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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안희정 신경전, "분노가 빠져있다" VS "분노는 피바람 일으켜"

등록 2017.02.21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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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주간 문재인' 6탄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17.02.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주간 문재인' 6탄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17.02.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세희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20일 안 지사의 '선의 발언' 논란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그간 양측은 같은 친노 뿌리란 점에서 선의의 경쟁을 강조하곤 했지만, 이날은 서로의 발언을 고리로 받아치며 대립했다. 이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한자릿수까지 격차를 좁히며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선제 공격은 문 전 대표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스튜디오에서 '주간 문재인' 촬영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의 '선의 발언'에 대해 "안 지사가 선의로 한 말이라고 믿는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안 지사의 말에는 분노가 빠져있다.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가 있어야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 국민이 촛불을 들고 고생하면서 '이게 나라냐'라는 말로 깊은 분노와 절망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연이어 국가권력을 사유물처럼 여기고 부정부패로 탐욕을 채웠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정당한 분노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원칙론적 입장에서 안 지사 발언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번엔 안 지사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전 대표가 정확하게 말했다. 제가 분노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뒤 "분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버릇이 됐는데 광화문 광장에 앉아있을 때는 저도 열이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될 지도자 일때는 그 분노라는 감정이 너무 조심스럽다"며 "지도자로서의 분노라는 것은 그 단어 하나만 써도 많은 사람들이 피바람이 난다. 그래서 어제 부산에 가서 '저는 이렇게 정치합니다'라고 얘기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의 지적에 정면으로 응수한 것이다.

 또 안 지사는 이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서도 "제가 정치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이와 유사한 얘기를 진즉에 저의 페이스북에서도 말한 바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중도 우클릭이나 표를 의식하느라 만들어 낸 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대전=뉴시스】함형서 기자 =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교육연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2017.02.20. foodwork23@newsis.com

【대전=뉴시스】함형서 기자 =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0일 오후 대전 유성구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교육연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2017.02.20. [email protected]

 안 지사는 '선의발언'이 중도·보수층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많은 여론, 인터넷을 통해 혼나고 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제가 어떠한 정치적 태도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말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7년간 많은 어깃장 속에서 지방정부를 이끌어야 했는데 어깃장을 비난으로만 받아들이면 대화가 안되는 현실을 느꼈다"며 "어깃장 놓는 분의 감정과 말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대화가 된다고 느꼈고,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정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나의 얘기를 '박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이 선한 의지였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냐'는 식의 해석을 하는 분이 있는데 그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또 박 대통령의 K스포츠·미르재단 설립과 관련, "(박 대통령이) 선의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분이 동원한 수단은 불법 아니냐. 수사과정을 등을 보면 부당한 정치적 압력이거나 부당한 거래라고 드러나고 있다"며 "그 과정 전체를 선한 의지라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 지사는 전날 오후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평가하며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들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하시려고 그랬는데 그게 뜻대로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K스포츠·미르재단 설립에 대해서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업의 많은 후원금을 받아서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어 하는 마음이실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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