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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비운후 달라진 '원순씨'…시정, 관료에 믿고 맡긴다

등록 2017.02.19 10: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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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감염병협력위원회 업무협약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숙희 서울시 의사회장. 2017.02.02. suncho21@newsis.com

'과도한 지시·간섭'→'동반자적 관계' 전환 시도
 현안 일일이 안챙기기로…큰틀만 그리고 현장은 공무원에 
 朴시장 변화와 관료사회 교집합 만들어 역동성·안정성 기대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대통령 선거 불출마 선언후 서울시정에 본격 복귀한 박원순 시장이 달라졌다.

 불출마 선언 이전까지만해도 박 시장은 '박원순답지 않다'는 지적을 자주 받았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지지율에 압박을 느낀 듯 언행에 실수를 거듭했다. 이는 정치영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설 연휴 박 시장은 지리산을 찾았다.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산행을 한 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직도 제 마음 속에 비워내야 할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그 비워진 마음 속에 시민을, 그 고통의 삶을, 그것을 해결할 방도를, 헝클어진 세상의 매듭을 풀어보겠다는 그 초심을 차곡차곡 쌓아 가겠다"고 변화를 다짐했다.

 변화는 관료사회를 대하는 태도에서 감지된다.

 박 시장은 사실 재임기간 내내 관료사회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 아니었다.

 이는 단순히 업무강도가 세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충성심과는 별개로 관료사회 밑바닥 정서는 박 시장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박 시장은 취임이래 시정 구석구석을 직접 챙기며 '꼼꼼한 원순씨'라는 찬사를 외부에서 받았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이같은 꼼꼼함에 불만이 적지 않았다. 관료사회는 '지시'와 '간섭'의 미묘한 차이에 민감하다.

 연공서열 파괴도 박 시장을 향한 비판의 빌미가 됐다. 핵심보직이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여기에 민관협치에 기반한 외부인사 영입이 줄이으면서 '승진'과 '자리'에 목을 매던 조직의 기강은 알게 모르게 흔들렸다.

 시민사회 출신으로서 시장후보 시절부터 일찌감치 관료조직과 대립각을 세웠던 그였기에 예고된 불화였는지도 모른다.

 박 시장이 산을 내려온 뒤 먼저 시도한 것은 자신의 대선출마 선언 이후 다소 어수선했던 공무원 조직을 다독거리는 일이었다. 이 과정서 박 시장은 7년여 가까운 시간을 함께 보낸 관료조직에 '믿음'을 내보이며 동반자적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대선정국과는 별개로 4월 개장하는 '서울역7017'을 시작으로 '마포석유비축기지 공원', '우이-신설 경전철' 등 '박원순표 사업'이 연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게다가 지하철, 하수관로, 내진설계 등 시민안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업도 산적해 있다.

 박 시장측의 핵심 관계자는 "박 시장이 예전처럼 시 현안을 일일이 챙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박 시장은 큰 틀의 그림을 그리고 공무원들의 창의성이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발휘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박 시장은 시 공무원 조직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시정 성공의 여부도 결국 공무원들에게 달려있다"며 "앞으로 '믿고 맡긴다'는 느낌이 더 들도록 공무원들에게 힘을 더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시 사무관급의 한 공무원은 "박 시장의 변화된 모습이 당장 큰 변화로 다가오지는 않겠지만 시민사회 출신의 박 시장과 시 관료사회의 교집합이 만들어진다면 역동성과 안정성을 갖춘 시정운영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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