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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관세청의 '면세점 선정' 실력?

등록 2016.12.20 18:36:21수정 2017.01.13 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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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금**김동현 기자수첩용 사진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의 뒷맛이 영 개운찮다.

 똑같은 잣대로 지난해부터 3번씩이나 비슷비슷한 업체를 대상으로 특허권 심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매번 딴판이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2차 면세점 대전에서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이 특허권을 반납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관세청은 롯데면세점이 면세점 특허권을 박탈 당한 것에 대해 '심사에 참여한 다른 업체보다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이 답변은 ▲면세점 사업이 난생 처음인 기업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경험하지 못한 기업이 특허권 심사에서 탈락한 기업들 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이야기다.  (탈락업체인 롯데 면세점은 서울 시내면세점 매출 3위였으며, 워커힐면세점은 연매출 30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자랑해왔다)

 당시 정부의 판단은 옳았나.

 객관적으로 드러난 지표. 두타면세점은 올 상반기 영업적자만 160억원을 기록했다. 갤러리아면세점63 역시 영업적자 174억원, 신세계 면세점도 영업적자 1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중소·중견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SM면세점이 1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대형 면세점 사업자의 사업실력이 훨씬 뒤쳐진 셈이다.

 면세점 영업실적만으로는 '경쟁력'을 강조한 정부의 판단에 고개가 갸웃할 수 밖에 없다.

 올해 이뤄진 심사도 묘하다.

 현대면세점은 지난해 펼쳐졌던 '1차 면세점 대전'과 동일한 입지를 내세워 다시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762점이라는 성적으로 탈락했던 현대면세점은 올해 심사에서 801.50점의 빼어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년새 40점 가깝게 점수를 끌어올린 셈이다.

 반면 지난해 1차 면세점 대전에서 840점이라는 압도적인 평가를 받았던 HDC신라면세점은 ▲입지를 용산에서 삼성동으로 바꾸고 ▲이부진 사장이 평가장에 응원만 안왔을 뿐인데 탈락했다.

 항목별로 세부점수를 살펴보면 더욱 묘하다.

 사업의 지속가능성.  현대면세점은 113점을 올린 반면 롯데면세점은 108.33점에 그쳤다. 쉽게 말해서 현대면세점은 (롯데면세점보다) 면세점 운영경험은 일천하지만, 재무건전성이 뛰어나 (롯데면세점보다) 사업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경제사회발전에 대한 기여도.  현대면세점이 59점, 신세계DF가 58.11점, 롯데면세점이 31.67점을 받았다. 이 점수가 어떤 요소에 의해 평가됐는지 알길이 없다.

 취재 여담 하나.

 신세계DF는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에 있어 상습 교통혼잡으로 다른 경쟁업체보다 입지평가가 낮을 것을 우려했었다. 신세계DF 측은 면세점 특허를 신청하면서 '상습 교통혼잡을 해결하겠다'는 내용을 집어 넣을 정도로 신경을 썼다.

 결과는?

 신세계DF는 우려와 달리 접근성 및 주변 환경 항목 80점 만점에서 69.78점을 획득하며 다른 업체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결과가 엉뚱하게 드러나자 업계 주변에선 '최순실 사태와 가장 연관성 없는 기업에게 점수를 몰아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할 정도였다.

 벌써부터 특검의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일부 기업이 특허권을 반납해야 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예 관세청이 심사위원을 공개하고 어떤 기준에 의해 업체별 평가를 진행했는지를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관세청 보여줄 태도가 무척 궁금하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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