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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끝났다" 삼성SDS 사상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등록 2023.01.27 06:00:00수정 2023.01.27 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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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7조 돌파 사상 최대 실적 경신…주력사업인 물류는 '뒷걸음질'

지난해 2분기 정점 찍고 3, 4분기 제자리…글로벌 경기 직격탄

클라우드·첼로스퀘어 내세워 위기 돌파 모색…당장 매출은 쉽지않아

올해 마이너스 성장세 불가피할 듯

삼성SDS 사옥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SDS 사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삼성SDS가 지난해 연간 매출 17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9년 연간 매출이 10조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역대급 실적에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다. 이 회사 주력 매출원인 물류 사업 때문이다. 물류 매출은 지난해 2분기 3조84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다. 가팔랐던 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올해 삼성SDS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SDS 2022년 4분기 사업부문별 매출 및 영업이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SDS 2022년 4분기 사업부문별 매출 및 영업이익 *재판매 및 DB 금지



성장세 꺾인 물류…올해 전사 매출 마이너스 성장 불가피할 듯


26일 삼성SDS가 공시한 지난해 연간 잠정실적은 매출액 17조2347억원, 영업이익 9161억원.  전년 대비 각각 26.4%, 13.4% 늘어난 수치다. 신성장 동력인 클라우드 사업 매출의 약진과 이 회사 매출 60%이상을 차지하는 물류 사업 매출 확대 영향이 컸다.

사실 삼성SDS 매출 성장은 물류 사업 매출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이 회사 물류 매출은 2019년 4조8469억원, 2020년 5조7030억원, 2021년 7조9928억원, 2022년 11조2665억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전체 매출도 해마다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 치웠다. 실제 이 회사 2019년 연간 매출은 10조7196억원, 2020년엔 11조174억원, 2021년엔 13조63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17조234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삼성SDS 측은 "클라우드서비스플랫폼(CSP)과 관리서비스(MSP) 사업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 클라우드 사업부문 매출은 1조1627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3.4% 증가했다"면서 "물류 사업 매출은 항공 물동량 증가와 미주∙유럽 물류 서비스 확대 등으로 11조26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눈여겨 볼 대목은 물류 실적 추이다. 지난해 2분기 3조843억원으로 분기 매출이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3분기에 2조7110억원으로 줄었고, 4분기엔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2조7323억원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물류 매출의 하향화에 따라 올해 실적도 낙관적이지 않다. 증권가에선 올해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최대 -7%, 영업이익은 -2% 가량 떨어질 것으로 본다. 사상 최대 실적 파티는 끝났다는 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삼성SDS 매출 등락을 좌우하는 것은 물류 매출"이라며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물동량이 줄고 운임이 하락한데다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 비상경영에 따라 물류 매출 감소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S 물류 사업의 주요 고객은 삼성전자의 전세계 반도체·가전·휴대폰 사업장이다. 삼성SDS 지난해 3분기 전체 매출액에서 삼성전자 및 삼성전자의 종속회사의 매출 비중은 76.4%에 달했다.

삼성SDS도 할 말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해상 운송 운임 안정화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이다. 삼성SDS는 생산자인 화주로부터 상품을 받고 최종 배송하는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품을 운송할 선박 편이 줄어들자, 이를 확보하기 위해 화주 측에서 추가 비용 지불을 불사했던 것이 삼성SDS 물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

삼성SDS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지난해 중순 이후 해상 운송 수단이 확보가 쉬워졌고, 운임이 안정화되면서 물류 매출이 정상화됐다"고 말했다.
삼성SDS 2022년 4분기 물류 매출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SDS 2022년 4분기 물류 매출 *재판매 및 DB 금지



'첼로 스퀘어' '클라우드' 자구책 안간힘…매출 견인 아직은...


삼성SDS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물류 분야 계열사 의존도와 계절 등 환경적 요인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을 줄여나가기 위해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 스퀘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유럽 등으로 서비스 권역도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에는 첼로 스퀘어 기반으로 전체 대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신규 고객은 모두 첼로 스퀘어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또한 지난해까지는 한국 중국 동남아 등 수출이 많은 국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확산을 진행했다면 올해는 북미 유럽 등 수입이 많은 국가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뒷걸음질치기 시작한 물류 매출을 당장 견인할 수준은 아니다.  '첼로 스퀘어' 매출을 포함한 '물류 대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이 회사 전체 매출 11% 수준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첼로 매출은 현재 구체적인 수치를 외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전체 물류 사업에서 규모를 확대해가고 있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증권가에선 이 회사 클라우드 사업에도 기대를 걸어본다. 물류 매출과 달리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지난해 2분기 2727억원, 3분기 2992억원, 4분기 3418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전망도 밝다. 삼성SDS IT서비스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2% 성장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 또한 전체 매출을 견인 하기엔 아직 규모가 작다. 클라우드 매출 비중은 이 회사 전체 매출 7%에 그친다. 게다가 MSP에선 이 분야 양강인 메가존클라우드와 베스핀글로벌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삼성SDS가 당장 소기의 성과를 내긴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SDS 측은 삼성클라우드서비스(SCP)에 다양한 상품을 추가하고 글로벌 리전을 확대해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올해는 금융 등 보안이 강조되는 국내 규제 시장을 타깃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사업 확대하고,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해외 리전도 기존 5개에서 10개로 확대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 성장세에 따라 "영업관리(CRM)의 경우에는 세일스포스, 인력관리(HCM) 경우에는 워크데이, 공급망관리(SCM)는 오나인 등과 SaaS 업체와 긴밀한 협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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