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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간 전성시대②]'백억대 연수익'?…가상인간 얼마나 벌까

등록 2022.04.30 12:30:00수정 2022.04.30 12: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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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활동하는 가상인간…SNS 게시물 1개면 '1만불' 수익

국내 가상인간, 기술력 안 밀려…내수 시장은 아직 '태동기'

韓 가상인간 글로벌 진출은?…"해외 브랜드가 먼저 접촉"

미국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가상인안 '릴 미켈라(Lil Miquela)'. 미켈라는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14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릴 미켈라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가상인안 '릴 미켈라(Lil Miquela)'. 미켈라는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14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릴 미켈라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140억원. 단 1명의 가상인간이 1년 동안 벌어들인 수익이다. 가상인간 시장이 블루오션이라는 전망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 액수다. 국내에서도 시장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다양한 가상인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도 이러한 '1인 기업' 수준의 가상인간을 노리고 있을까.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가상인간이 모델·가수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활동하는 데서 알 수 있듯 가상인간 시장성의 핵심은 '인플루언서'(SNS 구독자를 통해 대중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것이다. 기업들이 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 등 소셜 네트워크(SNS) 광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구독자 수=수익'이라는 공식이 성립됐을 정도다.

'큰 물'서 노는 글로벌 가상인간들…SNS 글 하나에 '수천만원'

글로벌 마케팅 분석업체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브에 따르면 이러한 '가상 인플루언서' 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 상위 3명은 '루 두 마갈루', '릴 미켈라', '바비'다.

바비의 경우 우리에게 친숙한 인형의 모습을 그대로 가상인간으로 구현한 것이지만 마갈루와 미켈라는 실제 사람의 모습을 새롭게 만들어낸 개체들이다. 이 둘은 2022년 가상 인플루언서 예상 순위에서도 나란히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SNS 영향력을 보면 이러한 순위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가진 가상인간인 마갈루는 인스타그램·페이스북·유튜브 등 주요 SNS 구독자만 2500만명에 육박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브는 마갈루의 SNS 게시물 1개당 수익이 1만달러~1만7000달러(약 1250만원~2100만원) 수준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10개의 SNS 게시물만 올려도 최대 2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모델은 물론 이미 가수로까지 데뷔한 미켈라 또한 600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게시물 1개당 예상 수익은 6000달러~1만 달러(약 750만원~1250만원)에 달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브는 미켈라가 모델 활동, 광고 수익 등을 모두 합하면 지난 2019년 한해에만 140억원을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전 세계 가상 인플루언서 가운데 수위권에 올라있는 루 두 마갈루(Lu Do Magalu)와 릴 미켈라의 인스타그램. 둘 다 수백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사진=각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전 세계 가상 인플루언서 가운데 수위권에 올라있는 루 두 마갈루(Lu Do Magalu)와 릴 미켈라의 인스타그램. 둘 다 수백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사진=각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제 막 첫발 뗀 韓 가상인간…기술은 충분, 그런데 시장이 좁다

해외의 유명 가상인간들이 1인 기업에 가까운 수준의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국내 가상인간들은 아직 이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가상인간인 로지의 경우 연간 모델료로 '스타 신인 모델' 수준인 약 2~3억원을 받고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모델료 외에 가수 활동, SNS 광고 수익 등을 모두 합하면 로지의 연수익은 최대 10억원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충분히 높은 수준의 수익이지만 문제는 제작 비용이다.

업계에 따르면 로지가 나오는 3분 가량의 영상을 제작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약 3000~4000만원에 달한다. 영상 시간이 길어지거나 여러 영상을 제작하게 되면 비용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비용을 고려하면 연수익이 기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술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등장하는 가상인간들에는 최신 기술들이 꾸준히 접목되고 있다. 실제로 로지·한유아·김래아 등 국내 유명 가상인간들의 외형을 보면 마갈루나 미켈라보다 훨씬 더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기술적으로 밀리지 않는데도 막대한 수익 차이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활동하는 시장 규모가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외 가상인간들의 주 무대인 미국이나 남미 등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내수 시장은 매우 협소하다. 결국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도모하려면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가상인간의 특성이 큰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는 부분이다.
국내 대표 가상인간 중 하나인 로지(왼쪽)와 한유아.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대표 가상인간 중 하나인 로지(왼쪽)와 한유아.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브랜드가 韓 가상인간에 먼저 손 내밀어…로지·한유아 등 바다 건널까

로지, 한유아 등 우리나라 가상인간 기획사들이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하는 이유다.

국내 최초 가상인간을 표방하고 있는 로지는 '최초'라는 타이틀을 해외 진출에서도 이어가기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지의 제작사인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의 김진수 이사는 "이미 해외에서도 모델 계약 제시가 많이 들어오고 있고, 글로벌 브랜드 뿐만 아니라 각국의 로컬 브랜드들의 문의도 많다. 이미 촬영을 한 곳도 있을 정도"라며 "해외 진출과 관련해 언어 문제도 전혀 걱정이 없다. 지금 당장이라도 영어가 외국어로 말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의 한유아의 해외 진출을 검토 중이다. 한유아 또한 로지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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