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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재계②]"풍전등화...리스크 관리·내실 강화로 대응"

등록 2017.02.2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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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빠진 삼성 "사업 계획도 못 세워" ...현대차 "기존사업 점검 등 내실 챙길 것"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한국경영자총협회 박병원(왼쪽)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 특별위원회와 경제계 공동 실천 협약식에 참석하여 생각에 잠겨 있다. 2017.02.1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한국경영자총협회 박병원(왼쪽)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 특별위원회와 경제계 공동 실천 협약식에 참석하여 생각에 잠겨 있다. 2017.02.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용순 기자 = 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속,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 악재로 시계제로 상황에 처한 재계가 패닉에 빠졌다. 삼성,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들은 잇따른 경영 환경 악화에 당혹감을 드러내면서도 안팎으로 내실을 다지는 등 불확실성에 의연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우선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 부회장의 무죄 입증에 전력을 다하되 주요 현안들은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신속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이 부회장 구속으로 그룹 전체가 패닉에 휩싸인 삼성은 향후 경영 계획도 세우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마디로 착잡하다"며 "지금은 이 부회장의 무죄 입증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 외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들은 이 부회장이 구속된 17일 밤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공동명의로 "모든 임직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고, 임직원들도 현재 술자리 등 불필요한 저녁 약속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등 몸을 낮추고 잔뜩 웅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그러나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미래전략실을 축으로 하면서 각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어가는 비상경영체제를 구축, 대응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머지 계열사는 각 사장들이 이끌어가는 사장단협의회 체제로 경영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 부회장 구속 상황 속에서 당초 우려와 달리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에 성공, 앞으로 마무리 작업에 전력을 쏟을 방침이다. 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은 예정대로 오는 3월말 미국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다음달 하순 주주총회를 개최하지만 당초 추진해온 지주사 전환 작업 등은 진행하지 못할 전망이다. 

 다만 삼성은 이처럼 중요한 경영현안은 계획대로 진행하지만 추가 M&A(인수합병) 등 미래 성장동력 사업 발굴에는 차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등은 적어도 5월말이 지나야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내수 점유율 하락 등 난관에 처한 현대차그룹은 올해 내실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하기보다는 국내를 비롯해 해외시장 상황 등 전반적으로 기존 사업을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국경조정세 도입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힘쓰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강화와 환율 문제로 어려움에 처했다"며 "중국시장도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현지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라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LG는 창립 70주년인 올해 꾸준한 혁신과 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위기를 돌파해 나갈 계획이다.

 프리미엄 가전, 올레드(OLED), 고부가 기초소재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성을 높이고, 친환경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사업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유망성장산업으로 부상함에 따라 전기차용 차량 부품 부문 매출을 확대하고, 카인포테인먼트 부품·커넥티드카 부품 등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위기 상황에서도 적극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김승연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오늘의 안정과 동시에 내일의 성장을 위한 혁신의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며 "각 사가 미래 핵심역량을 키워 새로운 성장기회를 선점할 사업구조 고도화에 전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불확실성하에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며 대외 변동성에 대비한 상황별 시나리오를 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방산, 화학, 금융, 태양광 등 부문별 사업 계획도 밝혔다. 방산 부문은 해외사업 비중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화학부문은 기존 범용제품 위주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의 원천기술 확보에 매진키로 했다. 또 금융 부문은 인구 고령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에 대비해 핀테크,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반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이 직접 나서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는 등 최근 상황을 누구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허 회장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정치적 포퓰리즘의 확대, 브렉시트, 트럼프노믹스 등 자국 우선의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화되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며 밝혔다.

 GS그룹은 이에맞춰 임직원들의 위기대응 체제를 강화하면서 각 사업영역별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특검 수사가 연장될 경우 권오준 회장이 수사대상에 오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권 회장은 지난해 11월 최순실 측근인 차은택 측의 광고 계열사 포레카 강탈에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멕시코에 자동차용 강판 공장을 운영중인 포스코는 미국이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지 고객인 자동차회사들에 대한 강판 공급이 줄어들까 봐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는 우려스럽다"며 "철강업계 특성상 원료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원가하락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동시 원하 강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감소가 함께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 자동차 산업과 고급 가전제품의 미래수요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전기강판인 '하이퍼 NO(Hyper NO)'의 생산능력을 기존 연 8만t에서 16만t까지 2배 확대하는 등 부가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글로벌 환경문제로 인해 고급 전기강판 수요는 지난해 80만t에서 오는 2020년 10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스코가 생상하는 16만t은 전기차 구동모터코어 기준 약 26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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