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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FTA, 국내 물가상승률 연간 최대 0.76%p 낮춰"

등록 2017.01.2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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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TA,물가안정화 효과 뚜렷"
 "무역개방도 낮을 수록 물가하락 효과 더 커"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최근 11년간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매년 최대 0.76%포인트 하락시켰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FTA의 물가 안정화 효과 분석(곽노선 서강대 교수·임호성 한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보면 경제개발 초기단계인 1960년대 10.7%에서 1970년대 14.0%로 높아졌으나, 1980년대 7.8%에서 1990년대에는 5.6%로 낮아졌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에 접어들어 3.1%를 기록하다가 2010~2015년에는 연평균 2.1%로 크게 낮아졌다. 더욱이 2013~2015년에는 연평균 1.1%로 한은의 통화정책 운용목표 물가상승률 범위를 크게 밑돌 뿐 아니라,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최근의 저인플레이션 현상은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측면에서 대외교역과 관련시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 FTA 체결 확대가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추정하게 됐다.

 한은은 "FTA 확대는 국내시장의 경쟁구조 변화를 초래해 상품 및 서비스 공급자의 가격설정에 미치는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물가측면에서 FTA의 영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2월 칠레와 FTA를 처음 체결한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해 현재 52개국과 FTA를 맺고 있다. 총교역액 중 FTA 체결국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5년 2분기 기준 44%로 확대됐다.

 분석은 72개 품목 가격에서 FTA 효과를 소거한 추정가격으로 작성된 지수와 FTA 효과가 기반영된 실제가격 지수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FTA의 물가안정화 효과가 국제적으로도 일반적인 현상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제협력기구(OECD) 34개국으로 구성된 국가패널(1980~2014년) 자료를 이용해 회귀분석했다.

 그 결과 FTA 체결은 최근 10여년간(2004~2015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평균 최대 약 0.76%포인트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분기 FTA가 없었을 경우의 가상의 CPI(소비자물가지수)는 119.52로 실제치 109.71보다 8.57%포인트 높았다. 즉 FTA 체결로 인한 물가 안정화 효과는 2004년 2분기에서 2015년 2분기까지 누적으로 8.57%이며, 이를 연평균 환산하면 매년 약 0.76%포인트 하락시키는 효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동일한 기간동안 실제 연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49%인데 예측치를 이용한 소비자물가상승률운 3.25%로 FTA로 인해 연평균 0.76%포인트 인하가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보면 FTA 체결로 가격이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품목은 식용유지(62.6%), 기타 개인용품(52.8%), 과자·빙과류 및 당류(45.2%), 가정·정원용 공구 및 장비(23.9%), 서적(16.9%) 등이었다.

 반대로 10% 이상 하락한 품목은 채소 및 해조(-79.1%), 전화 및 팩스장비(-72%), 영상·음향기기(-66.6%), 도로 여객수송(-53.7%), 개인운송장비 연료 및 윤활유(-51.5%) 등으로 추정됐다. 

 FTA 체결의 물가하락 효과는 국제적으로도 나타났다. 특히 무역개방도가 낮은 나라에서 물가하락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OECD 국가 평균적으로 최근 30여년간(1980~2014년) FTA로 인한 소비자 물가상승률 하락 효과는 연평균 약 0.43%포인트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이번 실증 연구방법을 통한 분석결과는 FTA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낮춘다는 가설을 일관되게 지지한다"며 "FTA는 수입재의 가격을 인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무역의 확대는 비교우위에 있는 제품을 수출해 국내 가격의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연구결과는 세부 품목별 FTA 효과로 추정된 값이 실제로 FTA와 관련돼 있다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한 것 등 한계가 있어 보다 구체적이고 미시적 기초에 바탕을 둔 시뮬레이션 분석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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