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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정재 "반공영화요? 이해하지만 과격한 표현은 섭섭"

등록 2016.07.28 10:37:38수정 2016.12.28 17: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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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장학수 역을 맡은 배우 이정재가 27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7.28.   park7691@newsis.com

■영화 '인천상륙작전' 해군 대위 처음으로 '리더'역할 "집중하는 것 자체 재미…긴장도 높은 인물 계속 맡아"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그런데 저도 연기하면 할수록, 나이가 들면 들수록 연기에 애착이 가요."

 배우 이정재(43)는 신작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에 함께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 리엄 니슨에 대해 "그 나이에도 여전히 그런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게 참 대단했다"고 말하며 이같이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나도 저런 배우가 돼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고 했다.

 이정재는 열연한다. '하녀'(2010) 이후 그의 연기를 꾸준히 본 관객이라면 알 수 있다. 다양한 장르, 각기 다른 캐릭터를 오가는 이정재는  누가봐도 최선을 다해 연기한다. 쉬운 연기는 없었다. 폭력 조직에 잠입한 경찰('신세계'), 조카를 죽이고 왕이 되려는 삼촌('관상'), 조국을 버린 변절자('암살') 모두 배우로서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 역할이었다.

 '인천상륙작전'도 마찬가지다. 그가 연기한 해군첩보부대 대위 '장학수'는 북한군의 정보를 빼내기 위해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는 인천 사령부에 잠입하는 인물이다. 인천지부 사령관 '림계진'(이범수)을 속이고 첩보작전을 성공시켜야 하는 특수임무를 맡은 만큼, 시종일관 긴장감 유지해야 하는 캐릭터다.

 그는 "이런 연기를 쭉 이어온다는 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어떤 날에는 촬영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면, 뻗어버리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집중하는 것 자체, 또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재밌다"며 "그래서 다소 긴장도가 높은 인물을 계속해서 맡게 된다"고 말했다.

 장학수를 연기하는 이정재의 키워드는 두 가지였다. '책임감'과 '리더'.

 책임감이라는 건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는 사건을 소재로, 실존했던 인물을 연기하는 데서 오는 일종의 부담감이다. 그가 연기한 장학수는 인천상륙작전의 발판이 됐던 첩보작전 'X-RAY'를 이끈 임병래 중위(?~1950)가 모델인 인물이다.

 이정재는 "굉장히 부담스러웠고,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뜨거워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분들의 노고에 누가 되지 않으려는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장학수 역을 맡은 배우 이정재가 27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7.28.   park7691@newsis.com

 흥미로운 건 그가 그런 부담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이정재는 "이 작품이 실화이고, 내가 연기하게 될 인물이 실존했던 분이라는 점에서 가장 끌렸다. 우리가 잘 알지 못 해던 사실을 영화를 통해 전한다는 것도 좋았다. 이런 좋은 일에 동참한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이정재에게 이번 작품이 도전이라면 도전일 수 있었던 건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으로 '리더' 역할을 맡았다는 점이다. 장학수는 그의 부대원들과 함께 인천에 잠입해 들어간다. 부대원들은 철저히 장학수의 지시에 의해 움직인다.

 그는 이와 관련 "대사 한 마디를 내뱉더라도 이전보다 더 설득력 있게 들릴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다"고 했다. 이정재는 "단순하게 세게 말한다고 해서 인물의 말에 권위가 생기고, 힘이 생기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 톤을 찾아가는 게 중요했다"며 "장학수를, 상황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부대원들의 신뢰와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인물로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배우로서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것도 있지만, 이 역시 이 사건에 실제로 참여했던 분들을 생각하면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이 영화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정재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인천상륙작전'은 여전히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평단은 이 영화를 두고 '시대착오적인 반공영화'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이정재에게 이 부분에 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이정재는 "걱정을 정말 많이 했다"며 웃었다.

 "어떤 의미로 하는 말인지 압니다. 충분히 이해해요. 우리 영화에 대한 그런 시선, 그 또한 소중하죠. 그런 과정을 통해 더 좋은 영화가 나오는 거니까요. 하지만 너무 과격한 표현을 쓰시는 걸 보면 좀 섭섭하더라고요.(웃음)"

 '인천상륙작전'은 개봉일인 27일 46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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