가는 길에 '두 번째 오디션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몇 시간 후 극본을 받았는데 단단이 대사였다. 오히려 안 될 거라고 확신해 아쉬운 마음없이 갔다. 아르바이트 경험을 살려 단단이와 씩씩하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비슷하다고 어필했다. 강아지랑 산책할 때 (소속사) 대표님이 전화로 합격 소식을 알려줬다. 너무 충격적이라서 순간 뇌가 멈추는 느낌이 들었고 눈물도 핑 돌았다."

단단은 영국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다. 지치지 않고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헤쳐 나갔다. 하지만 영국이 두 번이나 기억상실에 걸리는 등 답답한 전개가 이어졌다. 이세희는 "단단이 입장에서 그 상황이 유쾌하지 않았다"며 "빨리 (영국과) 잘 되고 싶은데 기억을 하지 못하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단단이가 늘 '회장님은 그 여자랑 안 될 거에요. 저를 좋아하니까요'라고 하지 않았느냐. 믿음이 있어서 잘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단단이는 진짜 굳세다"면서 "안타까운 상황이 많았지만 드라마에서 갈등, 고난은 필수요소니까. 해피엔딩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은 사별로 부인을 잃었다. 딸 '재니'(최명빈)와 '세찬'(유준서) '세종'(서우진)을 홀로 키웠다. 단단과 나이 차도 열네살이나 났다. 실제라면 아이 셋 있는 남자와 연애·결혼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이세희는 단단하지 않고 물렁하다"면서 "어려운 길을 가지 않는다"며 웃었다. "아이들이 우는 연기를 어쩜 그렇게 잘하는지···. 다들 똑똑해서 엄마가 극본을 보고 상황을 설명하면 다 알아듣고 연기도 잘 했다"며 "기운 받아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박단단 역의 배우 이세희가 지난 31일 서울 광진구 가족엔터테인먼트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우 이세희는 지상파 드라마 처음으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 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메인 주연으로 캐스팅 되었다. 2022.04.0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박단단 역의 배우 이세희가 지난 31일 서울 광진구 가족엔터테인먼트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우 이세희는 지상파 드라마 처음으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 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메인 주연으로 캐스팅 되었다. 2022.04.01. [email protected]


주말극은 '선배들과 호흡하며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김영옥(85)을 비롯해 차화연(61), 오현경(52), 이일화(51), 김가연(50), 박하나(37), 윤진이(32) 등과 연기하며 막내 역할을 톡톡히 했다. "KBS 드라마가 잘 될 수 밖에 없는 게 대기실을 같이 썼다. 남·녀로만 나눴다"며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같은 공간에 있다보면 친해질 수 밖에 없다. 김영옥 선배부터 엄청 쿨하고, 차화연 선배도 마음을 많이 열어줬다. 김가연 선배는 요리를 잘하지 않느냐. 코로나19로 같이 밥을 잘 못 먹으니 소분해서 갖다 줬다. 여배우들끼리는 집 주소도 알 정도로 교류를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세희는 지난해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지현우(38)와 함께 베스트커플상도 받았다. "부족한 게 많아서 '내가 받아도 되나?' 싶어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면서도 "정말 좋았다. 더 열심히 하라고 준 것"이라고 짚었다. 지현우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내가 신인이고 알려진 게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편하게 연기하라'고 했다. 신인이니까 한 번 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경우가 있는데 배려해줬다"며 "서로 '회장님' '박선생'이라고 불렀다. 초반에 '앞으로 회장님이라고 하면 딱밤 맞는다'하고 하는 신이 있었다. 실제로 오빠라고 못 하겠더라"면서 웃었다.

1년 가까이 주말극을 이끌며 힘든 점도 많았다. 카메라 위치를 파악하고, 맞춘 동선에 따라 연기해야 하는데 적응하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동선을 신경쓰면 감정에 집중이 안 된다. 카메라 셋을 동시에 돌리는데, 쭉 연결해서 찍는 게 아니라 뜰 때도 많았다. 감정을 연결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며 "이렇게 긴 호흡의 작품은 처음이라서 상대방과 감정을 깊이있게 교류하는 법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특히 신사와 아가씨 OST인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는 시청자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 몫 했다. 이세희 역시 OST 중 이 곡을 가장 좋아한다며 "임영웅씨가 구원투수였다. 주말드라마는 길어서 OST를 바꾸기도 하는데 쭉 나왔다.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감정 더 할까 말까?' 고민할 때도 '나머지 20%는 임영웅 OST 믿고 간다'고 했다"며 "믿고 듣는 임영웅씨였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박단단 역의 배우 이세희가 지난 31일 서울 광진구 가족엔터테인먼트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우 이세희는 지상파 드라마 처음으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 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메인 주연으로 캐스팅 되었다. 2022.04.0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박단단 역의 배우 이세희가 지난 31일 서울 광진구 가족엔터테인먼트에서 뉴시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우 이세희는 지상파 드라마 처음으로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에 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메인 주연으로 캐스팅 되었다. 2022.04.01. [email protected]


이세희는 2015년 나윤권 뮤직비디오 '364일의 꿈'으로 데뷔했다. '시네마틱드라마 SF8-하얀까마귀'(2020) '라이브온'(2020~2021)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2021) 등에서 연기력을 쌓았다. 어릴 때부터 막연히 배우를 꿈 꿨지만, 집안 환경이 좋지 않아 '경제적으로 빨리 도움이 되자'고 마음 먹었다. 대학에서 치위생학을 전공했고, 스물네살 때 뒤늦게 연기자 길에 들어섰다.

"어느 날 (치위생) 실습을 마치고 집에 와서 불 꺼진 천장을 봤다. 월요일이 아니라 주말만 기다리고 있더라.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엄마가 '해. 네 인생이잖아'라며 툭 내뱉었는데, 나중에 가족 핑계 대면서 못한 걸 '후회하지 말자'고 마음 먹었다. 치위생 면허도 다 따 놓은 상태였고 그 때도 적은 나이가 아니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앞만 볼 수 있었다. 천안에서 서울로 올라와 길거리 캐스팅이 됐고, 신생회사 연습생으로 들어가 연기 수업을 받았다. 운이 좋았다."

배우 원진아(31)와 천안여고 댄스동아리 동문이다. 원진아 역시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고, 뒤늦게 데뷔해 주목 받는 등 공통점이 많다. "언니가 한 학년 선배였는데 워낙 예뻤다. 데뷔 후 오디션장에서 한 번 마주친 적이 있다. 신사와 아가씨 한다고 하니 '너무 잘 됐다'고 축하해줬다. 이제 시작이라서 열린 마음이다. 기회가 주어지면 뭐든 하고 싶다. 배우로서 목표를 세운 건 없는데, 내가 연기하면서 느낀 감정을 시청자도 똑같이 느낄 때 짜릿하고 뿌듯하더라. 단단이처럼 결혼할 생각은 없냐고? 전혀 없다. 이제 일 해야지. 어딜 감히···. 회사가 듣고 있다(웃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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