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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외면…러 시베리아 가스공급관 기대에 '찬물'

등록 2023.03.23 09:52:49수정 2023.03.23 09: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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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으로 최대 유럽 시장 잃은 러

2004년 시작된 협상 최종 타결 노렸지만

시주석 외면으로 푸틴 부푼 희망 꺼졌다

[모스크바=AP/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중러 신시대 전면적 전략협력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 후 이를 교환하고 있다. 2023.03.22.

[모스크바=AP/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중러 신시대 전면적 전략협력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 후 이를 교환하고 있다. 2023.03.2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 방문을 계기로 중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시베리아 파이프라인(Power of Siberia 2 프로젝트)을 “세기적인 사업”이라고 크게 선전하면서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을 기대했지만 시주석이 모스크바에 체류하는 이틀 동안 외면해 찬물을 끼얹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최대 규모의 유럽시장을 잃은 러시아 국영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이 시주석 방문을 계기로 몇 년 동안 공을 들여온 러중 시베리아 파이프라인 개설 합의가 성사될 것을 절실하게 원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WP는 푸틴이 21일 2004년부터 이어져 온 시베리아 파이프라인 건설 협상과 관련한 “사실상 모든 변수”에 실질적 합의가 있었다고 밝혔으나 그의 발언은 중국으로부터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실패를 감춘 것이라고 폄하했다.

WP는 양국 공동성명에 “포괄적 에너지 부문 협력을 강화한다”고 모호하게 언급한 내용이 실은 시베리아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와 합의 노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WP는 시주석이 모스크바를 떠난 뒤 알렉산데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가 세부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며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WP는 시주석이 러시아와 관계가 “100년 이내에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파이프라인 문제를 두고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 때문에 갈수록 시주석에 더 의존하는 푸틴의 약점만 부각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WP는 러시아 국가에너지안보펀드 소장 콘스탄틴 시모노프를 인용,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은 중국이 러시아가 더 간절하다고 생각해 지연시킴으로써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WP는 또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 삼아 우크라이나, 조지아, 몰도바 등 인접국들을 압박해온 전례가 있다면서 중국은 지난 2019년 가동을 시작한 제1 시베리아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입을 늘리면서도 여전히 수입선을 충분히 다양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중국이 기존의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계약 규모와 국내 가스 생산으로 2035년까지 수요보다 공급이 초과하는 상황이 시베리아 파이프라인 건설 합의에 관건이 되고 있다고 WP는 강조했다.
 
WP는 또 중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고 푸틴이 실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렇다고 양국관계가 활짝 꽃피우는 건 아니다. 대등했던 양국 관계가 의존적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방문에서 상징적인 것 이상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러시아를 신중하게 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 러시아 경제 전문가 야니스 클루게 연구원 평가를 인용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파이프라인 개설 합의에 실패했다는 보도가 사실과 전혀 다른 “저질 가짜 뉴스”라고 깎아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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