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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반년 만에 140엔대로…일본 '고물가' 장기화 우려

등록 2023.05.28 06:00:00수정 2023.05.28 15: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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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 견조, 인플레 압력 강해 금리 인상 장기화 조짐

일본은행, 금융완화 고수…미일 금리차로 엔화 매도 확산

엔화 약세로 수입 물가↑…결과적으로 소비자 부담 커져

[서울=뉴시스]엔·달러 환율 자료사진. 2023.05.26.

[서울=뉴시스]엔·달러 환율 자료사진. 2023.05.26.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25일(현지시간) 미 뉴욕 외환 시장에서 엔저가 진행돼 한때 약 6개월만에 달러당 140엔대로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 다음날인 2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이 한때 달러당 140엔대 초반까지 넘어섰다. 일본에서는 "다시 엔화 약세 기조가 강해지고 있어 일본의 고물가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엔화 약세의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금리 인상이 결정적 요인이다. 25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상향 조정됐다. 이외에도 견조한 경제지표 발표가 잇따르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은 강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간부들의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발언도 눈에 띈다.

일본 공영 NHK는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경제는 견조하고 인플레이션 수습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며 "이에 따라 미일 양국 금리차 확대를 의식하면서 엔화 매도, 달러 매수 움직임이 강해져 엔화 환율은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에 달러당 140엔까지 가치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당초 연준의 금리인상은 5월에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6월이나 7월에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해 이후에도 높은 정책금리를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대규모 금융완화책을 계속 고수하고 있는 일본과의 금리 차이가 두드러지면서 금리가 높은 달러를 사서 엔화를 파는 움직임이 강해졌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역사적 수준까지 하락했다. FRB가 지난해 3월 이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인상을 추진한 반면 일본은행(BOJ)은 장기금리를 낮추는 정책인 '일드커브컨트롤(YCC·장단기 금리조작)'을 비롯한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했다. 미일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그해 10월 한때 달러당 151엔대로 하락해 약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디만, 그 후 일본은행이 장기 금리의 상한을 인상하는 정책 수정을 한 데 이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둔해지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해 올해 1월에는 1달러당 127대까지 오르고 있었다.

이러한 엔고(円高·엔화강세)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건 10년만에 새로운 일본은행 수장에 오른 우에다 가즈오 총재였다. 우에다 총재가 "끈기 있게 금융완화를 계속한다"라는 방침을 나타내자, 다시 엔저 방향으로 기울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엔화 약세를 더 부추기는 모양새다.

엔화 약세는 일본이 수입에 의존하는 원유, 밀 등의 급등으로 이어져 물가가 크게 올랐다. 4월 소비자 물가 지수(가격변동이 큰 신선 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3.4%의 상승율을 나타냈다. 일본은행은 원자재 가격의 급등 진정 등으로 올해는 물가상승률의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다시 엔화 약세가 심화되면 물가 급등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고 아사히가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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