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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트럼프 돌풍,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나

등록 2016.03.11 10:09:13수정 2016.12.28 16: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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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각종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공화당 기득권이 트럼프의 경선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 공세에 돌입했지만, 트럼프 후보는 지난 8일 실시된 경선 4곳 중 미시간과 미시시피 주 등 3곳에서 승리하며 대세론에 다시 불을 붙였다.

 트럼프 후보의 인종차별, 여성 비하 발언 등 막말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서슴없이 비판하는가 하면 베트남전 당시 포로로 잡힌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을 조롱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관타나모 수용소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테러 용의자에 대한 물고문을 부활하겠다고 공언했다. 안보에 대해 무지를 드러내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군부가 그의 명령을 거역한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트럼프가 예상 외로 많은 지지를 얻자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월 24일 사설에서 공화당 지도자들은 그를 멈추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고 로버트 졸릭 등 미국의 외교 전문가 수십 명은 그가 지도자로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워싱턴포스트는 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주한미군 분담금을 놓고 한국에 시비를 걸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한국을 비롯해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의 편협하고 자극적인 외교정책도 문제가 되고 있다. 그는 멕시코를 불법 이민자를 보내는 나라고 규정했고 중국을 무역보복의 대상으로만 인식했다.

 심지어 그가 대통령이 되면 캐나다 등으로 이민을 가겠다며 불안감을 드러내는 미국인도 적지 않다.

 자질론이 부각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뭘까.

 세계적 석학인 노암 촘스키는 트럼프의 인기 이유에 대해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사회가 붕괴되면서 이에 분노하는 백인 소외계층을 대변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기성 정치에 실망하고 환멸을 느끼며 새로운 인물에 목말라하는 유권자들이 늘어난 것도 ‘트럼프 돌풍’의 또 다른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민생을 외치지만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하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정치권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무늬만 혁신을 외치는 낡은 패러다임을 고수한다면 결국 유권자들의 정치불신을 자아낼 것이 자명하다.

 정치인 등 지도자들이 사회 불평등 해소와 같은 시대적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치러질 총선과 대선 등 주요 선거에서 '트럼프 돌풍'이 들이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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