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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승낙없이 결혼"… 파키스탄 '친딸 화형' 어머니 구속

등록 2016.06.08 23:40:32수정 2016.12.28 17: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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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영국 BBC방송은 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경찰이 라호르 시에서 가족의 승낙을 받지 않고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딸을 화형에 처한 어머니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지나트 라피크(Zeenat Rafiq)라는 젊은 여인이 침대에 묶인 채로 화형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라피크의 시신을 검시한 결과 목이 졸리는 등 고문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라피크의 어머니 파르빈(50)은 딸의 시신이 불태워진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BBC방송> 2016.06.08.

【서울=뉴시스】영국 BBC방송은 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경찰이 라호르 시에서 가족의 승낙을 받지 않고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딸을 화형에 처한 어머니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지나트 라피크(Zeenat Rafiq)라는 젊은 여인이 침대에 묶인 채로 화형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라피크의 시신을 검시한 결과 목이 졸리는 등 고문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라피크의 어머니 파르빈(50)은 딸의 시신이 불태워진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BBC방송> 2016.06.08.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파키스탄에서 결혼문제로 젊은 여인을 화형에 처하는 끔찍한 ‘명예살인’ 사건이 한 달 사이 3건이나 잇달아 발생했다. 영국 BBC방송은 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경찰이 라호르 시에서 가족의 승낙을 받지 않고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딸을 화형에 처한 어머니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지나트 라피크(Zeenat Rafiq)라는 젊은 여인이 침대에 묶인 채로 화형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라피크의 시신을 검시한 결과 목이 졸리는 등 고문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라피크의 어머니 파르빈(50)은 딸의 시신이 불태워진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라피크는 결혼을 반대하는 가족들을 피해 애인과 함께 도망을 나왔다. 그리고는 법원에 혼인 신고를 한 뒤 시댁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라피크의 시댁으로 어머니 파르빈이 찾아왔다. 어머니는 가족들과 화해를 하고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려주겠다면서 딸을 친정으로 꼬여 냈다. 그리고는 잔인하게 화형을 시킨 것이다. 경찰은 라피크의 오빠의 연루 여부도 조사를 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결혼 문제로 화형을 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3건이나 벌어졌다. 지난달 30일에는 19살짜리 젊은 여교사인 마리아 사다퀘가 결혼 제의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산채로 화형을 당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사다퀘를 살해한 용의자 5명 중 2명을 체포했고, 3명을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다퀘는 심하게 구타를 당한 뒤, 산 채로 불에 태워졌다. 심한 화상을 입은 그녀는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1일 끝내 숨을 거뒀다.

 피해 여성의 이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다퀘가 교사로 일했던 학교재단 이사장 아들과의 결혼을 거절해서 죽임을 당했다"며 "6개월 전에 학교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아들과 결혼할 것을 강요했는데, 그 아들은 유부남으로 딸까지 있었다. 사다퀘보다 나이도 곱절이나 많았다"라고 밝혔다.

 한 달 전에는 아보타바드(Abbottabad) 인근의 마을 어른들은 한 10대 소녀를 살해하라고 지시했다. 그 소녀가 친구의 애정도피 행각을 도왔다는 이유에서 였다.

 파키스탄에서는 결혼이나 구애와 관련해 남성 측이 망신을 당했다고 생각되면 여성이나 그 여성의 가족에게 테러를 가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HRCP)에 따르면 파키스탄에는 약 70%의 여성이 가정 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다.

 지난해 1096명의 여성이 가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친족에 의해 명예살인을 당했다. 명예살인은 정혼자와의 결혼을 거부하는 등 가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됐을 때 가족을 죽이는 이슬람 국가의 관습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펀잡 지방에서는 지난 2월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모든 악습을 금하는 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슬람 정치단체들을 포함한 30개의 종교그룹들은 만일 해당 법을 폐지하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항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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