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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AI기업, 日 찍고 세계로 간다

등록 2023.05.08 10:55:49수정 2023.05.08 11: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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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AI 기업 수 1900여개…2년 새 2배↑

세계 AI 민간투자↓…韓기업, 日서 신성장 모색

韓 AI기업, 日 찍고 세계로 간다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국내 인공지능(AI) 서비스 기업들이 일본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 일본 역시 챗GPT의 등장으로 AI에 관심이 높아졌고, 국가 차원에서도 AI 활용을 최우선 전략 목표로 삼고 있어서 국내 기업들이 일본을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뤼튼테크놀로지, 업스테이지, 엠로, 슈퍼브에이아이 등 국내 AI 기업들이 최근 일본 시장을 발판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뤼튼과 업스테이지는 생성형 AI 서비스로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 엠로는 일본에서 AI 기반 자연어 처리 기술(NLP) 관련 특허를 등록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웹 기반 AI 개발 협업 플랫폼을 운영하는 슈퍼브에이아이는 일본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낸다.

이들 기업이 선택한 일본 시장은 AI 기술 적용과 데이터 활용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군에서 AI를 적용하고 있는 선진적인 시장 중 한 곳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지난 1월 발간한 'IT & Future Strategy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AI를 통한 완전히 새로운 사회 '소사이어티 5.0'의 실현을 궁극적인 목표로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과제 해결이라는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AI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엔 AI 활용을 최우선 전략 목표로 추가했다.

특히 일본은 체계적인 연구개발 지원 체계를 바탕으로 2021년 기준 AI 학술대회 및 학술지 논문 발표 수 세계 5위를 차지했다. 특허 허가에서는 미국을 이어 2위에 자리한다.

한국 AI 기업 수 2년 새 2배↑…작년 세계 AI 민간투자↓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AI 시장 육성 정책을 펴고 있다. 그 결과 AI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체 수도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인공지능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AI 기업은 2020년 933개, 2021년 1365개, 2022년 1915개로 증가했다. 최근 2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세계적인 AI 민간 투자도 급격하게 확대됐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세계 AI 민간 투자는 18배 증가했다. 2021년에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2022년에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금리인상 등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AI 민간 투자가 감소세를 보였다. 세계 AI 민간 투자 건수도 전년대비 12% 줄었고, 새로 투자받은 AI 기업의 수 역시 17% 감소했다.

지난해 말 챗GPT의 등장으로 대중의 AI 관심도는 높아졌지만, 투자 시장 분위기는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자료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자료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AI 기업들, 일본 발판 삼아 글로벌 확대…"기술이 경쟁력"

이런 시장 변화 속에서 급속도로 증가한 국내 AI 기업들은 국내 경쟁을 넘어 일본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뤼튼은 지난달 20일 일본 도쿄 컨퍼런스에서 첫 번째 글로벌 서비스로 뤼튼 일본 버전을 공개했다. 국내 생성 AI 스타트업의 해외 수출로는 첫 사례다.

뤼튼은 스타트업임에도 대기업들과 함께 초거대AI추진협의회 임원사로 추대된 유망 기업이다. GPT-4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자체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글의 초안 작성을 돕는 50여가지 툴과 챗봇 서비스를 통합한 '뤼튼 2.0' 서비스를 운영한다.

뤼튼은 올해 초부터 글로벌 전담팀을 꾸려 일본 진출을 준비해왔다. 일본의 언어모델의 발전 속도와 시장을 고려했을 때 빠른 시일 내 생성AI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비영어권의 한 축인 일본을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세영 뤼튼 대표는 "뤼튼은 국내 최초로 생성AI 응용 서비스를 출시한 이래로, 현재 20만명의 실무자들이 활발히 사용하며 한국어를 가장 잘하는 생성 AI 서비스로 자리매김해왔다"며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과 글로벌 진출을 두 가지 주요 축의 성장 전략으로 비영어권 AI 생태계를 넓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AI 챗봇 서비스 '아숙업(AskUp)'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카카오톡 채널에서 출시 두 달여만 90만 이용자를 확보한 아숙업은 이날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LINE)'에도 공식 출시됐다. 아숙업보다 먼저 라인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140만 이용자를 둔 일본의 'AI챗군'과 경쟁을 시작했다.

아숙업은 오픈AI의 차세대 언어 모델인 GPT-4와의 단순 연동 수준을 넘어 이미지를 처리하는 OCR 기술, 실시간 검색, 이미지 생성 기능, 음식 인식 기능 등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업스테이지는 월간 활성 이용자 9400만 명에 이르는 일본 최대 메신저 플랫폼 라인에 아숙업을 결합, 이를 교두보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100만 채널 친구를 눈앞에 둔 국내 최고 챗 AI로 자리매김한 아숙업이 이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세계 최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고 혁신적인 AI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엠로는 시스템 상에 이미 저장된 품목 데이터와의 유사도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분류하는 기술로 일본에서 특허를 등록했다. 국내 기업이 구매 공급망관리 분야에 특화된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일본에서 특허를 등록한 사례는 엠로가 처음이다.

이 외에도 엠로는 일본, 미국 등에서 총 7건의 AI 관련 특허 출원이 완료돼 심사를 받고 있다. 엠로는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기존에 보유한 AI 관련 국내 특허 4건에 더해 해외 시장에서도 지식재산권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지난해 일본 진출을 결정하고 현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데이터 라벨링을 비롯한 전반적인 AI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데이터 관리, 모델링, 배포, 모니터링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 '슈퍼브 플랫폼'으로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CEO는 "일본은 선진적인 기술과 인프라를 갖춘 AI 시장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 AI 기술과 데이터 라벨링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이러한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 일본 법인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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