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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못 알아본' 알포드 "OH! 레전드 선수인데"

등록 2022.07.13 17: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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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포드, 12일 삼성전서 '전 토론토 동료' 오승환에 끝내기 홈런

경기 후 영상 보고서야 4년 전 같은 팀에 있던 오승환이란 사실 깨달아…13일 만나 사과의 뜻 전해

KT 위즈 앤서니 알포드(왼쪽)와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사진=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T 위즈 앤서니 알포드(왼쪽)와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사진=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김주희 기자 = 지난 12일 KBO리그 데뷔 후 처음 끝내기 홈런을 친 앤서니 알포드(28·KT 위즈)는 잠자리에 들기 전 기쁜 마음에 영상을 다시 보다가 화들짝 놀랐다.

홈런포를 때려낸 상대가 4년 전 빅리그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었던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뒤늦게라도 알아차리긴 했지만 이미 알포드는 한 차례 '작은 사고'를 친 뒤였다.

경기 직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오승환에 대한 질문을 받자 "메이저리그 출신인 줄 몰랐다"고 답했던 것이다.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린 그는 1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 삼성 선수단이 도착하자마자 원정 라커룸을 찾았다. 오승환을 직접 만나 사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4년 만에 오승환과 마주한 알포드는 "어제 못 알아봐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자 오승환은 "원래 사람들끼리 못 알아보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 같이 있던 시간이 짧았고, 4년이 흘렀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며 대인배 면모를 보였다.

알포드와 오승환은 2018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잠시 함께 라커룸을 사용했다.

당시 알포드는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한 유망주로, 2018년 빅리그에서 13경기를 뛰었지만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머물렀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사진=삼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사진=삼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해 미국으로 진출한 오승환은 2017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로 토론토에 합류했다. 그리고 2018년 7월 콜로라도 로키스로 트레이드됐다.

사실상 둘이 마주친 시간은 2018년 5월 열흘 남짓으로 매우 짧다.

알포드가 "어제는 타석에 너무 집중하고 있었다. 오승환을 마지막으로 본 게 4년 전이기 때문에 바로 못 알아본 것 같다. 특히 미국에서는 유니폼에 'OH'라고 쓰여있는데, 한국에서는 한글로 '오승환'이라고 써있어서 더 알아보지 못했다"며 머쓱해한 이유도 납득이 된다.

그래도 리그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선수를 몰라봤다는 점에 대해 알포드는 계속 미안해했다.

알포드는 "레전드 선수이고,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다 발자취를 남겼다. 존중받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연신 사과의 뜻을 밝혔다.

4년 만의 재회는 꽤나 강렬했다. 알포드는 12일 3-3으로 맞선 9회말 오승환에게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날려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KBO리그 입성 후 알포드가 처음 때려낸 끝내기포였다.
KT 위즈 앤서니 알포드. (사진=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T 위즈 앤서니 알포드. (사진=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직후 "투수의 이력을 몰랐던 게 타석에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던 알포드는 이제 화려한 경력을 '잘 아는' 오승환을 상대해야 한다.

알포드는 "예전부터 동료들을 상대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더 잘하려고 하다보면 안 좋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상대가 누군지 잊으려고 한다"면서도 "다음에 만나면 살짝 그런 의식은 하게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몰라봤던 미안함은 있지만 당연히 승부를 양보할 생각은 없다.

알포드는 "나는 프로로서 내 계획을 가지고 매 타석에 임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경기는) 작은 전쟁과 같기 때문에 항상 선수의 이름이나 등번호, 이런 것과 상관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알아보게 될 오승환과의 재회를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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