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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한 달] 승패 영향 줄 남은 변수들

등록 2016.10.06 06:48:43수정 2016.12.28 17: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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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크런=AP/뉴시스】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3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10.4.

【애크런=AP/뉴시스】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3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10.4.

건강문제, 납세 의혹 등 변수 많아  2차 TV토론 성적 지켜봐야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클린턴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많은 변수들이 남아 있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실시된 대선후보 1차 TV토론에서는 클린턴 후보가 판정승을 거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는 물론 클린턴 후보도 부동층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선거를 앞두고 무려 30%에 이르는 부동층을 누가 흡수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이 종반전에 접어든 가운데 선거 막판 대선의 승부를 가를 변수들을 살펴봤다.

 ◇후보들의 건강문제

 클린턴 후보는 지난달 11일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테러 15주년 추모식에서 휘청이는 모습을 보여 그의 건강상태를 둘러싼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날 클린턴 후보가 추모현장을 급히 떠나는 모습을 당시 현장에 참석했던 이들의 스마트폰 동영상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검은 색 밴에 오르는 장면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과연 클린턴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심하게 하였다.

 의료진은 클린턴 후보가 폐렴 증세가 있다며 이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지난 2012년 뇌진탕 증세를 보인 뒤 혈전이 발견돼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 진영은 클린턴 후보가 의료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계속 공격을 가했다.

【푸에블로=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3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10.4.

【푸에블로=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3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10.4.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14일 미국의 건강 TV 프로그램인 '닥터 오즈 쇼(Dr.Oz Show)'에 출연해 자신의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알렸다. 클린턴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자 자신이 건강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한 것이다. 트럼프의 주치의인 헤롤드 본스타인 박사는 "트럼프의 체중은 '과체중' 범주에 속하지만,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아주 훌륭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가 계속 열세를 보일 경우 선거 막판 다시 클린턴의 건강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

 ◇납세기록 공개 vs 이메일 스캔들 추가 폭로

 트럼프 납세기록 역시 이변을 초래할 주요 변수가 될 소지가 충분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일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트럼프가 1995년 9억1600만 달러(약 1조113억 원)의 손실을 신고해 18년간 연방소득세를 면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불법행위는 아니어도,트럼프는 대선 후보로서의 도덕성에는 중대한 타격을 받게 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 대다수가 정당하게 세금을 내지 않는 행위를 '비애국적 행동'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검찰은 또 트럼프가 설립한 '도널드 J. 트럼프 재단'이 적법한 등록 절차를 따르지 않고 후원금을 받았다며 모금 활동을 즉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가 대형 악재로 수세에 몰린 사이 클린턴은 지지율을 끌어 올렸다.

 지난 3일 공개된 CNN/ORC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은 트럼프와의 양자 대결에서 51%의 지지율을 확보해 트럼프(45%)를 6%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트럼프는 세금 의혹에 트럼프 재단 모금 중단 명령까지 내려지면서 최대위기에 봉착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도 변수 가능성이 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지난 6월부터 클린턴과 관련된 자료들을 폭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어산지는 지난 4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위키리크스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영상을 통해 "앞으로 10주 동안 매주 한 차례씩 다양한 문제에 대해 폭로할 것"이라며 "내달 8일 대선 전에 클린턴에 대한 발표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될 내용 중에는 전쟁, 무기, 석유, 구글 및 미국 대선에 관한 중요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클린턴의 대선 가도에 타격을 줄 만한 '10월의 깜짝뉴스(옥토버 서프라이즈)'가 예고된 날이었지만 폭탄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어산지는 지난달 7일에도 "우리는 꽤 확실한 자료를 갖고 있다"며 "다음 주 또는 그 후에 몇몇 자료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한 바있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CNN/ORC이 미 대선후보의 1차 TV토론 후 '어느 후보가 더 잘했나'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62%가 '클린턴이 더 잘했다'에 응답했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CNN/ORC이 미 대선후보의 1차 TV토론 후 '어느 후보가 더 잘했나'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62%가 '클린턴이 더 잘했다'에 응답했다.  [email protected]

 대규모의 총격 사건이나 테러도 선거에 변수가 될 요소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안보와 관련된 사건이 터지면 트럼프에 유리할 수 있지만 대형 테러나 총격 사건이 발생한 경우 어느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2차 TV토론이 분수령

 트럼프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며 위기에 놓였던 클린턴 후보는 첫 TV토론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전에 철저히 TV토론을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클린턴 후보는 시종일관 차분하게 토론에 임했지만, 트럼프 후보는 후반부에서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흔들렸다.

 클린턴 후보는 토론회에서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사용에 대해 짧고 명확하게 실수를 인정했다. 또 건강 이상설에 대해 국무장관 시절 수많은 국가를 방문했고 의회 청문회에서 11시간 동안 증언한 전력도 있다며 충분한 체력을 갖췄다는 점을 부각했다.

 반면 트럼프는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다소 엉뚱한 대답을 했다. 트럼프 후보는 1차 TV토론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오히려 세금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또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이면서 궁지에 몰렸다.

 트럼프가 오는 9일 2차 TV토론에서 세금 의혹에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하거나 1차 TV토론 때처럼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판세는 클린턴 쪽으로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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