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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던 준강남 흑석동 전셋값 10억→5억 '반토막'

등록 2023.02.01 06:00:00수정 2023.02.01 09: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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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전세금 받아 잔금 치르려는 집주인 많아

신규 입주 물량 증가…전셋값 도미노 하락 '뚜렷'

[서울=뉴시스] 흑석뉴타운 내 흑석리버파크자이 전경.

[서울=뉴시스] 흑석뉴타운 내 흑석리버파크자이 전경.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들이 많아서 전셋값이 하루가 다르게 빠지고 있어요."

지난달 31일 흑석한강푸르지오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입주를 앞둔 흑석뉴타운 내 흑석리버파크자이 임대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셋값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고금리에 전셋값 하락 기조가 이어지고, 입주 물량이 급증하면서 전셋값이 하루가 다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잔금이 급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더 내리면서 주변 아파트 단지들의 전셋값도 덩달아 하락했다"고 전했다.

'준강남권'으로 평가받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요동치고 있다. 1700여 가구에 달하는 신규 입주 물량이 흑석뉴타운에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전셋값이 최고가 대비 4~5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입주 예정 신축의 전셋값이 속절없이 떨어지면서 인근 구축 아파트들의 전셋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도미노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신규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흑석리버파크자이'(1772가구) 단지에서 총 343가구가 전세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전세 호가 10억원에 육박했던 전용면적 84㎡의 현재 호가는 5억5000만원으로 하락했다. 또 전용면적 59㎡ 전세 호가가 4억5000만원 수준으로, 5억원 대 형성된 주변 구축 아파트 같은 평형보다 낮다.

입주를 앞두고 전세 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면서 통상 전셋값이 낮아지는 점을 감안해도 하락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기조로 인한 전셋값 하락세가 장기화한 상황에서 매물 적체와 전세 수요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입주 물량까지 증가하면서 인근 단지들의 전셋값도 덩달아 하락하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2년 준공한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 2021년 10월 전셋값 11억5000만원에 체결됐지만, 현재 매물은 5억5000만원에서 6억원에 형성됐다. 또 흑석동 대장주로 꼽히는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0월 11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지만,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은 7억원부터 시작된다.

서울에선 정비사업이 완료된 대형 단지들의 입주가 2월부터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직방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6303가구다. 정비사업이 완료된 대규모 단지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3375가구가 2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또 동작구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 1772가구도 입주 예정이다. 이는 연내 가장 많은 물량이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입주 물량 공급까지 겹치면서 전셋값 하락 폭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셋값 약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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