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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학살 등 폭력의 역사 성찰...'발 없는 새'

등록 2022.06.03 0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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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발 없는 새 (사진= 창비 제공) 2022.06.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발 없는 새 (사진= 창비 제공) 2022.06.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권력, 폭력, 고통에서 빛을 발하는 인간 존엄을 탐구해온 소설가 정찬이 열번째 장편소설을 내놨다.

작가는 신간 '발 없는 새'(창비)에서 난징학살, 히로시마 원폭, 일본군성노예제, 문화대혁명 등 20세기 전반에 걸친 폭력의 역사를 새롭게 성찰한다. 

1983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중편소설 '말의 탑'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는 등단 후 40년에 가까운 시간, 늘 새로운 물음을 던지며 부조리한 고통의 실체와 숨겨진 진실을 찾아 밝혀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가공인물 '워이커씽'을 중심으로 장국영, 첸카이거, 아이리스 장, 최승희 등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가 세밀한 재현으로, 때로는 몽롱한 꿈의 장면과 같이 펼쳐진다.

소설의 제목이자 영화 '아비정전' 속 장국영의 유명한 대사이기도 한 '발 없는 새'는 땅에 내려앉아 쉬지 못하고 바람에 떠밀리듯 살아간 장국영의 생애와 소설 속 인물들의 어두운 운명을 암시한다.

소설은 베이징에서 중국 특파원으로 일하는 '나'가 장국영의 투신자살 소식을 접하며 시작된다. 나는 '난징학살 심포지엄'에서 만나 가깝게 지내오던 주인공 워이커씽이 장국영과 영화 '패왕별희’'의 감독 첸카이거와 깊게 교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워이커씽은 난징학살 직후 출생해 일찍 가족을 잃고 맹인 악사에게 음악을 배워 중국 각지를 정처 없이 떠돌며 살아왔다. 작품 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워이커씽의 악에 대한 집요한 탐구와 숨길 수 없는 깊은 허무는 그 개인이 지닌 슬픔뿐만 아니라, 폭력으로 점철된 20세기 역사의 그림자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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