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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박철우 "아내와 두 딸은 승리의 여신"

등록 2017.01.19 22: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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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임태훈 기자 = 2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V-리그 남자부 경기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삼성화재 박철우가 환호하고 있다. 2016.12.02.  taehoonlim@newsis.com

【수원=뉴시스】권혁진 기자 = 둘째딸이 처음으로 경기장을 찾은 날, 아빠 박철우는 펄펄 날았다. 덕분에 삼성화재는 연패 위기에서 벗어나 봄 배구의 불씨를 되살렸다.  

 삼성화재는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3-1(22-25 26-24 25-22 25-17)로 이겼다.

 플레이오프권 재진입을 노리는 삼성화재 입장에서는 반드시 승점 3이 필요했던 하루였다. 타이스라는 첫 번째 공격 옵션이 꽉 막힌 삼성화재의 공격을 책임진 이는 토종 거포 박철우.

 박철우는 이날 타이스와 같은 24점을 책임졌다. 공격성공률은 57.57%로 38.18%의 타이스보다 월등히 앞섰다.

 그의 진가는 세트 스코어 1-1로 맞선 3세트에서 더욱 빛났다. 12-13으로 끌려가던 세트 중반 부진했던 타이스가 벤치로 물러나자 동료들과 힘을 합쳐 20-15로 승부를 뒤집었다.

 박철우는 "우리 팀은 주 공격수인 타이스가 안 풀리면 침체되는 경향이 있는데 2세트부터는 선수들끼리 '악으로 깡으로 해보자'고 이야기를 했다. 국내 선수들이 한 번 끌고 나가자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박철우의 몸은 성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시간이 날때마다 운동을 했지만 경기에서의 몸 상태는 또 달랐다.

 박철우는 "2년 만에 뛰어서 그런지 아픈 곳이 너무 많이 생겼다. 그래도 고참인 내가 훈련을 빼먹는다면 누가 따라오겠느냐"면서 "솔선수범해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경기장 한쪽에는 박철우의 아내와 두 딸이 아빠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11개월차에 접어든 둘째딸 시하에게는 첫 경기장 나들이였다.

 진지하게 말을 이어가던 박철우는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확 밝아졌다. 박철우는 "둘째가 처음와서 기분이 좋았다. 아내에게는 '승리의 여신이 3명 있어야 세 세트를 딸 수 있다'며 늘 두 딸과 함께 오라고 한다. 항상 올 때마다 힘이 난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둘째 딸이 막 걷기 시작했다. 첫째 딸이 크는 것은 시즌 중이라 많이 못 봤는데 둘째 딸은 공익근무 중에 태어나 첫째 딸 때 못 봤던 모습들을 많이 보고 있다. 첫째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며 딸 자랑에 열을 올렸다.

 딸 이야기에 기분이 좋아진 덕분인지 트리플 크라운을 놓친 아쉬움도 재치있게 표현했다. 박철우는 블로킹 1개가 부족해 상금 100만원을 놓쳤다.

 박철우는 "인터뷰용으로는 '팀이 이겨서 좋다'이다. 인터뷰용이 아닌 걸로는 '(블로킹) 하나가 애매한 것이 있었는데 인정해 줄지 모르겠다. 내일 분석관에게 건의를 해보겠다'"고 웃었다.

 끝으로 박철우는 "오늘 경기가 끝나면 단장님께서 무조건 회식을 한다고 하셨다. 꼭 이기고 먹자고 하셨는데 기분 좋게 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황급히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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