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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난 해외건설 수주, 삼성물산 '어부지리'로 1위

등록 2017.01.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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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지난해 건설사들이 국제 유가 하락으로 저조한 해외 수주를 기록한 가운데 그나마 감소폭이 줄었던 삼성물산이 2년 만에 1위를 차지했다.

 중동에서 큰힘을 발휘하지 못하던 삼성물산이 신규 시장 창출을 위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등 동남아 시장에 눈을 돌리는 사이에 경쟁사들이 중동 시장에서 부진하면서 어부지리로 1위를 기록하게 됐다.  

 20일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282억달러 규모로 2015년 461억달러와 비교해 38.9% 감소했다. 수주 실적이 가장 좋았던 2010년 716억달러 대비 37% 수준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물산이 51억1100만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두산중공업이 34억2000만달러로 2위, 현대건설이 29억7400만달러로 3위, 현대엔지니어링이 23억5700만달러로 4위, GS건설이 20억9500만달러로 5위를 기록했다.

 이어 포스코건설 19억3400만달러, 삼성엔지니어링 13억4800만달러, 쌍용건설 9억5800만달러, 대우건설 7억8700만달러, 삼보이엔씨 6억3200만달러 순이다.

 이처럼 해외건설 수주액이 줄어든 이유는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과 아시아 지역의 수주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저유가로 인해 중동 발주가 줄어들면서 해외 수주 실적도 덩달아 감소한 것이다.

 그동안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 중 중동과 아시아 지역의 수주 비율이 가장 많았을 때는 약 85% 수준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수주액 중 중동지역 수주액은 전체의 약 37.93% 수준에 그쳤다.

 특히 경제 규제가 풀린 이란 시장에서 수주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대림산업만 역대 최대인 2조3000억원 규모의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를 따내는 데 그치면서 전반적으로 해외 수주 실적이 변변치 못했다. 

 무엇보다 업계 맏형 현대건설은 삼성물산에게 1위 자리를 내주며 체면을 구겼다. 2014년 110억6500만달러로 1위를 기록했으나 2015년 34억100만달러로 5위를 기록하더니 지난해는 29억7400만달러로 3위에 그쳤다.

 대표적인 수주 계약은 쿠웨이트 '알주르(Al-Zour) LNG 수입 터미널 공사(3조6000억원)'와 '사우디 우스마니아 가스처리플랜트 공사(8300억원)' 등이다.

 두산중공업은 12월까지는 3위에 그쳤으나 막판에 인도에서 2조8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을 수주하면서 현대건설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두산중공업은 4분기에만 5조원의 수주를 통해 총 9조원의 계약을 달성하면서 선방했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손실이 많았던 중동 지역보다는 동남아 지역에 집중하면서 신규 시장 창출에 힘을 기울였다.

 주요 수주 계약은 싱가포르 주법원 공사(3880억원), 말레이시아 사푸라 오피스 빌딩 공사(2450억원), 지하철 톰슨라인 T313구간 공사(7370억원),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지반개량 공사(2800억원) 등이다.

 다만 삼성물산의 경우도 지난해 수주액에 계약이 취소된 카자흐스탄 발하쉬 발전소 사업 12억7500만달러가 포함돼 이를 고려하면 연간 수주액은 50억달러를 넘지 못한다.

 이외에도 2015년 57억6800만달러를 수주하며 1위에 올랐던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23억5700만달러로 수주 실적이 절반 수준으로 반토막나면서 4위로 떨어졌다. 주력 사업지역인 중앙아시아의 수주가 크게 줄어들었고 신규 시장 공략에도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GS건설과 대우건설도 전년실적과 비교해 30% 정도 줄어들었다. 눈에 띄는 것은 대주주가 두바이투자청으로 바뀐 쌍용건설이 10위권에 신규 진입했다는 점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올해 해외수주가 지난해보다는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가가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고 그간 미뤄졌던 중동 산유국들의 공사가 발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본부장은 "그래도 올해는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300억달러는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특히 아시아지역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국내 업체들의 수주 계약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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