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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오늘 장애인의 날...국립장애인도서관 가보니

등록 2022.04.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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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내 더부살이...100평 남짓 협소

기계가 책 페이지 넘겨주는 전동 페이지터너부터

'점자 컴퓨터' 정보단말기 등 구비…편의성 높여

코로나 이후 이용률 낮아져…주고객은 60대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오현정(왼쪽) 지원협력과 주무관이 독서확대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2.04.2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오현정(왼쪽) 지원협력과 주무관이 독서확대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2.04.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예상하신 거보다 더 협소하죠?"

국립장애인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담당자가 쑥스러운 듯 말했다. 실제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립 도서관'이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열람석 규모는 22석에 불과했다. 국립중앙도서관 내 1층의 한 공간만을 사용하고 있다. 100평 남짓한 규모다.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국립장애인도서관을 찾아가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시설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장애인들이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다. 2022.04.2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장애인들이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다. 2022.04.20. [email protected]


장애 유형 맞는 다양한 독서용 공간…대면낭독실과 영상실

국립장애인도서관엔 장애인 독자를 위한 독서 보조기기가 많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면낭독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영상실이 각각 3개의 방으로 개별 공간이 마련돼있었다.

"시각장애인도 전맹 시각장애부터 저시력 시각장애까지 다양해요. 시각장애 정도에 따라 책을 읽는 방식도 다릅니다."

대면낭독실에는 관계자의 설명대로 시각장애 정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보조기기가 달랐다. 시력이 0으로 빛조차 지각할 수 없는 전맹 시각장애인 독자는 낭독과 점자를 통한 독서가 필요해 주로 소리에 의존한 독서가 필요하다. 저시력 시각장애인은 독서 확대기를 통한 독서가 가능하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오현정(왼쪽) 지원협력과 주무관이 대면낭독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2.04.2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오현정(왼쪽) 지원협력과 주무관이 대면낭독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2.04.20. [email protected]


오현정 주무관은 "대면낭독실에 구비된 센스리더 프로그램(소리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도서 대체자료를 들을 수 있고 자원봉사자의 대면봉사자의 대면낭독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면낭독실은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사용이 재개됐지만 대면낭독 서비스는 일대일 대면이 이뤄지기 때문에 아직 제한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직접 조작해본 독서확대기는 단순히 확대만 가능한 것이 아닌 다양한 기능으로 독서의 질을 높이는 기기였다. 시야가 좁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확대는 물론 확대 시야를 한정할 수 있는 기능도 있었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배경색도 바꿀 수 있다. 확대기가 현재 확대한 부분의 텍스트를 인식해 낭독해주기도 했다.

영상실은 청각장애인 독자를 위한 공간이다. 2인용 소파와 함께 대형 스크린이 높인 방은 청각 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기가 구비돼있다. 수어 대체자료는 물론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이 원활하게 들을 수 있도록 데시벨을 맞춰주는 기기도 있었다.

"보청기나 인공 와우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은 기존 TV 스피커의 음향으로 들으면 주파수가 안 맞는 경우가 있어요. 보조기기로 데시벨을 조절하면 더 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오현정 지원협력과 주무관이 전동페이지터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2.04.2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오현정 지원협력과 주무관이 전동페이지터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2.04.20. [email protected]


장애인 독자 위한 독서 보조기기…전동 페이지터너부터 점자 정보단말기까지

개별 독서 공간 외에도 비장애인에겐 생소한 독서 보조기기도 도서관에 구비돼있다.

지체장애인을 위한 전동페이지터너는 스위치를 누르면 기계가 책의 페이지를 움켜쥐고는 넘겨준다. 리모컨으로 조작이 어려운 장애인 독자는 페달 등으로 조작도 가능하다. 지체장애인 독자의 전동 휠체어에 맞춰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책상도 열람실 공간에 구비돼 있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오현정 지원협력과 주무관이 점자정보단말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2.04.2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오현정 지원협력과 주무관이 점자정보단말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22.04.20. [email protected]


점자정보단말기는 한층 더 신식이다. 텍스트를 입력하거나 문서를 업로드하면 자판에 점자가 올라와 읽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오 주무관은 "점자로 된 컴퓨터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워드 프로세서를 열고 사용하는 방법을 능숙하게 설명했다. 타이핑을 할 때마다 점자가 올록볼록하게 올라왔다.

코로나 이후 낮아진 이용률, 여전히 부족한 대체자료

다양한 장애인 독자를 위한 기기가 있지만 실제 방문한 국립장애인도서관 곳곳에서 아쉬움이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이용률이 일평균 5명으로 저조하다. 이날 방문한 도서관에도 이용객은 3명에 불과했다.

이용 연령대도 다소 높다. 20~30대 장애인 독자들의 방문은 적은 편이며 주 이용 고객은 60대다. 그 밖에도 팬데믹 이후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어 방치된 세미나실도 눈에 띄었다.

 오 주무관은 협소한 공간의 아쉬움을 내내 표현했다. "국립 도서관인데 민간 장애인도서관보다 작다는 것도 그렇고… 더 좋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장애인이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다. 2022.04.2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장애인이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다. 2022.04.20.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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