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김광한 팝스다이얼]'들국화' 주찬권, 몹시 그리울 것이다

등록 2013.10.22 09:28:47수정 2016.12.28 08:14:3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왼쪽부터 김광한, 최이철, 이진, 주찬권, 엄인호

【서울=뉴시스】왼쪽부터 김광한, 최이철, 이진, 주찬권, 엄인호

【서울=뉴시스】김광한의 '팝스 다이얼' <17>

 일부 음악팬들이 노래들으며 하는 말. "야, 노래 좋다. 보컬 누구니?"

 보컬 혼자 노래를 부르는 줄 아는 것이다. 록그룹 '들국화'를 마치 보컬 전인권(59)과 기타리스트 최성원(59)의 밴드로 아는 팬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팝송에 관심을 가진 팬들은 다르다. "이곡의 드럼은 누가?" "기타는 누구?" "작곡은?" "프로듀서는?" "창법은 개성이 없는데 드럼연주가 곡을 살렸네" 등을 인지한다.

 왜 다를까? 음악을 소개하는 DJ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1980년대 음악을 주로 듣는 통로였던 음악다방의 DJ들은 경쟁이 심했다. 선곡이 반응을 얻지 못하면 당장 잘렸다. 공부해야 살아 남았다.

 현재 가요방송 진행자 중 공부하는 DJ는 누구일까? 누가 K팝을 소개할 때 음악을 분석할까.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일 별세한 록밴드 들국화의 멤버 고(故) 주찬권씨의 빈소가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4호실에 마련돼있다. 향년 58세. 발인은 22일 오전. 2013.10.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일 별세한 록밴드 들국화의 멤버 고(故) 주찬권씨의 빈소가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4호실에 마련돼있다. 향년 58세. 발인은 22일 오전. 2013.10.21.    [email protected]

 팝송 DJ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명동 '딸라골목'에서 팝송 잡지를 구입해 사전을 펴놓고 밤새워 해석을 했다. 신촌과 이대 앞에 가서 여대생에게 커피 사주며 번역을 부탁하는 열성파도 있었다.

 연주자나 음악 제작 스태프를 알리려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바르지 못한 음악 소개 때문에 좋은 음악과 좋은 연주자들이 전혀 알려지지 않는 대한민국의 방송진행 방식, 언제 변할까? 이상한 소리로 청취자를 웃기려고 하거나, 말발이 좋은 유명인을 초대해 시간을 죽이는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한 어쩔 수 없다.  

 한국 록의 리듬을 책임지던 록그룹 '들국화'의 드러머 주찬권(58)이 갑자기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하니 심장이 뛴다. 인터넷에 주찬권을 소개한 글이 있어 옮긴다. "들국화 1집에서 세션으로 참가했던 최구희와 주찬권은 들국화의 영역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천재다. 이 중 주찬권은 팀워크에 기초한 드럼으로 그룹의 음악을 안정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들국화의 해체가 가시화될 때까지도 상대적으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집의 '또 다시 크리스마스'는 이미 그의 작곡실력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그가 오래 오래 그리워질 거다.

 DJ·팝칼럼니스트 cafe.daum.net/popda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