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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갤노트7 발화원인]삼성전자 "갤노트7 기기 문제 없었다…배터리 원인"

등록 2017.01.23 14:54:41수정 2017.01.23 17: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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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가운데) 등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7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갤럭시 노트7의 발화원인과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발표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에서 갤럭시 노트7이 배터리 문제 때문에 불이 났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지난해 갤럭시 노트7에 불이 나는 사고가 잇따르자 단종을 결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해 왔다. 2017.01.23.  holjjak@newsis.com

갤노트7 발화는 '배터리 눌림 현상' 때문…촉발 과정은 달라
기기 문제는 없어…삼성 SDI·중국 ATL 모두 배터리 결함 탓
"재발방지 위해 제품 안전성 대대적 강화…안전 최우선"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리콜에 이은 단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이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결론지어졌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 사장은 2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기자간담회'에서 "갤노트7에 들어간 2개의 다른 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원인으로 발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해외 전문기관들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은 배터리 자체의 이상, 즉 '배터리 눌림 현상'이라는 것이다. 다만 갤노트7에 사용된 두 종류(삼성SDI·중국 ATL)의 배터리 모두에서 눌림현상이 빚어졌으나 이것이 발화로 촉발된 과정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고 사장은 "700여명의 연구원을 투입해 제품 20만대, 배터리 3만대로 진행한 대규모 충·방전 시험에서 이같은 소손 현상을 재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수개월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원점에서부터 전방위적인 분석을 진행했다"며 "철저한 원인규명을 위해 원점에서부터 총체적이고 깊이있는 조사를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자체 결함'…두 회사 제품 다른 이유로 발화

 삼성전자는 이번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안전인증 회사인 UL, 미국 과학기술 분야 분석 전문 기관 엑스포넌트(Exponent),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검인증 기관 튀브(TÜV) 라인란드 등 해외 전문기관서도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에 삼성SDI와 중국 ATL 배터리를 사용했으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정 협력업체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설명에서 밝힌 'A배터리'는 '삼성SDI', 'B배터리'는 '중국 ATL'에서 만든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UL의 컨슈머비즈니스 부문 사지브 지수다스 사장은 "손상된 삼성SDI 배터리 내부에 작은 빈틈이나 버블, 균일하지 않는 눌림 현상 등을 발견했다"며 "이러한 변형이 우측 상단에서 일어났고, 분리막 모서리 부분 변형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립 또는 제조 공정상에서, 그리고 설계상의 원인으로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며 "설계상의 문제가 분리막을 얇게 만들어 내성을 떨어뜨렸고, 재사용으로 인한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내부 단락을 일으켰다"고 언급했다.

 ATL 배터리는 배터리 융착 부위(이음새)의 비정상적 돌기, 절연 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 등의 조합이 내부에서 단락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봤다.

 엑스포넌트의 조사 결과도 UL과 비슷했다. 엑스포넌트는 삼성SDI 배터리가 셀파우치의 설계에서 공간이 충분하지 못해 음극판 부위의 젤리롤 분위가 눌려 음극판이 손상됐다고 판단했다.

 또 ATL 배터리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융착 돌기와 이로 인한 절연 테이프와 분리막 파손 때문에 발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제품은 절연 테이프가 미부착된 상태로 발견됐다.

 UL과 엑스포넌트는 기기 자체에서 발화와 연관된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갤노트7에 들어간 두 회사의 배터리가 다른 문제로 발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아울러 튜브라인란드는 갤노트7 제조 공정과 배터리 물류 시스템과 폰 조립 공정 운영 상의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고, 여기에서는 배터리의 안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발방지 위해 제품 안전성 대대적 강화"

 삼성전자는 이번 발화사태를 계기로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배터리 내부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특수 장비를 도입했다. 또한 배터리와 완제품에 대한 대량 충방전 테스트, 사용자들의 실제 사용 환경을 고려한 가속 시험도 강화하는 등 '8 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핵심 부품에 대한 설계와 검증, 공정관리 등을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하는 등 부품 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더욱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다중 안전장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학계와 연구기관의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 제품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캠브리지대학교 클레어 그레이 박사, 버클리대학교 거브랜드 시더 박사, 스탠포드대학교 이 추이 박사, 아마즈 테크컨설팅 CEO 토루 아마즈쓰미 박사 등 리튬 이온 배터리 관련 전문가들을 자문단으로 위촉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교훈을 통해 업계 전체가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다중 안전 설계와 검증 프로세스 등을 관련 단체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고 사장은 "혁신적인 갤럭시노트7을 만들기 위해서 배터리 사양에 대한 목표를 제시했고,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 상의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경영 전반에 걸쳐 품질 최우선의 경영 체제를 강화해 제품 안전성에 있어서도 새로운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8을 오는 2월27일로 예정된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S8을 언제쯤 발표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MWC는 아닐 것"이라며 "수개월간 (발화에 대해) 전문기관에서 분석하고 배우는 과정이 값진 경험이었으며 갤럭시S8에 전부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수개월간 배터리 안전설계와 소프트웨어 안전 설계 다중 안전장치 등 기구설계 등을 갤S8에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소비자 안전이 한층 올라가는 그런 제품으로 잃어버렸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일을 통해 우리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교훈을 업계와 더욱 적극적으로 공유해 전체의 안전성 강화에 공헌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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