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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이민 세부지침에 멕시코 불쾌감…틸러슨·켈리 장관 22일 방문

등록 2017.02.22 15: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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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프라=AP/뉴시스】미국 뉴멕시코 선랜드파크 쪽에서 10일(현지사진) 국경 철조망을 강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철조망 맞은편은 멕시코의 아나프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국경장벽의 확대 건설과 멕시코 불법이민자 추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016.11.11

【아나프라=AP/뉴시스】미국 뉴멕시코 선랜드파크 쪽에서 10일(현지사진) 국경 철조망을 강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철조망 맞은편은 멕시코의 아나프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국경장벽의 확대 건설과 멕시코 불법이민자 추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016.11.11

틸러슨 국무·켈리 국토안보 22~23일 멕시코 방문
 전문가들, "멕시코 협력 이끌어내기 어려울 듯"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이민 행정명령 세부지침을 21일(현지시간) 발표하면서 미국과 멕시코간 외교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세부지침에서 불법이민자 추방뿐 아니라 멕시코 국경지역에 장벽을 설치하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 또한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존 켈리 미 국토안보부장관이 오는 22~23일 멕시코를 방문하더라도 양국간 해결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1일 틸러슨 장관과 켈리 장관의 멕시코 방문을 하루 앞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반이민 행정명령 세부지침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멕시코의 관계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외교적으로 민감한 세부지침을 두 사람의 방문 전날 발표한 데 대해 멕시코 정부는 불쾌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 워싱턴=AP/뉴시스】렉스 틸러슨 신임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취임선서 후 발언하는 모습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2017.02.02

【 워싱턴=AP/뉴시스】렉스 틸러슨 신임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취임선서 후 발언하는 모습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2017.02.02

 이 때문에 전직 미 대사였던 아르투로 사루칸은 “이번 세부지침은 멕시코에서 여론과 의회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부지침을 집행하는데 미국이 멕시코의 협력을 이끌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한 외교관은 “미 정부가 불법이민자들에 대해 추방 결정을 내린다고 해서 곧바로 추방되는 게 아니라 멕시코 당국과 협상을 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세부지침으로 인해 틸러슨 장관과 켈리 장관이 멕시코를 방문해서 그 같은 논의를 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를 외교적으로 모욕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백악관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멕시코 당국자들을 워싱턴에서 만나 이민과 국경수비에 대해 논의했던 지난 1월25일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그 결과 그 다음 주로 예정됐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미국 방문 계획은 취소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니에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범죄를 줄이기 위해 멕시코에 미군 병력을 파견할 수있다고 제안했지만, 니에토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틸러슨 장관과 켈리 장관의 멕시코 방문은 이런 과정에서 결정됐다. 멕시코 정부는 두 사람의 방문에 계획에 대해 발표하면서 “두 나라 사이에 정중하고 긴밀하고 건설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부지침이 발표된 후 멕시코 측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멕시코 관리들은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의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내정된 퇴역 장성 출신의 존 켈리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01.1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의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내정된  퇴역 장성 출신의 존 켈리가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01.11  

 틸러슨 장관은 22~23일 멕시코를 방문한다. 켈리 장관은 과테말라를 먼저 방문했다가 23일 멕시코에서 틸러슨 장관과 합류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와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은 이들의 방문 목적에 대해서 거의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니에토 대통령 등 멕시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주말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멕시코를 방문, 국경 장벽 설치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벤 카르딘 상원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틸러슨 장관과 켈리 장관은 “장벽에 관한 꽤 분명한 적대적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면서 “멕시코는 미국의 이민정책이 자국에 맞서고 있다고 믿는다면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라틴 아메리카 전문가인 테드 피코네는 “멕시코의 정치 체제는 백악관에서 나오는 부정적 수사에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난 수십년간의 노력을 무위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먼길을 왔고, 지금 심각한 난기류에 직면해 있다”면서 “많은 기관들은 미 정부가 좋은 것들을 보전하고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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