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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이노베이션]비비고만두 미국시장 1위 탈환 배경은?

등록 2017.01.22 14: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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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비비고 왕교자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가 국내시장 1위를 넘어 미국시장 1위를 탈환했다. CJ제일제당은 여세를 몰아 2020년까지 글로벌 만두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일 인천시 중구 인천냉동공장에서 '이노베이션 세미나'를 갖고 비비고 만두의 미국시장 1위 탈환의 배경과 글로벌 만두시장 공략 계획을 밝혔다.

 비비고 만두는 2013년 출시된 후 국내 만두시장의 고급화를 이끌었다. 2013년까지만 해도 냉동만두는 '만들기 귀찮아 사먹는 값싼 인스턴트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는 대표적인 식품 카테고리 중 하나였다.  

 CJ제일제당은 냉동만두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차별화된 맛과 품질의 제품 개발에 주력했다. 혁신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의 외형과 식감 등을 차별화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맛과 품질을 구현하는 제조역량을 확보하는 데에도 3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들이 일반 만두 제품에서 느끼는 불만 중 하나는 '씹히는 느낌이 덜하다는 것'이라는 점에 착안, '담백하면서도 물리지 않는 만두', '집에서 만든 만두처럼 씹는 느낌이 풍부한 만두'를 만들자는 방향성을 정했다.

 비비고 만두 개발자들은 전국의 맛집을 다 돌아다니며 벤치마킹할 수 있는 만두는 다 먹어봤다. 그 결과 기존 만두 제조공정을 과감히 포기했다.

 이어 고기와 야채를 갈아서 만두소를 만들던 관행을 버리고, 칼로 써는 공정을 새롭게 도입했다. 돼지고기를 손상시키지 않고 보존하면서 원물 그대로의 조직감과 육즙을 살려 씹었을 때 입안에서 가득 차는 풍부한 식감을 구현했다. 풍부한 원물감의 만두소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교자만두보다 크기를 훨씬 확대한 '왕교자' 타입을 제형(劑形)했다. 한 개당 약 13g에 불과했던 기존 교자만두 대신 '비비고 왕교자'는 35g으로 탄생했다.

 또 납작한 일본식 교자만두 형태가 아니라 삼면의 각이 살아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미만두'(바다의 해삼 모양으로 만든 만두) 형태로 제형해 크기를 늘리면서도 씹을 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했다. 물결치듯 아름다운 만두피 주름으로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하던 음식인 미만두의 고급스러움을 재현했다. 3000번 이상 반죽을 치대고 수분 동안의 진공반죽을 통해 쫄깃한 식감과 촉촉함을 살린 것도 특징이다.

 CJ는 '비비고 만두'를 글로벌 전략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3년 동안 마케팅 비용에만 500억원 넘게 투자했다.

 그 결과 '비비고 만두'는 출시 3년 만인 지난해 연매출 1600억원을 달성, 시장점유율 1위(40% 이상)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홈술', '야식' 등 식문화와 연계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신규 수요 창출 및 시장 확대에 주력, 가격은 비싸지만 맛있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를 형성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 만두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로 시장점유율 11.3%,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한국식 만두'의 특징인 얇고 쫄깃한 피에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재료로 만두소를 만드는 등 현지화 제품 개발에 주력한 결과다. 특히 만두는 '육류와 채소 등의 재료를 밀가루로 만든 외피로 싸먹는 음식'으로 전세계 보편적인 식문화이기 때문에 '비비고 만두'는 '익숙한 형태의 새로운 맛'을 가진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비비고 만두'가 미국 시장에서 1등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공격적인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 3년간 총 554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플러턴 공장과 뉴욕 브루클린 공장을 가동하며 연간 만톤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제품을 개발한 것도 주효했다. '비비고 만두'는 만두피가 두꺼운 중국식 만두와 달리 만두피가 얇고 채소가 많은 만두소를 강조하며 '건강식'으로 차별화 시켰다. 한입 크기의 작은 사이즈로 편의성을 극대화했고, 닭고기를 선호하는 현지 식성을 반영해 '치킨 만두'를 개발했다. 특유의 향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호오(好惡)가 엇갈리는 실란트로(고수)를 재료로 사용했다.

  중국에서는 2012년부터 광동성 공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출시 초반에는 비싼 가격과 낯선 브랜드 등으로 소비자 공략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주력제품인 '비비고 왕교자'를 생산하며 매출 70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230억원의 성과를 거두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CJ제일제당은 만두피부터 만두소까지 신선하면서도 맛있고, 다양한 조리가 가능한 '한국식 만두'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비비고 옥수수 왕교자', '비비고 배추 왕교자'를 출시하는 등 중국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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