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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AG]쇼트트랙 남녀 1500m '동생들의 반란'

등록 2017.02.20 18: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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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뉴시스】김희준 기자 =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1500m에서 동반 금메달을 딴 박세영(24·화성시청)과 최민정(19·성남시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삿포로=뉴시스】김희준 기자 =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1500m에서 동반 금메달을 딴 박세영(24·화성시청)과 최민정(19·성남시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삿포로=뉴시스】김희준 기자 =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첫 날 '동생들의 반란'이 펼쳐졌다.

 남녀 1500m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던 '맏형' 이정수(28·고양시청)와 장거리 최강자 심석희(20·한국체대)가 동생들에게 밀렸다.

 여자 1500m에서는 최민정(19·성남시청)이 금메달을 가져갔고, 박세영(24·화성시청) 역시 남자 1500m에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당초 이번 대회 1500m에서는 심석희와 이정수가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 대표팀 내에 강자들이 즐비하지만, 1500m에서는 그간 강한 모습을 보인 심석희와 이정수가 금메달에 가장 근접했다.

 심석희는 다른 쇼트트랙 선수들에 비해 키가 커 순발력과 유연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스타트가 다소 느리다. 빠르게 스타트를 끊어 초반에 가속을 붙여야 하는 단거리에서 약점을 보인다.

 다만 긴 다리 덕에 추진력이 좋고, 강한 지구력이 뒷받침 돼 장거리에서 강세를 보인다.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심석희는 1500m 금메달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최민정도 심석희 못지 않은 지구력을 갖추고 있어 장거리에서 금메달을 넘볼 만하다.

 하지만 스타트도 단거리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에게 크게 밀리지 않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전통적으로 약점을 보여 온 500m에도 욕심을 내고 있는 참이다.

 최민정은 지난 비시즌 동안 순간 가속을 늘리기 위해 근력을 키웠다. 지난해 12월 중순 강릉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개최된 2016~2017 ISU 월드컵 4차 대회를 마친 뒤에도 근력 운동에 많은 시간을 썼다.

 이 때문에 1500m에서는 심석희의 금메달에 무게가 쏠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최민정은 한 바퀴 반을 남기고 바깥 코스를 이용해 선두로 올라섰다. 최민정은 결승선까지 심석희에게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자 1500m도 마찬가지였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 것은 '맏형' 이정수였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1000m, 1500m 금메달을 쓸어담아 2관왕에 등극한 이정수도 단거리보다는 장거리에 강점을 보였다.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불거진 승부조작 파문으로 인한 징계, 부상으로 인한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 탈락으로 방황의 시기를 보낸 이정수는 2014~2015시즌 대표팀에 복귀했고, 올 시즌 부활 날갯짓을 해다.

 대표팀 복귀 직후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정수는 올 시즌 월드컵 2차 대회에서 1500m 은메달을 땄고, 3, 4차 대회에서도 잇따라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남자 대표팀에 이렇다 할 에이스가 없는 상황이어서 이정수의 부활은 어느 때보다 반가웠다.

 반면 박세영은 부상 여파로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2016~2017시즌 대표 선발전을 통과하고도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 쇄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박세영은 올 시즌 ISU 월드컵 시리즈에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했다.

 컨디션이 채 올라오지 않은 박세영은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려 국내대회에 출전해야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을 보여줄지에 물음표가 달렸다.

 제 컨디션이라고 해도 순발력이 좋은 박세영은 단거리에서 기대를 더 큰 기대를 받는 선수였다.

 그러나 현실은 바뀌었다. 중국 선수들을 견제하고 막판에 한국 선수들끼리 경쟁하자는 작전을 들고 나왔는데, 두 바퀴 정도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나온 박세영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정수는 중국 선수들의 견제 속에 우다징(중국·2분34초265)에 밀려 동메달에 만족해야했다.

 최민정은 심석희와 경쟁 구도에 대해 "막판에 중국 선수를 제치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나갔다. (심)석희 언니보다 중국 선수를 이기겠다는 생각이 컸다"며 "첫째 목표는 늘 외국 선수들을 이기는 것이다. 이후 서로 발전하도록 선의의 경쟁을 한다. 서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주종목 금메달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보완할 부분도 찾았다"며 "(최)민정과의 경쟁 구도는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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