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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 주총' 앞둔 현대중공업, 노조·지자체 반발로 몸살

등록 2017.02.22 11: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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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박일호 기자 =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과 구의원들이 20일 동구청 앞에서 현대중공업 사업부 분할에 반대하는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2017.02.20.  piho@newsis.com

【울산=뉴시스】박일호 기자 =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과 구의원들이 20일 동구청 앞에서 현대중공업 사업부 분할에 반대하는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2017.02.20.  [email protected]

노조 "분사 결사반대"…전면파업 예고
지자체 "인구유출 우려"…구청장 삭발까지

【서울=뉴시스】황의준 기자 = 현대중공업이 오는 27일 회사 분할계획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노동조합과 지방자치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 몸살을 앓고 있다.

 노조는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분사에 반대하며 전면 파업을 예고하고 있고, 지자체는 인구 유출 등이 우려된다며 구청장이 직접 나서 삭발까지 하는 등 전방위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분사는 어디까지나 경영합리화 노력 가운데 하나"라며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분사 주총을 닷새 앞둔 시점에서 노조와 지자체로부터 분사 계획을 철회하라는 강력한 압박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4월 1일자로 회사를 ▲현대중공업(존속법인, 조선·해양·엔진사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사로 인적분할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비(非)조선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각 사업별로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만듦으로써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게 현대중공업의 생각이다.

 그런데 노조는 현대중공업의 이같은 경영합리화 계획에 "구조조정의 일환에 불과하다"며 적극 반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그간 비조선 부문 직원들도 현대중공업이라는 한 울타리 아래 노조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는데 분사가 되면 노조 설립 자체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회사가 1년간 직원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반대로 말하면 1년 뒤에는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말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조선산업대량해고구조조정저지 울산지역대책위는 1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중공업 재벌 지배구조 강화, 편법 경영승계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2.13.  bbs@newsis.com

【울산=뉴시스】배병수 기자 = 조선산업대량해고구조조정저지 울산지역대책위는 1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현대중공업 재벌 지배구조 강화, 편법 경영승계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2.13.  [email protected]

 노조는 회사의 분사 계획 저지를 위해 오는 23일과 24일, 주총 당일인 27일까지 3차례 8시간 전면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2016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문제로도 회사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자체도 현대중공업의 분사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가 있는 울산 동구 권명호 구청장은 지난 20일 현대중공업 분사와 사업장 타지 이전을 반대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분사가 완료되면 전기전자·건설장비 사업부는 서울로, 로봇 사업부는 대구로 본사를 각각 이전한다. 현대그린에너지와 현대글로벌서비스 등 기분할 회사는 이미 충북 음성과 부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 구청장은 "사업부 분할이 결정되면 인력 유출로 인한 공동화 현상으로 울산과 동구의 미래는 암담해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생사고락을 함께한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을 외면하지 말고 상생 방안을 찾아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분할 회사 일부 기능이 이전되더라도 군산조선소의 가동이 일시 중단됨에 따라 울산 유입인구는 2015년말 대비 228명 늘어나게 된다"고 해명했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인적분할 건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라 발행 주식수의 과반수 출석, 출석 정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현대중공업 사업분할 계획에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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