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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눈감고 귀막은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

등록 2016.11.28 16:58:14수정 2016.12.28 17: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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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용/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의 행태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퇴진을 요구하는 당안팎의 주문에 모른 척하며 고개를 돌리더니 정치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에 대해서도 조직적으로 반발할 뜻을 비치고 있다.

 그러다가 이젠 친박계 3인과 비박계 3인으로 구성된 6인 중진협의체가 당 내홍을 수습하겠다고 내놓은 합의안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갈수록 태산이다.

 친박 지도부는 28일 6인 중진협의체가 비박계 추천 인사로 비대위원장을 결정키로 합의하자 발끈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중진 협의체의 합의 소식을 전해들은 후 "이런 식으로 주류, 비주류를 기정사실화하면 당의 화합이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조원진 최고위원도 "초재선 의원들 의견도 받아보겠다"고 떨떠름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비주류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정치적인 목적이 들어가 있더라"고 비박계의 당 장악 의도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내엔 중진 6인 협의체도 있고 초재선 협의체도 있다. 다양한 당내 구성원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를 할 것"이라고 중진협의체 대표성을 문제삼기도 했다.

 협의체에는 자신들을 대변하는 친박 중진이 절반이다. 오히려 협의체 대표성에 불만을 품는 쪽은 비박계인데 친박 지도부가 이를 문제 삼으며 합의안에 부정적 의사를 나타내고 있으니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친박 지도부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이번 합의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괜찮은 절차"라고 평가했고, 비박계 내부에서도 큰 이견이 나오지 않았다. 당내 화합을 강조하고 있는 친박 지도부만 흔쾌히 동의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광화문 앞의 촛불 민심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를 아랑곳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행보에 많은 이들이 극도의 불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수백만 인파의 함성이 들리지 않느냐는 비판을 SNS 상에 마구 쏟아내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는 뭐가 다른가. 비박계와 중간 지대 의원들이 동의하는 합의안에 자신들만 고개를 돌리고 있다. 박 대통령의 불통 정치와 다를바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자신들이 현 사태에 대한 뚜렷한 수습안을 내놓는 것도 아니다. 친박의 생존을 위해, 정확히는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 연장을 위해 일단 모든 제안을 거부한 채 그저 '무조건 버티기'만 생각하는 것 같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의 평행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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