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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 진옥동 신한금융 차기 회장…조용병 '용퇴'(종합2보)

등록 2022.12.08 17: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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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지점장·SBJ은행 법인장 맡은 '일본통'

재일교포 주주의 지지 힘입어 회장 후보로

향후 최우선 과제는 내부통제·소비자 보호

조용병 "사모펀드 사태, 누군가 책임져야"

진옥동 신한은행장 *재판매 및 DB 금지

진옥동 신한은행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예상을 뒤엎고 신한금융그룹의 새로운 회장 후보로 확정됐다.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며 세대교체를 위해 물러난다. 진 행장은 일본 오사카지점장으로 재직하는 등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를 얻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회의를 열고 진옥동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전체 사외이사 투표 결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만장일치로 임기 3년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내년 3월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성재호 회추위원장은 이날 회추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불확실한 미래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함께 그룹 내 외부의 에너지를 축적하고 결집시키는 리더십을 갖춘 후보가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가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이를 기반으로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진 행장의 차기 회장 내정은 기존의 예상을 크게 뒤엎은 결정이다. 회추위 결과 발표 당시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진 행장도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면접을 준비했지만 이렇게 빨리 (회장 후보가 되는 상황이) 올 줄은 몰랐다"며 조용병 회장의 후보 사퇴에 대해 "사전에 별도의 이야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조용병 회장, 사모펀드 사태 책임·세대교체 위해 물러나

전임 조용병 회장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과 세대교체를 고려해 용퇴를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사모펀드 사태 때문에 고객들이 피해를 많이 본 점이다. 직원들이 징계를 많이 받았고 직접 CEO의 사표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주의'를 받았지만 누군가는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고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를 주는 게 조직을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옥동 행장 차기 회장 내정 배경은

회추위는 진 행장을 차기 회장에 추천한 이유에 대해 SBJ은행(신한은행 일본 현지법인) 법인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4년간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하며 리딩뱅크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지속적인 성과창출 기반을 마련해 온 점,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달성하는 경영능력과 더불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일본통' 진 행장…재일교포 주주 영향 작용했나

금융권에서는 '일본통'인 진 행장이 재일교포 이사 및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 차기 회장에 내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 이전까지 신한금융 회장직은 주로 오사카지점장 출신들이 맡아왔다.

진 행장은 일본 오사카지점장으로 재직했으며 신한은행의 일본 법인인 SBJ은행 출범을 주도했다. 이후 SBJ은행 부사장, SBJ은행 법인장을 거쳤다. 진 행장은 10여년 동안 일본에서 일하며 다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재일교포 주주들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신한금융의 주축인 신한은행은 재일교포 자본을 토대로 설립됐다. 지금까지도 재일교포 그룹인 '간친회'가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이러한 지배구조 덕분에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외풍'으로부터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0년 신한' 최우선 과제는 고객 신뢰 회복

신한금융 차기 회장에 내정된 진 행장은 '100년 신한'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고객 신뢰 회복을 꼽았다.

그는 "우리를 믿고 거래한 고객에게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많은 상처를 드렸다. 그 부분에 대한 신뢰 회복이 제일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시대적으로 요구되는 내부통제나 고객 보호, 소비자 보호가 가장 크게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라며 "지속가능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무적 이익의 크기보다는 그 기업이 오래가기 위해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 이유"라고 언급했다.

조직개편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지주의 이사로서 계속 논의해왔기 때문에 전혀 이견이 없다. 조 회장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사후 인사 등은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회장직 신설에 대해서는 "조 회장과 구체적으로 얘기해본 적이 없다"며 "지금부터 협의하면서 논의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진 행장은 1961년생으로 1980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7년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지점에서 근무했으며 2002년 한국으로 돌아와 신한은행 여신심사부, 국제업무팀을 거쳤다. 이후 일본 SH캐피탈 사장,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 등을 맡았다. 2015년 SBJ은행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며 2017년 신한은행 부행장을 맡고 2019년부터 신한은행을 이끌어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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