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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고전소설 3편 첫 공개, 산곤륜전·허인전·효우창선록

등록 2016.12.02 17:50:53수정 2016.12.29 19: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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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산곤륜전

【서울=뉴시스】산곤륜전

【서울=뉴시스】신동립 기자 = ‘신발굴 고전 소설의 작품 세계와 자료적 가치’ 학술대회가 6일 오전 10시 국립한글박물관 강당에서 열린다.

 ‘산곤륜전’, ‘허인전’, ‘효우창선록’ 등 한글 고전소설 3편이 최초로 소개된다. 양승민 선문대 교수가 ‘산곤륜전’, 권혁래 용인대 교수가 ‘허인전’, 차충환 경희대 교수가 ‘효우창선록’을 설명한다.  

 ‘산곤륜전’은 1911년 필사된 고전 소설이다. 동종의 같은 책이 없는 유일본이다. 108장 분량의 중장편으로 글씨가 작고 매면 행자수가 많아 보통 소설책으로 치면 3권 3책 분량에 해당한다. 산곤륜과 유화월, 남녀 주인공이 운명적 액운을 겪고서 출장입상(出將入相)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환상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특히 기존 소설을 변용한 수법이 절묘하다. 어떤 소설의 대목을 그대로 가져다 베껴 쓴 것이 아니라 독서 경험을 토대로 한 기억에 의거해 자유자재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녹여내고 있다. 창의적인 작법과 요소들이 대거 나타나는 흥미진진한 내용에 서사적 구성, 언어와 문체 등에서도 참신하고 실험정신이 두드러지며 완성도가 높은 수작으로 평가된다.  

【서울=뉴시스】허인전(연출사진)

【서울=뉴시스】허인전(연출사진)

 ‘허인전’은 한 번도 소개되지 않은 고전 소설이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장본이 유일본이다. 156장의 상하 2권 2책이며 글자 수는 대략 15만2000자다. ‘춘향전’의 장편 이본 ‘남원고사’의 분량이 10만자인데, 이보다 1.5배 이상 많다. 장편 군담소설 유형에 속한다. 명나라 정덕제 무종이 양자로 들인 류경복이란 이가 역모를 일으켜 황위를 찬탈한 뒤 충신 허운과 아들 허인이 그에 맞서 싸워 무종의 아들 홍으로 하여금 황위를 되찾게 한다는 이야기다. 고소설사의 전통을 이어받아 창작된 20세기 초의 새로운 장편 군담소설 작품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삼국지연의’의 세계관과 창작수법을 수용해 창작한 소설이자 대체역사소설이라는 점에 가치가 있다.

 ‘효우창선록’은 한글필사본 고전 소설로 유일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162장의 비교적 장편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유려하고 정연한 민체(民體)로 필사돼 있다. 양반의 매신(賣身), 즉 몸을 팔아서 남의 종이 된다는 다소 심각한 사회현실과 효심, 우애, 시은, 보은, 신의 등의 도덕적 가치를 담지한 일련의 삽화를 옴니버스 식으로 실에 구슬을 꿰듯 순차적으로 연결해 창작했다. 이러한 구성을 위해 조선후기 문헌에 실려 있는 야담이나 일화 그리고 다른 고전 소설 작품에 들어 있는 삽화 등이 일부 활용됐다. 창작 시기는 1910년대 이후로 보이는데, 이 무렵 창작된 고전 소설 중 이 작품과 같은 문제의식과 서사 형태를 지닌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서사 형식을 개척한 문학사적 의미가 있다.

【서울=뉴시스】효우창선록

【서울=뉴시스】효우창선록

 김철민 국립한글박물관장은 “4만여점에 이르는 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눈여겨볼 것 중 하나가 고전 소설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그동안 박순호 원광대 명예교수 소장 자료를 포함한 상당 수량의 고전 소설을 수집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박 교수가 소장한 소설 중에서 신발굴 자료의 일부를 처음 일반에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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