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현직 판사 '막말 댓글' 파문…"재판 못 맡긴다" 여론 비등

등록 2015.02.12 15:45:20수정 2016.12.28 14:34: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사적 가치관을 댓글로 표출할 정도의 판사라면 그 판사가 했던 판결이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수도권의 한 지방법원에서 근무하는 이모(45) 부장판사가 수년에 걸쳐 수천개의 '막말 댓글'을 달아왔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이번 일이 비단 개인의 일탈행동에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칫 심각한 사법 불신으로까지 이어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글이 적지 않은데다, 곳곳에서 상식 이하의 표현들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면서 이 부장판사가 20여년간 해온 판결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12일 "이 부장판사의 행태는 법관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을 넘어 국민들이 사법 불신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으로 비하한 20대가 구속됐다는 내용의 기사에 '모욕죄를 수사해 구속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것'이라는 내용의 댓글을 쓴 데 대해 "만약 세월호 유가족들이 사건 당사자라고 하면 이 부장판사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막말 댓글을 보면서 과연 이 사람이 20년 넘게 내린 판결이 제대로 된 판결이었을지도 의심을 하게 된다"며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때 이 부장판사가 그동안 내린 판결에는 당연히 이러한 편향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문제"라며 "판사라고 하면 많은 문제에 대해서 대중의 중립성보다 좀더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지 않겠나. 판사가 임용되면 이런 부분을 검증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법조계에선 지난 2011년 현직 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이라고 불렸던 이명박 전 대통령 패러디물을 올렸던 사건을 떠올리며 현직 판사들의 소셜네트워크활동(SNS)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법관 평가를 할 때 'SNS를 통해 사상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질문이 있는데 대부분 판사들은 사법부의 역할을 고려했을 때 활동을 자제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라며 "사법부의 권위와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글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판사는 자신의 댓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그런 댓글을 쓴 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렇게 심한 내용은 아니었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장 판사는 이날 선고할 사건 10건을 전날 갑자기 변론재개한 후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