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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류준열 "최동훈 감독 영화에 나오는 게 꿈이었어요"

등록 2022.07.17 0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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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 최동훈 신작 '외계+인' 주연 맡아

현대와 고려 오가는 SF무협판타지액션물

류준열 고려의 얼치기 도사 '무륵' 연기해

"감독님과 앞으로도 작품 계속하고 싶다"

"와이어로 시작해 와이어로 끝나는 액션"

[인터뷰]류준열 "최동훈 감독 영화에 나오는 게 꿈이었어요"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배우 류준열(36)은 신인 시절 소속사 대표와 했던 얘기를 꺼냈다. 당시 그는 회사 대표와 마주앉아 앞으로 배우로서 가진 목표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한다. 어떤 영화에 참여하고 싶고,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 등의 이야기 말이다. 그러다가 그는 한 가지 이야기를 덧붙였다고 했다. "최동훈 감독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요." 류준열은 그 꿈을 이뤘다. 그는 최 감독의 6번째 장편영화 '외계+인'의 주연 배우가 됐다.

"어느 날 대표님이 전화를 하셨어요. 대뜸 제가 본인한테 최동훈 감독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얘기했던 게 기억나냐고 하더라고요. 기억난다고 하니까, 이번에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 거예요. 울컥했죠. 행복하고 즐겁고 감사하다고 생각했어요." '외계+인' 개봉을 앞두고 류준열을 만났다. 그는 "'외계+인' 3부가 나오든 4부가 나오든, 최 감독님이 드라마를 하든 뭘 하든 감독님의 다음 작품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외계+인'은 1부가 오는 20일에, 2부는 내년 중 나온다.

'외계+인'은 독특한 영화다. 2022년과 1380년대 고려를 오가는 이야기인데다가 외계인과 로봇, 도사와 신선, 미래에서 온 사람과 과거에서 온 사람이 뒤엉키며 특별한 능력을 가진 신검(神劍)을 차지하기 위해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류준열은 신검에 걸린 현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나선 고려의 도사 '무륵'을 연기했다. 그는 우연찮게 신검을 찾는 일에 손을 댔다가 천둥 쏘는 여자 '이안'(김태리)은 물론이고 신선·외계인·미래에서 온 사람들이 벌인 소동에 휘말리게 된다.

장르를 구분하자면 SF무협판타지액션 정도가 될까. 어찌됐든 류준열이 연기한 무륵은 도술을 부리는 캐릭터로, 류준열은 러닝 타임 내내 화려한 무술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앞서 '봉오동 전투'(2019)나 '뺑반'(2019) 등에서 경험하긴 했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액션 연기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무협물 요소가 들어있는만큼 각종 와이어 액션도 소화해야 했다. 류준열은 '외계+인'에 출연을 결정하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약 1년 정도 이 영화를 준비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기간 기계체조를 배우며 액션 연기에 공을 들였다.
[인터뷰]류준열 "최동훈 감독 영화에 나오는 게 꿈이었어요"


"촬영장에 출근하면 와이어부터 차는 거죠.(웃음) 와이어로 시작해서 와이어로 끝나는 액션 연기였어요." 그는 와이어 액션을 영화 촬영에 비유했다. 많은 사람이 모여 하나의 호흡으로 하나씩 장면을 완성해가면 그게 영화가 되는 것처럼 와이어 액션 역시 배우와 스태프가 이심전심이 돼서 함께 호흡할 때 완벽하게 구현된다는 얘기였다. "제가 원래 운동을 좋아해서 와이어 액션 정도는 쉽게 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관객 여러분이 보는 '오케이 컷'은 똑같은 장면을 수십번 촬영한 뒤에 나온 마지막 컷입니다. 어렵긴 해도 일단 성공하면 희열감이 큰 게 와이어 액션이었어요."

류준열은 그렇게 완성한 액션 장면 중에 비밀단체 밀본 본부에서 벌어지는 액션 신을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으로 꼽았다. 가장 오래 찍었고, 공을 들였다는 게 이유였다. 한여름에 세트장 안에서 촬영한 탓에 매우 덥고 습했다고 한다. 이 장면 촬영 뒤에 류준열은 체중이 5㎏이나 줄었다. "제가 그때 도포가 세 겹 정도 겹쳐진 옷을 입었어요. 가장 바깥에 입은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면서 촬영했죠. 속옷을 하루에 두 세 번 갈아입었고요. 저뿐만 아니라 감독님과 모든 스태프가 최선을 다해 찍었습니다."

'외계+인'에서 류준열은 주로 김태리와 호흡을 맞췄다. 김태리가 연기한 천둥을 쏘는 여자 이안 역시 신검을 찾는 인물. 무륵과 이안은 신검을 가운데 두고 운명처럼 얽혀 있다. 이번에 개봉하는 1부에선 그들의 인연이 일부분 드러났고, 내년에 나올 2부에선 그들이 어떻게 엮여 있는 그 전모가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류준열이 김태리와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두 번째. 두 사람은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2018)에서 함께한 적이 있다. 그는 김태리를 "격하게 애정하는 동료"라고 표현했다.

"'리틀 포레스트'할 땐 지금처럼 친하지는 않았어요. 이번에 많이 가까워졌죠. 태리씨는 제가 인간적으로 의지하는 사람이에요. 배우로서, 그리고 배우가 아닌 그냥 류준열로서 제게 있는 두려움 같은 것을 태리씨에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게 참 힘이 되더라고요. 마음의 위안이 된달까. 영화 '돈'을 할 때 유지태 선배님이 동료 배우들과 가깝게 지내고 친구가 돼라고 했어요. 그게 40~50대가 됐을 때 큰 도움이 될 거라고요. 선배님이 한 말이 이해가 돼요."

'외계+인'에서 무륵은 말한다. "도란 갈고 닦아서 깨달을 때가 있고 문득 깨달을 때가 있다"고. 그러면서 무륵은 자신은 문득 깨닫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류준열은 아마도 자신도 무륵처럼 문득 깨닫는 타입인 것 같다고 했다. "영화를 가지고 대중과 어떻게 소통할지 즐거운 상상을 하다보면 연기를 어떻게 할지 문득 생각하게 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문득 생각하게 된다"는 얘기였다. 류준열은 '외계+인'을 하면서 영화라는 작업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다시 한 번 문득 알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주변 분들을 대하는 제 태도가 문득 바뀐 것 같아요. 더 따뜻해졌달까요.(웃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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