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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바레인·수단·UAE도 이란과 외교 단절 및 격하 …사우디는 항공·교역· 여행 중단 선언

등록 2016.01.05 08:02:00수정 2016.12.28 16: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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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AP/뉴시스】이란 남성들이 3일(현지시간) 테헤란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앞에서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처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6.01.04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시아파 지도자의 처형을 계기로 최악의 갈등을 겪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관계가 이슬람의 양대 세력인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대결구도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바레인 정부는 이란과의 관계 단절을 선언하면서 48시간 이내 자국내 모든 이란 외교관들의 출국을 명령했다. 왕정체제인 바레인은 걸프 지역에서 사우디와 가장 가까운 국가로 꼽힌다. 게다가 왕가 등 지배세력은 수니파이지만 시아파 주민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사우디 만큼이나 시아파 세력의 준동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바레인의 이란 외교 단절 발표된 직후 수단 정부 역시 사우디와의 외교단절을 선언하고 하르툼 주재 이란 대사를 추방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외교단절까지는 아니지만 이란과의 관계를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급으로 격하시켰다. 이는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 간의 밀접한 상업적 관계를 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구도로 보면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를 중심으로 바레인, 수단,UAE가 집결하고 있고, 시아파 종주국을 자처하는 이란을 중심으로 이라크와 시리아, 그리고 예멘과 레바논의 반군세력이 손을 잡고 있는 모양새이다.

【 다이=AP/뉴시스】바레인 다이에서 2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르크 알님르 등 47명을 처형한 데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시위대가 들고 있는 플래카드에는 "우리는 굴복하지 않는다. #알님르"라고 쓰여있다. 2016.01.03 

 4일밤 이라크 바그다드 남쪽 바빌 지역에서는 수니파 모스크가 시아파 신도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심야 시간대여서 모스크가 비어있었던 탓에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시아파 정권 국가인 이라크에 종파 갈등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을 예고한 사건이라고 할 수있다.

 그런가하면 사우디는 이란과의 외교단절에 이어 항공 및 교역,여행 중단까지 선언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항공 운항과 무역 관계를 중단하고 사우디 국민의 이란여행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주바이르 장관은 "(갈등)상황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이란이지 우리가 아니다"며 "우리는 상황에 대응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아랍국가들에 전사를 파견하고, 레바논 사태에 개입하며 시리아에 혁명군과 최정예 쿠즈 군을 보내는 것은 이란이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의 항공 중단 발표에 맞서 이란 항공 당국도 이날 "사우디 정부의 외교관계 중단 결정에 따라 이란으로 향하거나 이란에서 오는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테헤란=AP/뉴시스】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슬람교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르크 알님르를 비롯해 47명을 등을 테러혐의로 처형한데 대해 격분한 이란 시위대가 3일(현지시간)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에 난입해 불을 지르면서 검은 연기가 건물 밖으로 치솟고 있다. 2016.01.03

 이슬람권에서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현재와 같이 외교단절 사태 등 최악의 국면을 치닫기는 1980년대 이후 30여년만에 처음이다.

 이같은 갈등은 시리아 사태를 해결하고, 극단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척결하기 위해 이슬람권의 양대국가 사우디와 이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미국의 전략에 큰 부담을 초래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AP 등에 따르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양측 당사국에 중동 지역의 긴장 상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자제심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지역의 안보 취약성과 불안정성이 종파주의와 맞물려 악화하는 것을 지켜봐 왔는데 이는 절대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면서 "모든 관련국 국민이 중동 지역 전체의 상호 이익을 증진시키는 방식으로 양국 간 갈등 해결을 위한 가교역할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사우디와 이란 외무장관과 접촉해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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