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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등록 2013.07.07 06:11:00수정 2016.12.28 07: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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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일본의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4)의 신작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국내 판매된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7월1일 정오부터 판다. 다른 서점에서는 오후 5시 이후에 살 수 있다.  24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서점을 통해 예약 판매를 한다. 예약 구매자 중 추첨을 통해 무라카미의 친필 사인본을 증정하는 등 이벤트도 벌인다.  민음사는 "작가 친필 사인본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호의로 특별히 제공된 것으로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무라카미가 '1Q84'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이다. 지난 4월 일본에서 출간, 7일 만에 100만부가 판매되는 등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도 출간 전부터 관련정보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관심이 쏠렸다. 초판 20만부를 제작할 예정이며 사전 서점 주문 17만부를 기록하고 있다.  kafka@newsis.com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민음사 펴냄)

 일본의 세계적인 스타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4)가 ‘1Q84’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장편소설이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르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다.

 “대학교 2학년 7월부터 다음 해 1월에 걸쳐 다자키 쓰쿠루는 거의 죽음만을 생각하며 살았다. … 그때라면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지방을 넘어서는 일 따위 날달걀 하나 들이켜는 것보다 간단했는데.”(7쪽)

 일본 초판 50만부 발행, 일본 출간 7일 만에 100만부 돌파, 한국 출판사들이 벌인 판권경쟁 등 출간 전부터 주목받은 하루키의 신작은 ‘우울’의 언어로 시작한다.

 ‘다자키 쓰쿠루’는 뛰어난 두뇌로 성적 톱을 놓치지 않는 ‘아카’(赤), 럭비부 주장 ‘아오’(靑), 음악적 감수성이 빛나는 미소녀 ‘시로’(白),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구로’(黑)까지 색채가 풍부한 완벽한 공동체에 속해 있었다. 이야기는 무리 중 저 혼자 이름에 색깔이 없는 ‘쓰쿠루’가 대학교 2학년 때 4명의 친구에게 절연을 선고받은 이후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다자키 쓰쿠루가 그렇게나 강렬하게 죽음에 이끌렸던 계기가 무엇이었는지는 명백하다. 어느 날 그는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던 네 명의 친구들에게서 ‘우리는 앞으로 널 만나고 싶지 않아, 말도 하기 싫어’라는 절교 선언을 받았다. 단호하게, 타협의 여지도 없이 갑작스럽게.”(10쪽)

 이유도 모르고 ‘선고’를 받아들인 ‘쓰쿠루’는 ‘봉합’된 채 머물러 있던 16년 전의 상처를 ‘극복’하고자 순례의 길을 떠난다. 렉서스 최우수 세일즈맨이 된 ‘아오’, 비즈니스 세미나를 경영하는 ‘아카’를 만나 ‘절교의 이유’를 묻는다. 돌아온 대답, 그리고 비극을 당한 ‘시로’의 소식은 충격적이면서도 의뭉스럽다. 쓰쿠루는 핀란드로 떠나 더 이상 이름 속 색깔로 불리기 싫은 ‘구로’를 만난다.

 “다자키 쓰쿠루에게는 가야 할 장소가 없다. 그것은 그의 인생에서 하나의 테제 같은 것이었다”(419쪽)

 한 때 완벽한 공동체를 이뤘던 이들을 만났지만 ‘쓰쿠루’가 16년 전 절연을 선고받았을 때와 달라지는 건 없다. 다만 책의 시작을 알렸던 ‘우울’의 언어는 ‘쓰쿠루’가 상처를 돌아본 뒤 담담하게 변주된다.

 “고등학교 시절, 다섯 명은 빈틈 하나 없이 거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들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했다. 구성원 모두가 거기에서 깊은 행복을 맛보았다. 그러나 그런 최고의 행복이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다. 낙원은 언젠가는 사라지는 것이다.”(428쪽)

 무라카미의 작품 중 눈에 띄게 단순하고 간결한 스토리지만 교차하는 시간, 미스터리 요소, 짧은 호흡의 문장이 독자의 시선을 붙잡는다. 작가는 “짧은 소설을 쓰려고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길어졌다. 별로 그런 경우가 없는데, 그러고 보면 ‘상실의 시대’ 이후 처음”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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