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고전소설 3편 첫 공개, 산곤륜전·허인전·효우창선록
【서울=뉴시스】산곤륜전
‘산곤륜전’, ‘허인전’, ‘효우창선록’ 등 한글 고전소설 3편이 최초로 소개된다. 양승민 선문대 교수가 ‘산곤륜전’, 권혁래 용인대 교수가 ‘허인전’, 차충환 경희대 교수가 ‘효우창선록’을 설명한다.
‘산곤륜전’은 1911년 필사된 고전 소설이다. 동종의 같은 책이 없는 유일본이다. 108장 분량의 중장편으로 글씨가 작고 매면 행자수가 많아 보통 소설책으로 치면 3권 3책 분량에 해당한다. 산곤륜과 유화월, 남녀 주인공이 운명적 액운을 겪고서 출장입상(出將入相)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환상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특히 기존 소설을 변용한 수법이 절묘하다. 어떤 소설의 대목을 그대로 가져다 베껴 쓴 것이 아니라 독서 경험을 토대로 한 기억에 의거해 자유자재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녹여내고 있다. 창의적인 작법과 요소들이 대거 나타나는 흥미진진한 내용에 서사적 구성, 언어와 문체 등에서도 참신하고 실험정신이 두드러지며 완성도가 높은 수작으로 평가된다.
【서울=뉴시스】허인전(연출사진)
‘효우창선록’은 한글필사본 고전 소설로 유일본으로 전해지고 있다. 162장의 비교적 장편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유려하고 정연한 민체(民體)로 필사돼 있다. 양반의 매신(賣身), 즉 몸을 팔아서 남의 종이 된다는 다소 심각한 사회현실과 효심, 우애, 시은, 보은, 신의 등의 도덕적 가치를 담지한 일련의 삽화를 옴니버스 식으로 실에 구슬을 꿰듯 순차적으로 연결해 창작했다. 이러한 구성을 위해 조선후기 문헌에 실려 있는 야담이나 일화 그리고 다른 고전 소설 작품에 들어 있는 삽화 등이 일부 활용됐다. 창작 시기는 1910년대 이후로 보이는데, 이 무렵 창작된 고전 소설 중 이 작품과 같은 문제의식과 서사 형태를 지닌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서사 형식을 개척한 문학사적 의미가 있다.
【서울=뉴시스】효우창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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