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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석유·카슈끄지…바이든 정치적 과제 떠안고 첫 중동 순방

등록 2022.07.14 12:20:31수정 2022.07.14 12: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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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6일 나흘간 이스라엘·사우디 방문

석유 증산·이란 핵문제 등이 핵심의제

'암살배후' 사우디 왕세자 만남도 '주목'

[텔아비브=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인근의 아이언빔과 아이언돔 운용 기지를 둘러보며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왼쪽)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2.07.14.

[텔아비브=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인근의 아이언빔과 아이언돔 운용 기지를 둘러보며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왼쪽)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2.07.14.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중동 순방 길에 올랐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따라 방문하는데, 이스라엘에선 이란 핵문제가 사우디에선 유가 진정을 위한 석유 증산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도착해 중동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중동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성사됐다.

그는 이틀간 이스라엘에서 일정을 소화한 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이동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중동 방문은 특히 대선 당시부터 대립을 이어온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개선 여부를 놓고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일상 정상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유가가 치솟는 상황이어서 사우디를 비롯한 산유국과의 석유 증산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사우디는 전통적 우방이지만 2018년 사우디계 미국인인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가 암살당한 뒤 미국이 그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 악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때부터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왕따(pariah)"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고, 취임 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사우디와 정상급 교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치솟는 기름값에 미국 내 유권자 불만이 커지자 바이든 대통령이 전격 중동을 방문해 사우디 국왕 및 왕세자와 회담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살만 빈 알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및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며, 사우디에서 열리는 걸프협력회의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다만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은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살해됐는데 미국은 그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중동 순방을 앞두고 언론 기고문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이유를 직접 설명했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중동 순방은 국익에 근거한 결정"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와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현 중동정세는 18개월 이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동의 에너지 자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전 세계 에너지 공급 부담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서는 영향력 있는 국가들과 직접 접촉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란 핵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관리들은 입을 모았다.

이란은 2015년 미국·중국·프랑스·독일·러시아·영국과 함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했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제한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대이란 제재를 대폭 해제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5월 일방적으로 JCPOA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JCPOA 복원을 약속했지만 현재 협상은 교착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총리 등과 회담을 갖고 이란 핵 문제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의 연합 방공망 구축도 주요 의제다.

이날 라피드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이란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강력한 국제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르조그 대통령도 "이란과 친이란 무장세력은 이스라엘과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고, 중동 지역을 위태롭게 하는 최대 안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매체 채널12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이란보다 더 위험한 것은 핵무기를 보유한 이란"이라며 이란 핵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해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더 선호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란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선 최후의 수단으로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중동 방문이 부분적으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주 미국와 사우디와 차세대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에 조용히 서명했다며 그것은 중국의 5G 선도기업인 화웨이를 제압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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